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후보 우세 외신 보도 "일방적 주장" 큰 의미 안 둬
美 무역대표부(USTR), '유명희 지지' 입장...靑, 이에 기대 걸어
◆…문재인 대통령 주재 유명희 지원 회의
청와대는 29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게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난 것과 관련, "선호도 조사가 곧 결론은 아니다"라며 자신사퇴시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12일 유명희 지원 회의 모습 (청와대)
청와대는 29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게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난 것과 관련, "선호도 조사가 곧 결론은 아니다"라며 자신사퇴시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특별 이사회 등의 공식 절차가 남아 있다. 남은 절차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관계부처에서 설명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전 선호도 조사 결과 외신 보도에 대해서도 "WTO 선거 절차상 선호도 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나이지리아 후보의 구체적인 득표수가 언급된 내외신 일부 보도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어쨌든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동안 총력을 다해 유명희 본부장을 지원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경쟁자인 나이지리아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163개국 가운데 아프리카연합(AU) 41개국과 유럽연합(EU) 27개국을 포함해 104개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유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WTO 사무총장 선출 과정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청와대의 이날 입장 표명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미국의 지지에 기대를 걸어보겠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인 셈이다.
WTO측은 유 본부장에게 선호도 조사 결과를 알려주며 자진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TO 사무총장은 합의로 선출되는 게 오랜 관례이나 만약 유 후보가 자진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 결국 '표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WTO 사무총장 선출 발표인은 다음달 9일이다. 미국은 통상문제를 놓고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과 유럽연합 등이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자하자 즉각 유 본부장 지지를 선언했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다음달 3일 미국 대선결과에 따라서 미국의 입장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WTO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반대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여부에 따라 미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