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16일 공사 계획 발표하며 재논란
"임기 5개월 대행체제가 강행할 사업 아냐...중앙정부 의견 들어야"
"누구 배를 불려주고, 누굴 기념하기 위해 사업 벌이냐" 의혹 제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 서울시의 광화문 광장 재정비 공사 강행에 대해 "시장도 없고, 부처와의 합의도 없고, 서울시민의 동의도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한 마디로 '날림행정', '불통행정', '유훈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서울시장 출마 때 안 대표 모습 (사진=안철수 SNS 갈무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서울시의 광화문 광장 재정비 공사 강행을 두고 "시장도 없고, 부처와의 합의도 없고, 서울시민의 동의도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한 마디로 '날림행정', '불통행정', '유훈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광화문 광장 개조 공사가 시작됐다. 무려 800억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사다. 두 번이나 재검토 결정이 났고, 이 정권 중앙부처도 반대했던 공사를 왜 강행하는지 모를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광화문 광장 개조 사업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생전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추진해 온 사업이다. 고인은 생전에 이 사업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행정안전부까지 반대하고 나서면서 한때 좌초됐다.
이후 그의 사망으로 사업 추진 방향이 모호해졌다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전날 광화문광장 서측 도로 폐지·광장 편입과 동측 도로 일부 확장 공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논란됐다.
◆…(안철수 페이스북 글 갈무리)
안 대표는 "서울시는 이 사업과 관련해 오랫동안 시민과 소통해 왔다고 강변한다"며 "그러나 광화문 대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나 광장과 보행공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심층 설문 조사라고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혹시 어용시민단체만 불러다 박수치고 끝낸 것을 소통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니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 "광화문 광장 공사는 남은 임기 5개월짜리 대행체제가 화급을 다투어서 강행할 사업이 아니다"라며 "차기 시장이 뽑히고 나면 새 체제에서 시민과 도시계획 전문가, 그리고 중앙정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광화문은 서울시장의 광장도 아니고, 특정 세력의 광장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광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서울의 세대당 지방세 부담액은 이미 연간 514만원이 넘는다"며 "시민은 세금폭탄으로 허리가 휠 지경인데, 이런 사업을 하겠다고 세금을 퍼붓는다면 어떤 시민이 납득하겠나. 누구 배를 불려주고, 누구를 기념하기 위해 이런 사업을 벌이는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또 "대한민국 행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먼저 먹는 놈이 임자'인 눈먼 돈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사익을 공익으로 포장하고, 그 과정에서 특정 세력이나 개인에게 실질적, 상징적 특혜를 주기 위한 사업들이 너무나 많다. 이제, 그만 좀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당신들에겐 눈먼 돈이지만 시민들에겐 땀과 눈물이자, 가족을 위해 써야 할 피 같은 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사업을 멈추고, 5개월 후 서울시민이 선택한 자격 있는 새 시장이, 시민의 뜻과 전문가의 뜻을 물어 결정하게 하자"며 "현 대행체제가 명분 없이 밀어부친다면 새로운 서울시장체제에서 무리한 공사강행과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거듭 사업추진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광화문 광장 공사 개요 (서울시 보도자료 갈무리)
한편 서울시는 전날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가 시민사회 전체 의견을 대표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시민과의 약속을 강조했다.
반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시 발표 1시간 전 기자회견에서 "차기 시장 선거를 5개월가량 앞둔 이 시점에 급하게 하지 말라"며 착공 중단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보궐선거를 앞두고 시장도 없는 서울시가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밀어붙이기식으로 하는 것이 공무원의 성과가 돼선 안 된다"며 "무리한 추진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고 반드시 이 공사를 중단시킬 수 있도록 여러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시가 홈페이지에 올린 광화문 광장 공사 홍보 자료 (서울시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