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예상외 서명…재무부 등 관계기관에 큰 부담
실업 지원프로그램, 서명 전날에 이미 종료된 상황
상원의원 "트럼프의 몽니, 수백만 가정에 불필요한 고통 줘"
다우존스 200포인트 상승, 사우스웨스트항공 임금·인원 감축 철회
◆…트럼프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서명을 거부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마음을 바꿔 서명하는 바람에, 이를 집행해야 하는 미 재무부에 커다란 업무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9천억 달러(약 986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경기부양책과 1조4천억 달러(약 1천 5백조 원) 규모의 2021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으로 구성된 법안에 서명했다.
그는 개인에게 지급되는 코로나19 지원금 최고액을 600달러(약 66만 원)에서 2천 달러(약 220만 원)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서명을 미뤄왔다.
미국에선 지난 3월 2조 달러(2천 2백조 원) 규모 경기부양안이 통과되면서 평소 실업수당 지급대상이 아닌 프리랜서와 임시 노동자, 자영업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지원프로그램이 도입됐는데 26일 종료됐다.
신문은 연방정부가 서명 지연으로 29일부터 부분적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을 예상했으나 상황이 갑작스럽게 바뀌었다며 미 재무부와 관련 연방기관들이 경기부양책과 관련된 중소기업 지원금과 실업 수당을 집행하는 데 있어 커다란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번 주에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으나 그러나 트럼프가 서명을 미루는 바람에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신문은 의회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지원금이 2021년 초까지 실업자의 계좌에 송금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의회의 법안 합의 지연과 트럼프의 서명 지연으로 인해 많은 미국인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은 “법안이 서명돼 큰 안심이 됐지만, 트럼프의 몽니로 인해 수백만 가정에 불필요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가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그동안 많은 노동단체와 기업체, 주 정부와 지방 정부가 의회와 백악관에 새로운 경기부양책에 합의해줄 것을 간청했다고 전했다.
이번 부양책엔 긴급구호금 외에도 코로나19 검사에 200억 달러(약 22조 원), 백신 유통에 80억 달러(약 8조 7천억), 식량 지원에 130억 달러(약 14조 원), 육아 지원에 100억 달러(약 11조 원)를 지원한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의 서명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인원과 임금을 줄일 계획이었으나 트럼프의 서명 뒤 바로 계획을 철회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전장보다 20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다만 신문은 트럼프가 서명을 지연하는 바람에 지원금이 집행되기까지 몇 주가 걸릴 수 있어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당분간 경제적 고통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