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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폭등으로 불났는데…부채질하는 야권

  • 보도 : 2021.01.30 06:00
  • 수정 : 2021.01.30 10:16

나경원 "서울 거주 70세 이상 재산세 50% 경감"

김종인 "양도세 중과세 폐지" 부동산 대책 비판

안철수 "부동산 세금 인하·민간주택 확대"

전문가들 "재산권자 이익 지켜주는 정책"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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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나경원 전 의원은 서울의 70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재산세 50% 경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폐지하는 대책을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이 연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부가 집값은 안정화하지 못하면서 세금만 올리고 있다며 △재산세 경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즉각, 토지공개념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과거 '부동산 경기 부양책'으로 세금 감면, 대출 규제 완화 등을 내세웠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로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 불 꺼져가는 부동산시장에 기름 들이붓기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산세율을 추가로 인하하는 등 종합부동산세 과세를 사실상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을 80%로 동결했고, 1세대 1주택자의 과세기준액은 9억원 초과로 상향했다. 가장 낮은 과표 구간을 3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완화됐고, 종부세율도 1~3%에서 0.5~2%로 대폭 내렸다.

양도소득세 또한 1세대 3주택자에 대해 45%의 세율을 적용해 양도세 중과세 제도를 완화했고, 2012년에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박근혜 정부 역시 마찬가지로 2014년 이후 양도분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폐지했다.

이 때문에 최근 야권의 발언은 투기 심리를 부추긴 이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란 비판을 받는다. 박근혜 정부 시절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를 갱신한 데 더해 정부가 '지렛대 효과'를 일으키게 해줘 투기 심리가 살아났다는 것.

■ 나경원 "재산세 경감", 김종인 "양도세 중과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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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서울 거주 노인 재산세 경감'에 대해 토지정의연구 학자들은 보유세 강화 정책에 역행하는 공약이라고 지적한다. (사진=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규제 완화를 통한 신속한 재건축 △무분별한 공시가격 인상 저지 △용도지역 전면 재검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지난 25일에는 '서울 거주 노인의 재산세 감면' 방안을 내놨다.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관에서 간담회를 가진 나 전 의원은 60~65세 10%, 65~70세 30%, 70세 이상 50% 등 60세 이상 노인들의 재산세 부과를 완화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나 전 의원은 "앞으로 공시가격을 정부 마음대로 인상하지 못하도록 소득이 없어 세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재산세를 시장 권한으로 절반 줄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 노인이나 12억원 이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재산세를 50%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9억원 이상의 아파트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는 재산세를 절감 또는 일정 기간 절감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문재인 정부 아래 공시가격을 정부 마음대로 인상하며 증세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방법은 조세법정주의를 사실상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틀 뒤에도 나 전 의원은 현재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27일 나 전 의원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찾아 시설을 둘러본 후 "벽에 다 금이 갔다.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박원순 시정 10년 동안 서울시는 사실상 재건축을 어떻게 하면 못하게 할지에 집중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개발·재건축에 있어 각종 규제를 해제하는 것, 풀어드리는 것 만이 도시 주택 공급이 확대되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법이 허용한 용적률의 60~70%만 허용하고 있는데, (저는) 법이 허용하는 용적률을 다 찾아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층고 제한과 관련해서도 수입성의 문제가 있다며 35층의 제한을 풀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폐지하는 대책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폐지해 부동산 거래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부동산 세금 인하'와 '민간주택 확대' 등을 부동산 공약으로 들었다. 안 대표는 민간개발과 민관합동개발방식을 통한 재건축·재개발 20만호, 30·40, 50·60세대를 위한 40만호, 청년임대주택 10만호 추가 공급 등 향후 5년간 주택 총 74만 6000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 토지정책 전문가 "투기 조장…부동산 불평등 더욱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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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부동산 공약으로 부동산 세금 인하와 민간주택 확대 등을 내세웠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토지공개념 전문가들은 야권 측이 내놓은 부동산 대책들은 투기만 조장할 뿐 실질적인 집값 안정화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한다. 명확한 기준 없이 재산세를 내리는 것은 보유세를 강화해 집값이 내려가도록 유도하는 해법에 역행하고, 다주택자의 투기만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토지 문제를 연구해온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는 "보유세 강화와 관련해 소득 없이 집만 한 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가 늘 문제가 되고 있다"며 "그러나 나 전 의원의 공약은 주택 수, 집값 등과 관계없이 고령층의 재산세를 무조건 감면해 주겠단 것이라 그 목적과 동기가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교수는 "단지 세금을 줄이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집만 있고 소득이 없는 어르신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세금 부과 방식은 '과세이연제도'를 통해 세금 납부를 유예시켜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가 주택을 소유한 고령층까지 재산세를 감면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 전문가이자 토지정의 운동가인 전강수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도 나 전 의원의 노인 공약은 '노골적인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 교수는 "현 정부가 보유세 강화 정책을 보다 강하게 펼치지 못해 여러 문제가 생겼는데 그나마 지금의 정책을 완화하겠단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나 전 의원의 발언은) 일종의 노인층 정서에 기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보유세는 굉장히 중요한 세목이고 너무 낮아 문제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노인층이라고 해서 봐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도세 중과세 폐지'를 거론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전 교수는 "양도세가 동결효과를 유발하니 중과하면 매물이 잠길 수 있다는 폐단을 의식한 발언인 듯하다"면서도 "그러나 완화를 주장하려면 보유세 강화가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 정책이 강하지도 않은데 양도세 중과를 철폐하겠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전 교수는 현재 집값 폭등 국면이 참여정부 말기 때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시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이명박 후보가 등장해서 자신이 집권하면 전 국민에게 집 한 채씩 다 줄 것처럼 말했고 결국 뉴타운 개발을 해서 투기가 심해졌다"며 "양도세 중과세를 완화하려면 보유세 강화와 연계해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양도세만 따로 빼서 폐지하겠다는 주장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또한 야권이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투기 조장'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남 소장은 "양도세 중과라고 하지만 결국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금 부과가 핵심"이라며 "양도세 중과를 없애면 부동산 거래가 늘어날까.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 중저가 주택에 한해 재산세를 내렸는데, 여기서 50%를 또 감경해 주겠다는 나 전 의원의 발언은 표를 얻기 위한 공약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며 "보유세를 떨어뜨리면 기대수익률이 올라가 투기가 횡행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 소장은 야권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재산권자 이익을 확실하게 지켜주는 정책'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야당은 항상 양도세와 보유세를 다 후퇴시키고, 재개발·재건축을 쉽게 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일관성 있게 주장한다"면서 "이러한 방식은 결국에는 다주택자가 불로소득을 누리면서 유리해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산이 불평등한 배경에는 부동산의 불평등한 소유, 그리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점에서 기인한다"며 "(야권 주장은) 부동산 가격을 계속 오르게 만들겠다는 정책으로,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만 이득이 더 커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같은 야권의 주장에 오히려 힘을 실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이 안 잡히지 않았나. 실패한 정책"이라며 "양도세 중과세 폐지 논의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정부가 집값을 낮춘다고 하면서 계속 높였으니, 그래도 (세금을) 낮춰주면 매물이 조금 더 나오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질은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것이 문제다. 보유세 강화를 했지만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으니 세금 강화는 잘못된 방법"이라며 "이명박 정부 때 양도세와 재산세를 깎아줘서 집값이 떨어졌듯이 재산세와 양도세 완화가 집값 안정화에 일정 정도의 영향은 줄 가능성은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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