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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감사제' 본격 시행됐지만…"이대로면 유명무실"

  • 보도 : 2021.01.22 06:00
  • 수정 : 2021.01.22 06:00

2017년 12월 도입, 단계적으로 대상 확대

1사당 평균 1.18건 기재, 해외 주요국 4건과 비교해 미흡

내용도 일반적인 것만, 핵심감사사항과 관련 없어

금감원 "회사 특유 상황 상세하게 기술해야"

조세일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핵심감사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지만, 실태 점검 결과 아직 '핵심감사사항' 기재 건수와 작성수준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상황이 관행처럼 굳어질 경우 제도 도입의 취지가 퇴색돼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핵심감사제란 감사인의 전문가적 판단에 따라 당기 재무제표 감사에서 가장 유의적인 사항에 관한 정보, 이른바 핵심감사사항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 회계감사 중에서 중요하거나 위험한 것을 서술하도록 해 핵심적인 재무 정보를 투자자에게 알리기 위한 제도다.

우리나라엔 2017년 12월 도입됐으며, 적용대상은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법인(코넥스 제외)이다. 2018년 자산 2조원 이상, 2019년 자산 1000억원 이상, 2020년엔 자산 1000억원 미만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 1개 회사당 평균 1.18건 작성…핵심감사사항 언급 없는 곳도 다수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핵심감사제 적용대상 회사 중 상장법인 감사인이 감사한 1243사(유가증권 663개사, 코스닥 580개사) 중 핵심감사사항을 기재한 건수는 총 1463건으로 1사당 평균 1.18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럽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상장사들이 약 4개의 평균 핵심감사사항을 기재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다.

자산 2조원 이상 회사의 평균 기재 수는 1.55건으로 2조원 미만 회사 1.12건보다 많았다. 감사인 군별로 보면 대형 1.23건, 중견 1.14건, 중소 1.07건 순으로 나타났다.

기재된 내용은 주로 감사위험이 높거나 경영진의 판단이 수반되는 추정 항목인 수익인식, 손상, 재고자산, 공정가치 평가 등의 순이다.

공통적으로 선정비율이 높은 수익인식, 손상을 제외하면 2조원 이상 회사는 공정가치, 대손충당금을 많이 선정했는데, 이는 공정가치, 대손충당금 평가가 주요 이슈인 금융업 영위 회사가 대부분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인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2조원 미만 회사는 재고자산 선정 비중이 높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아울러 절반이 넘는 749건은 회사 특유의 상황에 관한 정보 없이 일반적인 내용만 기술되어 있고 이 중 221건에는 핵심감사사항과 관련한 재무제표 공시사항에 대한 언급도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재 미흡률(미흡건수/기재 건수)는 2조원 미만 회사가 2조원 이상 회사보다 높고 감사인 군별로는 중소, 중견, 대형 순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지난해 최초로 핵심감사제를 적용한 중견·중소법인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전했다.

■ 핵심감사사항 기재 시 유의사항은?

금감원은 핵심감사제 도입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감사인은 핵심감사사항 기재 시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선 감사인은 핵심감사사항에 대해 재무제표의 관련 공시에 대해 언급해야 하고 핵심감사사항으로 결정된 이유 및 감사에서 다루어진 방법을 기술해야 한다.

또 감사인은 감사보고서의 유용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회사 특유의 상황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핵심감사사항을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금감원은 상장회사 재무제표의 감사인이 지배기구와 커뮤니케이션한 사항 중에서 감사보고서에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할 핵심감사사항을 최소한 하나도 결정하지 않는 것은 극히 드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은 핵심감사사항 하나 이상을 정해서 기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감사인은 의견거절 표명 시 의견거절을 초래한 사항 외에 회사의 핵심감사사항에 관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재무제표에 대한 의견거절과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감사보고서에 핵심감사사항을 포함해선 안 된다.

이 밖에 감사인은 지배기구와 커뮤니케이션한 사항 중에서 핵심감사사항을 결정해야 하고 외부감사 실시내용에 핵심감사사항과 관련해 감사(또는 감사위원회)와 논의한 내용 등을 기재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핵심감사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지만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핵심감사사항 기재 건수가 부족하고 정형화된 문구만을 기재해 회사의 구체적인 정보 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의 미흡한 방식이 관행으로 굳어지면 제도가 유명무실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보 유용성 향상을 위해 감사인은 회사의 업종, 재무상태, 특수항 상황 등 개별적 요인을 면밀히 고려해 충분하고 다양한 기재사항을 선정하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되풀이하기 보다는 회사 특유의 상황을 상세하게 기술하는 등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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