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8일 오후 文대통령 업무보고
文 대통령 "권력기관 개혁 충분한 의견 수렴 필요"
법무부 '수사·기소 분리 검토'…수사권 개혁 박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법무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수사·기소 분리는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검찰 구성원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여권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의 방안으로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와 관련해 충분한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여민관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며 검찰개혁과 관련해 "국민을 위한 개혁이라는 큰 뜻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구체적 실현 방안에 대해선 절차에 따라 질서 있게 논의를 해나가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청와대, 정부과천청사, 정부세종청사 간 화상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에서 검찰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은 사회정의 실현의 중추이며 가장 신뢰받아야 할 권력기관"이라며 "검찰권의 행사가 자의적이거나 선택적이지 않고 공정하다는 신뢰를 국민들께 드릴 수 있어야 하는데 대다수 검사의 묵묵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개혁은 검찰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특히 사건의 배당에서부터 수사와 기소 또는 불기소 처분에 이르기까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규정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지는 제도 개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수청 설치에 반대하며 사직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체제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8일 오후 수사권 개혁에 따른 새로운 형사사법제도를 안착시키겠다는 내용의 업무보고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법무부는 올해 역점 추진 과제로 수사권 개혁에 따른 새로운 형사사법제도를 안착시키고 검·경 협력관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 중수청과 관련한 '수사·기소 분리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이날 문 대통령에게 △새로운 형사사법제도 안착 및 지속적 개혁 추진 △아동인권 중심 형사사법체계 개선·스토킹처벌법 제정 △코로나19 대응전담팀 운영 △서민경제 활성화 대책 시행 등을 올해 주요 업무계획으로 보고했다.
먼저 수사권 개혁과 관련해 법무부는 "새로운 형사사법절차 시행에 따른 운영지침을 완비하는 등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직원 상대로 타깃형 집중교육을 실시해 업무혼선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국민편익을 증대시키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검·경간 수사기관협의회를 통해 긴밀히 협의하고, 고검별 영장심의위원회를 운영해 빈틈없이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검·경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수사권 개혁에 따른 부서 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직접수사부서를 개편해 수사인력을 재배치하고, 인권보호 전담부서와 수사협력부서를 신설한다. 또 형사부 검사실을 공판준비형으로 개편하고, 공판부 인력과 조직을 대폭 강화하는 등 수사권 개혁법령 시행에 맞는 조직 개편이 추진될 예정이다.
'수사·기소 분리방안'도 적극 검토한다. 법무부는 "수사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인권보호관으로서 검찰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사·기소 분리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중수청 추진에 반대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퇴했지만, 이와 무관하게 수사·기소 분리를 검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 박 장관은 검찰권 견제와 균형을 위해 검찰시민위원회와 수사심의위원회 등 검찰 내·외부 통제제도를 정비하고 합리적인 수사지휘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더불어 법무부의 직접감찰 제도를 정비하고 검찰의 자체감찰에 대한 사후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최근 불거진 아동학대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아동인권보호 특별추진단'을 통해 아동학대 사건의 실태를 조사하고 원인을 분석해 아동인권 중심 형사사법체계를 개선할 예정이다. 교정시설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코로나19 대응전담팀을 운영하는 등 특별방역조치도 시행한다.
이어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고, 코로나19로 인한 폐업과 같이 불가피한 경우 임차인의 계약해지권을 인정하는 등 '임차인 보호를 위한 법률' 개정도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추진한다. 또 체포된 피의자에게 국선변호를 확대하는 형사공공변호인 도입을 추진하고, 1인 가구를 포함한 다양한 가족형태를 포용할 수 있는 법무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