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장과 선박을 제외한 억류 선원 19명 석방
해양 오염을 이유로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케미호' 나포
이란, 한국은행에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 해결 요구
외교부 "한국이 해결할 부분을 빠르게…대미협의로 투명하게 진행"
◆…1월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된 한국 케미호(사진 타이쿤쉽핑)
해양 환경오염을 이유로 이란에 한 달 가까이 억류됐던 한국 케미호 선원 20명 가운데 19명이 풀려났으며 나머지 한 명인 한국인 선장과 선박은 이란에 계속 남는 중이라고 2일 외교부가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관영매체에 “이란이 페르시아만에서 환경오염 혐의로 나포한 한국 선박의 선원들을 풀어주기로 합의했다.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억류됐던 한국 선박 선원들이 이란의 인도적 조치로 출국 허가를 받았다. 다만 한국케미호와 선장의 위법행위에 대한 법적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는 “잔류할 선장과 선박도 조속히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이란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아락치 차관도 사법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선장에 대한 인도적 처우와 충분한 영사조력을 보장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4일 한국 국적 선박 'MT 한국 케미'호 선원들은 호르무즈 해협 공해상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당했고, 한 달 가까이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돼 있는 상황이다.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5명을 포함해 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 국적 선원 등 20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 이란 측은 한국 케미호가 해양 오염 때문에 나포됐다고 밝혔다. 이란 매체 타스님 통신은 “한국 선박이 7,200t가량의 에탄올을 적재하고 있었고, 해양환경법을 위반해 나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은 한국은행에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 문제를 먼저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이란중앙은행 총재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만나 동결자금의 이자까지 요구한 사실을 공개했다.
외교부는 국내에 동결된 자금과 관련해 “문제 해결을 통해 전통적 우호 관계를 회복해가자는 데 공감했다.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부분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대미 협의를 투명하게 진행할 것임을 이란 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동결자금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인도적 조치로 선원들이 풀려나도 선박은 이란에 억류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