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대만 교역·투자 활성화 정책건의서' 정부에 제출
한국과 대만 간 이중과세방지 등 경제약정 체결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통해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는 대만의 수입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이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대만 교역·투자 활성화 정책건의서'를 외교부,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건의서는 ▲올해 상반기 중 이중과세방지·투자보장약정의 체결·발효, ▲1992년 8월 한-대만 단교 직후 대만이 취한 한국 국적선사의 일본-대만 해운항로 취항 금지 해제가 주된 골자다.
| 세계 18위 대만 수입시장…한국 점유율 10년째 6%대 |
지난해 구글(Google)이 1억 달러 규모의 대만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미국과 대만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논의가 다시 점화되면서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전경련이 정책건의서를 제출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주변국에서 대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대만과 2010년 11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하며 대만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했다. 실제 이 협정으로 대(對)대만 핵심 수출품목에 대한 관세가 없어졌고, 이후 중국 점유율은 2010년 14.8%에서 2019년 20.4%로 뛰었다. 일본도 대만과 2011년 투자보장협정에 이어 2015년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해서 대만 수입시장에서 10% 중반 이상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교역·투자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해서 2010년 이후 대만 수입시장 내 점유율이 6%대에서 정체되고 있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전경련은 "2008년 이후 약 10년간 양국 외교채널을 통해 이중과세방지약정, 투자보장약정 체결에 관한 협의·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된 만큼, 올해 상반기 중 이에 대한 조속한 체결·발효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한-대만 경제약정 체결 관련 주요 건의 내용,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 "韓 국적선사 일본-대만 취항 금지 등 제재 개선해야" |
전경련은 또 대만의 한국 선사(선박)에 대한 활동 제한이 풀릴 수 있도록 당국에 건의했다.
한국은 1992년 8월 대만과의 단교 이후 대만이 한국에 취한 경제제재 조치·규정을 여전히 적용받고 있다. 1992년부터 대만 정부가 한국 선사의 대만-일본 항로에 대한 취항을 금지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 선사들은 대만-일본 수출입 화물에 대한 집하·선적이 불가능하다. 전경련은 "제3국 국적선을 이용한 화물 수송 시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만 정부투자기관(대만전력공사 등)이 수입화물 입찰에 한국 선박(중국, 알바니아 포함 3개국)의 참여를 명시적으로 배제해서, 한국 선사들은 대만 정부투자기관 대량화물을 취급할 때 대만 선사에 수수료(1.25%)를 지급하고 운송권을 매수해서 운송해야 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중국, 인도, 아세안 등 신흥국의 보호주의 조치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만큼, 우리 통상당국이 올해 상반기 중 한-대만 경제약정 체결·발효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인니 CEPA 국회 비준, 한-중 FTA 상품양허 개정 협상 착수, CPTPP 가입여건 조성 등 공세적 통상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