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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

포르투나의 선택과 상속권 박탈(上)

  • 보도 : 2021.03.08 08:00
  • 수정 : 2021.03.08 08:00

조세일보

◆…마리우스(왼쪽)와 술라 (마스터즈 오브 로마, 콜린 매컬로 著)

로마 공화정 말기, 가이우스 마리우스('마리우스')와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술라')가 로마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포룸 로마눔에서 운명을 건 한 판 승부를 벌인다.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의 선택은 술라였다. 지는 해 마리우스가 뜨는 해 술라를 이길 수는 없었다.

그들은 한때 동서지간이기도 했다. 독재관이 된 술라는 마리우스와 그의 추종자들을 효수형에 처하고 공권을 박탈한다. 공권에는 재산상속권도 포함되어 있었다.

술라는 심복인 크리소고노스에게 공권박탈의 총괄책임을 맡겼다. 크리소고노스는 술라가 마르우스에게 쫓길 때 술라의 재산을 분산·은폐하여 지켜주고 가족들을 보호해 주었다. 술라는 크리소고노스에게 중책을 맡기면서 그에 대한 부채의식을 지우려 했던 것이다.

사리사욕에 눈이 멀었던 크리소고노스는 많은 재산을 가진 로마인들을 마리우스 편에 줄을 섰다며 음해하고 공권박탈자 명단에 슬쩍 끼워 넣어 재산을 강탈하고 이를 공매를 통해 자신이나 측근이 낙찰 받는 수법으로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

그러던 어느 날 대자산가 로스키우스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살해범이 누구였는지는 종내 밝혀지지 않았다.

로스키우스의 두 조카('카피토와 마그누스')는 이를 기회로 삼촌의 재산을 강탈하기로 모의를 하고 크리소고노스에게 다가가서 제안을 한다. 공권박탈자 명단에 로스키우스를 끼워 넣는 한편, 그의 아들, 섹스투스를 부친 살해범으로 무고하여 상속권을 박탈하기로 한 것이다.

행여 자신들의 악행이 들통 나 공권박탈이 무효가 되더라도 로마법에 따라 존속을 살해한 섹스투스가 상속권을 박탈당하도록 쐐기를 박기 위한 조치였다.

완전범죄가 될 뻔했던 사건은 키케로의 등장으로 틀어지게 된다. 술라가 입회한 법정에서 섹스투스의 변호인 키케로는 좌중을 휘어잡는 변론을 펼친다. 무명의 키케로를 일약 로마의 영웅으로 만든 연극 같은 명연설이 이때 펼쳐진 것이다.

그 결과 크리소고노스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난다.

술라는 사실 속이 시꺼먼 크리소고노스에 대해 떠돌던 나쁜 소문을 듣고 있었고 그를 제거할 명분을 찾고 있었다. 크리소고노스는 욕심이 과했고 너무 나갔던 것이다.

키케로의 변론이 끝나자 술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안 그래도 어떻게 해야 크리소고노스를 제거할 수 있을지 전부터 궁리를 하던 차였지. 내가 그렇게 바보는 아니거든. 단지 해결방법이 까다로워 머뭇거리고 있었지..."

크리소고노스는 타르페이아 바위에서 거꾸로 내던져지고 카피토와 마그누스는 정식 재판을 받기 전 야반도주한다. 마침내 섹스투스는 누명을 벗고 아버지의 재산을 되찾는다.

로마공화정 말기는 지금으로부터 2100여년 전이다. 이탈리아 반도의 작은 도시에 불과했던 로마는 왕정을 폐하고 450여년 동안 공화정이라는 제도를 운영해 왔었다.

그 당시에도 상속권은 법률에 따라 인정되고 있었다. 다만 위 사례와 같이 혁명에 준하는 사변이 발생하거나 상속인의 사해행위가 있는 경우 등이 발생하는 경우 상속권을 박탈하기도 하였다.(하편에 계속)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원 법학박사,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저술]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통일세 도입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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