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행정법원 집행정지 신청 사건 심문
사안 중대성·긴급성 고려해 크리스마스 전 결론 전망
집행정지 인용시 사실상 정직 처분 효력 상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신청한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 기일이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복귀 여부를 결정할 심문 기일이 이번 주 열린다. 이르면 이번 주 윤 총장의 복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윤 총장 측과 법무부의 법정 공방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 부장판사)는 오는 22일 오후2시 윤 총장이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에 불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 기일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윤 총장이 주장한 회복할 수 없는 손해 발생 여부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안의 중대성과 긴급성을 고려할 때 결론은 이르면 당일, 늦어도 크리스마스 전인 23~24일 쯤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윤 총장이 신청한 직무배제 집행정지 사건은 심문 기일 다음날 바로 결정이 났다.
윤 총장의 직무 복귀 여부에 따라 윤 총장과 추 장관 양측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의 신청이 인용된다면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집행정지가 기각될 경우 윤 총장이 최종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검찰개혁에 반발했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윤 총장 측은 지난 17일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에 대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했고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집행정지 신청서를 통해 윤 총장 측은 "대한민국 검찰청이라는 법치 수호기관 총장의 직무를 2개월 정지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므로 정지가 긴급하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는 것은 금전 보상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고,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취지다.
또 윤 총장이 징계가 확정돼 업무에서 배제될 경우 주요 사건의 차질이 빚어진다는 것도 정직 처분의 즉시 중지 사유로 들었다. 검찰은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을 비롯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윤 총장은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업무에 복귀한 다음날 바로 원전 수사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승인한 바 있다.
윤 총장 측은 징계 과정에서 주장한 '절차의 위법성'에 대해서도 법정에서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원회 구성과 절차가 위법했고, 정직에 이를 정도의 징계 사유가 있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법무부 측은 윤 총장의 직무 유지가 검찰의 공정성을 저해하고, 징계 절차도 적법했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 앞서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의 비위 사실은 해임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설명한 만큼, 윤 총장이 직무에 복귀하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앞서 직무배제 집행정지 사건과 달리 징계위를 거쳐 대통령의 재가까지 받은 처분이라는 점에서 '공공복리' 요건에 초점을 두고 심리할 가능성이 있다. 윤 총장이 내년 7월까지 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고, 정직 2개월이 해임이나 면직에 비해 비교적 손해가 적다는 점도 고려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총장의 집행정지가 기각될 경우 윤 총장은 2개월 간 정직은 물론, 본안 사건인 징계처분 취소소송의 결과를 기다려야 할 처지에 놓인다. 주요 사건에 대해 수사 지휘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년 초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도 관여할 수 없다.
조만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면 윤 총장이 공수처 수사대상에 올라 피의자 신분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추 장관과 여당 측은 윤 총장 징계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아 검찰개혁에 동력을 얻음과 동시에 윤 총장 사퇴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 '대통령 대립 구도' 놓고 여야 공방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윤 총장의 소송과 관련해 '대통령과의 대립 구도'를 두고 여야가 지난 19일 거친 공방을 벌였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에서 윤 총장 측에서 소송 상대방이 추 장관이라고 강조한 것을 두고 "전형적인 말 바꾸기"라고 비난했다.
윤 총장 측은 앞서 16일 소장을 제출하기 전 "대통령의 처분에 대한 소송이니까 대통령에 대한 소송이 맞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피고인은 법무부 장관"이라고 정정한 바 있다. 윤 총장 측은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표현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이자 왜곡"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강 대변인은 "본인의 항명을 '언론의 항명 프레임'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며 "구태정치를 답습하며 발뺌하기 바쁜 윤 총장의 행보를 보니, 앞으로 총장이란 직함을 붙여 불러드려야 하는지조차 의문스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검사로서 남의 허물을 보아왔듯 자신의 허물부터 보시라"며 "말 바꾸기에 애쓰지 말고, 자기성찰부터 하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윤 총장의 소송 제기에 대한 여당의 비난은 전형적인 논점 흐리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