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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사해행위 취소로 경매에 붙여진 주식의 세금 누가 내야 할까

  • 보도 : 2020.11.19 08:00
  • 수정 : 2020.11.19 08:00
채무자가 제3자에게 증여한 주식이 사해행위로 취소되어 강제매각되는 경우 채무자에게 증권거래세가 과세되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사해행위취소 판결로 주식의 증여계약이 취소되고 채무자 명의로 원상회복된 주식이 강제경매절차에서 매각되어 매각대금이 모두 채권자에게 배당되었다면, 주식의 소유권이 유상으로 이전됨으로써 성립하는 증권거래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전득자가 아닌 채무자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우리 민법은 채무자가 채무를 갚지 않기 위해 제3자에게 재산을 처분한 경우 채권자가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른바 채권자 취소권 또는 사해행위 취소 제도이다. 
그럼 사해행위로 취소된 주식이 원상회복된 다음에 팔리면 누가 세금을 내야 할까? 상식적으로는 당연히 채무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제3자가 여전히 주식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민법은 채무자가 채무를 갚지 않고 재산을 처분하여 채권자가 손해를 입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채권자 취소권 제도를 두었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가진 재력을 보고 돈을 빌려준다. 그런데 채무자가 재산을 임의로 팔아버리고 일부 채권자에게만 돈을 갚으면 다른 채권자는 손해를 입는다. 이를 사해행위라고 한다. 

민법은 채권자가 이러한 채무자의 사해행위를 취소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재산권이라는 것은 전전 양도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어도 이러한 일련의 거래 모두를 한번에 취소해 버리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민법은 사해행위 취소의 효과를 상대적인 것으로 하였다. 쉽게 얘기하면 제3자는 법률상 여전히 재산의 소유자이지만, 채권자와의 관계에서만 마치 채무자가 재산을 회복한 것처럼 취급한다. 따라서 채권자 취소권을 행사한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재산에 대한 경매 등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상회복된 주식이 경매로 양도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모든 거래가 그렇듯 재산이 이전되면 세금이 붙는다. 주식을 양도하면 양도 금액의 일정 비율로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 

그럼 사해행위로 취소된 주식이 양도되면 누가 세금을 내야 할까?

법률가의 시각에서 보면 제3자가 세금을 내야 한다. 채권자 취소권은 제3자의 소유권 자체에 영향을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즉, 강제집행을 위해 채권자와 제3자 사이에서만 마치 주식이 채무자에게 원상회복된 것처럼 취급하였을 뿐, 그 외의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제3자가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취급된다. 

실제로 강제집행을 해서 채무를 변제하고 남는 것이 있으면 제3자에게 반환된다. 따라서 이 경우 원상회복된 주식 양도로 인한 증권거래세 납세의무는 여전히 제3자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과세관청은 이러한 입장을 취했다. 제3자에게 채권자 취소권 행사로 원상회복된 주식의 증권거래세를 부과한 것이다.

그러나 제3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재산을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세금도 내라고 하면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 사건에서 제3자는 법원에 이러한 억울함을 토로했다. 아무리 법률상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경매 절차 자체는 채무자 이름으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제3자의 손을 들어 주었다. 

대법원의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증권거래세는 실제 이익 발생과 무관하게 증권을 거래하였다는 사실을 포착하여 과세되는 이른바 유통세이다. 둘째, 사해행위로 취소된 주식은 강제 경매절차에서 채무자의 이름으로 경매된다. 따라서 양도행위 자체에서 드러나는 주식의 양도자는 채무자이다. 셋째, 주식이 매각되면 채무자의 채무를 갚는데 사용된다. 따라서 채무자가 이익을 얻는다. 

이 판결은 사해행위로 취소된 주식의 양도와 관련된 증권거래세 납세의무자가 누구인지를 최초로 밝힌 대법원 판결로 의미가 있다. 

다만 이 판결은 증권거래세에 대한 것일 뿐 그 외의 다른 세금에 대한 판결은 아니다. 사해행위로 취소된 재산이 양도되면 양도소득세나 부가가치세 등 다른 세금도 문제된다. 사해행위 취소로 세금을 부과받은 제3자라면 이 판결의 법리를 유리하게 원용해 보는 것이 좋겠다.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두52979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최완 변호사

[약력]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제41회 공인회계사 합격, 삼일회계법인
[이메일]wchoi@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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