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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따라 역사 따라]

다국적 국세청 '동인도회사'

  • 보도 : 2020.11.10 06:00
  • 수정 : 2020.11.10 07:34

조세일보

◆…18세기의 인도상황. 출처 = 역사 속 세금이야기(문점식 저)

십자군 전쟁에서 발달한 해운업을 바탕으로 서양 세력이 15세기에 동양으로 진출했다. 포르투갈의 엔리케왕자(1394-1460)가 주도해 포르투갈이 처음으로 아프리카 서해안을 따라 새 항로를 열면서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이 뒤를 이어 동양에 진출하면서 해양시대가 왔다.

이 해양시대에 가장 선두에 섰던 회사는 동인도회사였다. 영국이 1600년에 동인도회사를 설립했고 네덜란드가 1601년에 같은 이름의 동인도회사를 설립해 아시아와의 교역에 앞장섰다.

영국은 엘리자베스 여왕 시절인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퇴시키면서 영국이 세계 해상을 장악한 이후 영국의 동인도회사의 성과는 가장 놀랄 만 했다. 1600년 여왕의 특허를 받아 설립된 동인도회사는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와 자바, 향료군도를 거쳐 인도에 진출했다.

영국 동인도회사는 아시아교역 독점을 허가받은 사기업으로서 4번째 항해까지는 관세를 면제받고 13개월 내에 수출한 상품에 대해 수출세를 면제 받는 등 세제혜택을 받았다.

이 회사는 아시아 교역을 독점하면서 큰 이익을 봤는데,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와의 충돌에서 지면서 더 넓은 시장인 인도에 진출했다. 네덜란드가 지배력을 가진 인도네시아(향료생산지) 등지의 여러 섬들을 포기한 것이다.

영국 동인도 회사는 1640년 인도 동남부 마두라스를 점령하고 뒤이어 서부에 수라트 와 봄베이에 상관을 두고 본격적으로 인도 상권을 넓혀갔다.

프랑스도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콜베르 정부의 지원으로 1740년 인도 동남부 퐁디세리에 상관을 두었는데 영국과 프랑스는 인도에서 1744년부터 20년간 전쟁을 하면서 인도 토착세력들과 제휴하는 방법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영국 동인도회사가 벵골에서 토착 세력인 미르자파르를 도와 플래시 전투를 통해 프랑스와 연합한 벵골태수를 물러나게 하고 그를 새로 벵골태수에 오르게 하면서 그 대가로 24개 뱅골지역의 세금징수권을 획득한 후 인도에서 영국이 프랑스를 압도하게 되었다.

하지만 영국 동인도회사의 벵골태수에 대한 압박과 간섭이 심해지자 벵골태수가 오우드, 무굴왕과 연합해 영국동인도회사와 전쟁을 하게 되었다. 이 전쟁을 발생한 지역 이름을 따서 '부크샤르전쟁'이라고 했는데 이 전쟁에서 군대를 갖춘 영국 동인도회사가 승리하면서 벵골, 비하르, 오리사에서 태수의 실질적인 권한을 빼앗고 징세권을 갖게 되었다.
 
당시 인도는 세계 최고 품질의 면직물과 목화생산지였다. 영국이 기계제조업의 발달에 힘입어 기계화된 면방직업을 발전시키면서 인도에서 수입해간 목화로 세계 최고 품질의 저렴한 면제품을 생산해 의류혁명을 일으켰고 세계 면직물 시장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 당시 동인도회사는 세계 부의 원천이 된 면직물과 차, 도자기, 은과 아편까지도 교역을 하면서 군대까지 보유한 다국적 형태의 거대기업을 만들어 갔다.

초기에는 영국정부가 해외식민지를 직접 지배하는 대신 사기업인 동인도회사를 통해 진출해 상권을 장악하면서 간접적인 지배력을 강화해 갔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1773년부터 총독을 임명해 인도를 직접통치하는 방법으로 바꿨다.

이후 동인도회사는 1874년 폐업할 때까지 인도의 대부분과 버마, 싱가포르, 홍콩을 장악하고 중국에 진출하면서 전세계인구의 1/5이 이 회사의 지배하에 놓이게 됐고 초기의 사기업 형태에서 세금징수권을 갖는 준 국가적인 성격의 다국적 국세청과 같은 조직이 되었다.

서양이 동양을 지배해가던 시절에 그 선봉에 섰던 것이 영국 동인도회사였다. 이제 우리는 아시아 시대가 오고 있고 동서 문명의 재반전이 이뤄지는 시점에 서 있다.

일본은 일찍이 동인도회사의 중요성을 깨닫고 많은 연구를 통해 동인도회사 모형을 따라 강국이 되어 갔다. 이제 우리 기업과 정부도 이처럼 중요한 동인도회사 사례를 깊이 연구해 과거 해양을 주름 잡았던 장보고장군의 역사를 되살려 다가오는 아시아시대에 세계시장을 공략할 지침서로 활용할 것을 기대해 본다.

인덕회계법인
문점식 부대표

[약력] 현)인덕회계법인 부대표, 공인회계사
전)아시아태평양회계사회 이사, 전)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전)한국세무학회 부회장
[저서]“역사 속 세금이야기”
[이메일] jsmoon@induka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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