중·러 등 반대에 제재 수준 많이 완화된 성명 발표…수치 석방 촉구
결의안보다 한 단계 아래…법적인 구속력 없어
"평화시위에 대한 폭력 강하게 규탄, 극도의 자제 촉구"
◆…유엔 안보리 미얀마 군부에 폭력진압 규탄 의장성명 발표 <사진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미얀마 반(反)쿠데타 시위에 대한 군부의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전날 중국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반대에 부딛혀 초안보다 제재수준이 완화된 성명은 이날 오후 결의안보다 한단계 아래인 의장성명으로 공식 채택된다.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성명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을 포함한 15개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했으며 의장성명으로 공식 채택될 예정이다.
유엔 안보리 제재에는 제재결의, 규탄결의와 의장성명이 있다. 이 중 결의안은 회원국에 대해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반면 의장성명은 구속력이 없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성명에서 안보리는 “여성, 청년 그리고 아이들이 포함된 평화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강하게 규탄한다”며 “극도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윈 민트 대통령 등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안보리는 성명을 통해 “민주적 제도 및 과정을 지지해야 하며 폭력을 자제하고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존중하고 법치를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P통신은 영국이 배포한 초안이 “상황이 악화될 경우”의 발언을 포함하며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데 비해 이날 성명은 제재 수준이 많이 완화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 영국이 작성한 초안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인도, 베트남이 쿠데타에 대한 언급과 추가 조치 위협에 관한 내용 삭제를 요구하면서 협의가 진전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지난달 1일 지난 해 총선의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는 반쿠데타 시위에 폭력적인 방법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6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2,000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구금됐다.
또한, 지난 3일 하루에만 미얀마 시민 38명이 사망하는 등 군경들의 시위 진압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쿠데타가 그간 미얀마에서 발전해 온 민주주의를 50년 전으로 되돌렸다고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부는 이에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미얀마가 개방한 지 5년도 안 돼 경제 대외 의존도가 굉장히 낮기 때문이다.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현용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얀마) 대부분 기업이 내수 중심이라 타격이 거의 없다고 본다”며 “미얀마 군부 입장에선 지금 추가 경제제재가 있더라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