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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 소득 '과세관청이 입증책임'

  • 보도 : 2020.11.09 08:00
  • 수정 : 2020.11.09 08:00

과세관청이 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을 입증하여야 하고, 입증하지 못하여 정당한 세액을 산출하지 못하면 과세처분 전부를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필리핀 법인이 대한민국 내 고정사업장을 통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는 고정사업장이 필리핀 법인과 독립하여 거래하는 별개의 분리된 기업으로서 얻었을 이윤만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어 대한민국에서 과세될 수 있고, 이와 같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이윤에 관하여는 과세관청이 증명책임을 부담한다"라고 판결하였다.

이 사건은 필리핀 법인이 국내에서 법인세를 납부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이다.

우리나라와 필리핀이 체결한 조세조약에서는 필리핀 법인이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으면, 그 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은 사업장이 독립된 법인이라면 벌었을 소득을 의미한다.

이 사건에서 필리핀 법인은 카지노 사업을 하는 내국법인에게 외국인 손님을 유치하여 주고 일정의 모집 수수료를 받았다.

필리핀 법인은 국내에 사업장이 없는 것으로 보아 국내에서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필리핀 법인이 국내에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내국법인으로부터 받은 모집 수수료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 전체를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으로 하여 법인세를 부과하였다.

이 사건은 두 번의 대법원 판단을 받았다.

먼저 필리핀 법인이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조세조약은 단순히 예비적이고 보조적인 활동을 하는 장소는 고정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필리핀 법인이 국내에서 하는 활동이 예비적이고 보조적인 것인지 여부가 문제가 되었다.

대법원은 필리핀 법인이 국내에서 한 활동은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외국인 손님이 카지노에서 아무런 불편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손님이 해외에 예치한 돈으로 국내에서 칩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을 필리핀 법인의 본질적인 사업활동으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원심은 파기환송되었다.

환송후 원심은 필리핀 법인이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에서 과세관청이 그 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을 입증하지 못하였으므로 과세처분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두 번째 대법원 판결(대상판결)은 이러한 원심 판결이 타당한가 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우선, 원심은 외국인 손님을 모집하는 활동은 필리핀 법인이 수행하는 보다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업무로서 대부분 외국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필리핀 법인이 받은 모집 수수료의 전부를 국내사업장에 귀속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필리핀 법인의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된 소득이 얼마인지 입증하지 못한다면, 과세처분 전부를 취소해야 한다고 보았다. 대상판결 역시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과세관청은 필리핀법인에게 국외에서 이루어진 용역 전부에 대해 부가가치세도 과세하였는데, 대상판결은 법인세와 동일한 논리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도 취소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하였다.

대상판결은 두 가지 점에서 의의가 있다.

먼저 외국법인이 국외에서 사업의 중요한 활동을 하고, 국내에서 그보다 중요하지 않은 활동을 하는 경우에도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사건에서 사업의 성패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카지노 이용 고객을 모집하는 활동은 외국에서 이루어졌고, 그보다 다소 보조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 카지노 게임에 편의를 제공하는 활동은 국내에서 이루어졌다.

대상판결은 '보다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업무'라는 개념을 들여와 국내 사무실을 필리핀 법인의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인정하였다. 국내에서 수행하는 활동도 영업수익 창출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활동으로 본 것으로 이해된다.

다음으로 국내 사업장에 귀속되는 이윤 즉 소득과 사업장 간의 실질적 관련성(귀속 여부)은 과세요건으로서 그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이 부담하여야 한다고 본 것이다.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금액 산정에 있어, 필리핀 법인이 받은 모집 수수료에 국외에서 수행한 업무의 대가가 포함되어 있음이 명백한 이상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과세관청으로서는 이를 구분해 내지 않고서는 그 전액에 대해 과세할 수는 없다.

입증책임의 원칙상 당연한 판결이다. 과세관청으로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내 고정사업장 귀속 이윤을 밝혀 입증하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7두72935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유한나 변호사

[약력] 성균관대 법과대학,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제5회 변호사시험 [이메일] hnyoo@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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