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020년 심사·감리 결과' 발표
123사 중 82사는 재무제표심사 절차로 종결
'고의' 적발 비중 17.9%, 전년 대비 크게 증가
회계법인 37사, 공인회계사 95명 조치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재무제표 심사·감리를 종결한 상장회사는 총 123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등 심사·감리여건이 악화되어 실적이 전년 139사 대비 11.5% 감소했다.
금감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심사·감리 결과'를 발표했다.
심사는 공시된 재무제표 등을 검토하고 발견된 특이사항에 대해 회사의 소명을 들은 후 회계기준 위반사항(과실)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수정권고 및 수정 후 경조치로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감리는 회사가 제출한 재무제표 및 감사인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대해 회계기준 준수여부를 검토하는 업무로, 재무제표 심사결과 위반사항이 중과실 또는 고의로 판단되는 경우나, 회계부정제보 접수 등에 따른 감리가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재무제표 심사·감리를 종결한 상장사는 123사로,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 43사, 코스닥·코넥스시장 상장회사 80사 등이다.
이 가운데 82사는 재무제표심사 절차로 종결됐다. 전년 31사 대비 51사 증가한 수치다.
표본 심사·감리 회사 수는 79사, 혐의 심사·감리 회사 수는 44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표본심사는 공시자료 분석 등을 통해 회계기준 위반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회사나 무작위 추출 등을 통해 선정된 회사에 대해 실시하며, 혐의심사는 회계오류 자진수정회사 등에 대해 실시한다.
123사 중 회계기준 위반이 확인된 곳은 78사로 지적률은 63.4%이며 전년 대비(59.0%) 4.4%p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 소속은 26사(지적률 60.5%), 코스닥·코넥스 소속은 52사(지적율 65.0%)다.
표본 심사·감리 지적률은 44.3%로 전년(48.3%) 대비 4.0%p 감소했으며, 혐의 심사·감리 지적률은 97.7%로 전년(78.0%) 대비 19.7%p 증가했다.
위험요소를 고려해 선정한 표본 심사·감리 지적율(3년 평균 59.8%)은 테마(3년 평균 41.3%) 및 무작위(3년 평균 37.5%) 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위험요소를 고려한 심사·감리 지적율이 지난해에 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2018년 69.2%→2019년 45.2%→2020년 72.4%), 재무제표 심사대상 선정시 효과적인 위험요소 등을 지속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9년에는 연결재무제표 작성범위와 관련한 조치양정기준 완화 등으로 무혐의로 종결한 회사가 크게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선정기업 대부분을 조치해 지적률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위반유형을 보면 당기손익 또는 자기자본의 변동을 초래하는 중요한 위반 사례(63사)는 전체(78사)의 80.8%로 전년(75.6%) 대비 5.2%p 증가했다. 매출·매출원가 과대계상 및 유동·비유동 분류 오류 등 중요한 재무정보 관련 위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적사항 중 '고의' 적발 비중은 17.9%로, 회계부정제보 증가 등으로 전년(8.5%) 대비 크게 증가했다.
위반행위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양적 수준(4배 기준) 또는 회계정보이용자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중과실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함에 따라 과실비중도 2019년 67.1%에서 작년 71.8%로 증가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중과실은 2019년 24.4%에서 작년 10.3%로 하락했다.
과징금 부과대상 회사는 2019년 23사에서 지난해 17사로 감소했다. 하지만 고의 위반사례 증가 및 외감법 상 과징금 신규부과 등으로 부과총액(94.6억원)은 전년(49.8억원) 대비 90% 증가했다. 과징금은 고의·중과실 위반 건에 대해서만 부과된다.
한편 금감원은 회계법인의 경우 지난해 32개 상장사의 회계기준 위반과 관련해 감사절차 소홀로 37건을 조치했다. 전년(87건) 대비 57.5% 감소한 수치다.
금감원은 재무제표 심사결과 과실 위반이 확인되어 경조치한 40사의 감사인에 대해서는 감리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의 외부감사 방해로 인한 감사업무의 한계 등을 감안해 6개 상장사 감사인에 대해서는 감사절차 소홀 책임을 부과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작년 조치(총 37건) 중 4대회계법인(삼일, 삼정, 안진, 한영)에 대한 것은 13건으로 35.1% 수준으로 이는 전년 25.3%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조치한 공인회계사는 총 95명으로 회계법인과 동일한 사유로 전년(177명) 대비 조치건수가 46.3% 감소했다.
금감원은 "신(新)외감법 시행(2018년 11월 1일)과 함께 강화된 조치기준이 2018회계연도(12월 결산 기준) 위반부터 적용되어, 2020년 중 처음으로 외감법상 과징금 및 임원직무정지 조치가 부과됐다"면서 "향후 고의적인 회계분식 등에 대해서는 강화된 조치기준이 적용되는 사례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의·중과실 위반 회사의 감사인에 대해선 감리를 실시해 중대한 감사절차 소홀이 확인되는 경우, 외감법상 과징금 부과 등을 조치할 예정"이라며 "기업의 리스크를 반영해 감사절차를 충실하게 설계하고 일관되게 이행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점검, 감사소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