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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공개념 진단]

⑨ 김윤상 교수 "보유세는 시장친화적, 불로소득 환수 제도"

  • 보도 : 2020.12.19 13:00
  • 수정 : 2020.12.19 13:00

헨리 조지 사상 연구한 토지정책 연구 권위자

'토지 권리는 평등' 지공주의 이론, 국내 첫 소개

"토지는 불평등 낳는 특권의 핵심, 공동체 재산"

"불로소득 환수는 찬성, 개인재산 침해는 반대"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은 비상식적, 임대 우선해야"

"토지공개념, 위헌 시비 방지 위해 헌법 명시 필요"

조세일보

◆…국내에서 헨리 조지 사상을 최초로 연구한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는 토지공개념은 시장친화적 제도이며, 토지에서 발생한 지대를 조세로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김윤상 명예교수 제공)

"토지는 불평등을 낳는 특권의 핵심으로, 토지의 불로소득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토지보유세다. 일부에서 오해하는 것과는 달리 토지보유세가 시장친화적인 조세라는 사실은 애덤 스미스 이래의 통설이고 경제학 교과서에서 인정하는 진리다"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는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이 토지의 초과이익을 억제해 부동산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토지는 공동체의 재산이며, 토지 가치의 상승은 사회 전체의 노력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토지로 인한 불로소득은 공동체의 것이 돼야 한다는 게 토지공개념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19세기 미국의 토지개혁가인 헨리 조지의 사상을 따르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조지스트' 경제학자 중 한 명이다. 헨리 조지는 사회가 진보하는데도 극심한 가난이 이어지는 이유를 토지사유제 때문이라고 보고 지대 100%를 조세로 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진보와 빈곤'을 펴냈다. 이 책의 축약본을 번역한 김 명예교수는 1980년대 중반부터 헨리 조지 사상을 연구했고, 40년 넘게 경북대에서 토지정책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이때부터 토지정책을 연구한 서적을 연달아 발간해 1989년 '진보와 빈곤' 축약번역본을 시작으로 1997년 완역번역본을 펴내고 '지공주의: 새로운 토지 패러다임'(2009), '특권 없는 세상: 헨리 조지 사상의 새로운 해석'(2013), '이상사회를 찾아서'(2017), '토지공개념, 행복한 세상의 기초'(2018), '헨리 조지와 지대개혁'(2018) 등 책을 여러 권 냈다.

그는 1994년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 등 대구지역 교수들과 헨리조지연구회를 만든 뒤 2017년 10월 헨리조지포럼으로 이름을 바꾸고 공동대표를 맡았다. 또 2005년에는 '토지정의시민연대'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측근인 이정우 교수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내던 참여정부 시절에는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석해 토지 불로소득 환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모든 사람은 토지에 대한 권리를 평등하게 가지고 있다'는 지공주의 이론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는 등 토지사유제를 비롯한 특권적인 사회제도와 관행을 비판해온 김 교수가 꿈꾸는 토지 정의란 무엇일까? 서면 인터뷰를 통해 김 교수의 생각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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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는 "토지의 불로소득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토지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일부의 오해와 달리 토지보유세가 시장친화적인 조세라는 사실은 경제학 교과서에서 인정하는 진리"라고 말했다. (사진=김윤상 명예교수 제공)

Q. 우리나라에서 1세대 1주택 등으로 사유재산을 엄격히 제한하는 토지공개념 제도는 사실상 도입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실현 가능한 '한국형 토지공개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람이 생산하지 않은 자연(토지 포함)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원론에는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저는 '1세대 1주택'처럼 개인 선택의 자유와 시장 작용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수단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다주택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더 크고 비싼 주택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소유자는 더 많은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동시에 단순한 소유만으로는 불로소득을 얻을 수 없도록 하면 된다. 그러면 선택의 자유가 보장됨과 동시에 실수요가 아닌 '투기적 수요'가 사라져 진정한 시장경제가 이룩될 것이다.

토지의 불로소득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토지보유세 강화다. 일부의 오해와 달리 토지보유세가 시장친화적인 조세라는 사실은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 이래의 통설이고 경제학 교과서에서 인정하는 진리다.

토지 불로소득은 단순한 토지 소유로부터 생기는 수입 중 토지 매입가격의 원금과 그 이자를 초과하는 금액이므로, 이 금액을 보유세 방식으로 징수하면 된다. 즉, 매년 토지임대가격(지대)에서 매입지가의 이자를 뺀 나머지를 징수하는 '지대이자차액세(이자 공제형 지대세)'를 부과하면 토지 불로소득이 해결될 것이다. 지대이자차액 세수가 발생하는 만큼 다른 조세를 감면하면 시장을 활성화하고 조세저항도 줄이면서 토지 투기도 근절하는 1석3조의 효과가 생긴다.

Q. 공공부지 주택 공급은 '공공분양'보다는 '공공임대'에 초점을 맞춰야 다음 세대 청년들의 주거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방식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주택을 공급하면서 분양 방식 또는 일정 기간 임대 후 분양하는 방식을 주로 택하고 있는데, 이는 토지 불로소득을 공공기관과 수분양자가 나눠 먹는 비정상적인 방식이다. 공공부문에서 확보한 토지와 그 위에 건설한 주택은 이러한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소득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아 상당수 국민이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택 가격이 비싼 이유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작용에 의해 좋은 지역에 고급 주택이 몰려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투기적 가수요에 의해 터무니없이 거품이 꼈기 때문일 수 도 있다. 전자의 경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간섭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만, 후자는 진정한 시장경제를 위해서라도 방치해서는 안 된다. 토지 불로소득을 환수해 투기적 가수요로 형성된 거품을 빼야 할 것이다.

실수요만 존재한다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공급이 이뤄질 것이지만, 시장을 통해 집을 구할 수 없는 무주택자 등 주거 취약층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다만 지금처럼 투기적 가수요로 인해 주택 가격이 너무 높은 상황에서는 중산층을 위한 주택의 공급에도 정부가 관여할 수 있다. 공급 방식으로는 투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토지임대형 주택, 환매조건부 주택 등이 대안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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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는 "분양하는 방식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비정상적"이라며 "무주택자 등 주거 취약층에 대해 정부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김윤상 명예교수 제공)

Q. '모든 사람은 토지에 대한 권리를 평등하게 가진다'는 지공주의를 처음으로 주장했다. 사회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지공주의의 현실적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공주의'는 토지를 포함해 인간이 생산하지 않은 자연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이념이다. 자본주의는 토지와 자본을 모두 사유로 인정하고, 사회주의는 모두 공유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지공주의는 인간이 생산한 자본은 사유로 하되 천부된 토지는 공유하자는 개념으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이미 토지사유제가 정착된 사회에서는 토지를 국공유로 전환하기보다는 사유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토지가치만 징수하면 된다. 그런데 토지사유제 사회에서 모든 토지가치를 일시에 공유하면 지가 즉 토지매매가격이 0으로 곤두박칠친다. 그러면 사유재산 침해라는 시비가 생길 것이고, 지가를 전제로 형성된 경제 질서에 위기가 올 수 있다.

경제 위기의 한 예를 들면, 토지담보 대출에서 담보물 가치가 사라지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처럼 금융과 실물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토지보유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면서 사회가 서서히 적응하는 방법과 '지대이자차액세'를 징수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후자를 더 선호하는데, 지대이자차액세는 토지소유자에게 매입지가에 대한 이자를 보장하기 때문에 토지매매가격인 지가는 일정 금액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단기간에 도입하더라도 사유재산 침해 우려가 없고 경제적 충격도 없고 토지 투기도 사라진다.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부동산으로 인한 불평등이 사라지고 진정한 시장경제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Q. 토지공개념 법률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일부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일부에서 토지공개념 자체가 위헌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현행 헌법에 토지공개념과 관련해 어떤 근거가 있는지,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의견은?

우리나라 헌법은 23조 2항, 119조 2항, 122조에서 토지공개념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노태우 정부 때 제정한 토지공개념 관련 법률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으나, 토지공개념 자체는 명시적으로 인정했다. 다만 수단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했을 뿐이다. 예컨대 헌재는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그 자체가 아니라 가구 소유의 부동산을 합산해 과세한다는 점에서 일부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처럼 토지공개념 자체는 전혀 위헌이 아니지만, 주택과 토지를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여겨 온 현실을 고려할 때 위헌 시비를 방지하기 위해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명기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개헌을 한다면 헌법 122조 1항에 '불로소득 환수'를 추가하고, 2항에' 1항의 구체적인 수단은 시장친화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문을 넣으면 좋을 것 같다. (현행 헌법 122조 :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개정하면 토지공개념이 반시장적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정부의 자의적 규제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조세의 대원칙을 확인하고 토지보유세를 강화하는 정책에 대한 불필요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조세와 관련된 조문도 보완하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Q.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으로 정부는 보유세와 소득세를 강화했다. 그럼에도 전국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대책의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토지 불로소득에 대한 세금을 대폭 줄였고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빚내서 집을 사라'는 정책을 폈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가 재연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었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이에 주목하지 못하고 근본적인 아닌 소위 '핀셋' 대책에 그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비유하자면 인화 물질이 가득 차 있는데도 화재 예방에 소홀했다고 할 수 있다. 화재가 일어난 후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화재의 근본 원인인 '불로소득'에는 정조준하지 않았다. 투기는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자를 의미하기 때문에 '핀셋 대책'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 어떤 부동산을 소유하든 토지 불로소득을 얻을 수 없도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끝)

[토지공개념 특별취재팀 : 홍준표·염재중·염정우·태기원·강대경 기자]

※ 본 기사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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