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9일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라임 사건과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 관여를 배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여야의 해석이 극단적으로 갈리면서 라임 사건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국정감사장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해 20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라임 관련한 검찰의 보고 체계의 문제와 적절한 수사지휘가 있었는지 여부에 문제가 있었다"며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필요하고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와 함께 "윤 총장의 가족 관련된 부분도 윤 총장의 관여가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측면에서 계속 문제제기가 있어왔다"며 수사지휘에 포함된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윤 총장을 무력화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권력수사를 무마하려는 시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전 의원은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검찰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옵티머스나 라임 수사에 대한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라임 수사에서 윤 총장이 빠져야하는 이유에 대해 "수사검사를 비롯한 검찰 수사관들의 향응 제공이 있음에도 윤 총장이 이런 비위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택적 수사 역시 문제"라며 "여권 인사에 대해서는 굉장히 강하게 수사가 진행된 반면 야권 인사들에 대해서는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윤 총장이 그 당시 수사 지휘 라인을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또는 알면서도 제대로 수사하도록 지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의 시발점에 대해서도 "김봉현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이 주요한 것이지만 이에 더해 법무부가 지난주 금요일부터 시작해 금토일 3일 간 자체 감찰를 진행한 결과 그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지휘가 이뤄졌다"고 보았다.
박 의원은 "라임 수사에 대해 박순철 남부지검장과 윤 총장이 1:1 면담이 이뤄졌다"며 둘 사이에 오간 내용이 통상적인 보고 절차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서 배석자가 있었는지도 불투명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봉현 회장이 주장한 야당 정치인에 대한 로비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폭로에 대해 윤 총장이 "야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반박한 것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남부지검장, 반부패부장, 대검총장의 보고 체계와 계통이 있고, 지휘는 통상 역순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이 사건 관련해서는 남부지검장과 검찰총장 양자 간의 면담보고 형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지휘가 있었는지도 윤 총장과 남부지검장 둘만 아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반부패부장이 패싱된 것으로 통상과 다른 절차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의 배경에 대해서도 "법무부에서의 감찰 결과 김봉현 회장의 입장문 내용을 뒷받침 할 내용이 나왔다는 얘기 정도를 들었다"며 수사지휘권 발동에 믿을만한 근거가 존재하지 않겠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국민의힘 전 의원은 "1:1 면담보고에 나왔던 것은 검사 술자리, 접대, 수사팀 관련이 아니라 야권 정치인이 관련돼 있다는 내용이고 이 부분에 대해 올 5월에 남부지검장이 검찰총장에게 보고를 했고, 이후 남부지검은 관련자들에 대해 통신영장과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시작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첫째 검찰 출신 변호사가 회유, 협박했다는 의혹, 둘째 검찰총장이 수사팀 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구체적 지휘 사실을 직접 보고받고도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과 보고가 누락됐다는 의혹, 세째 현직 검사들에 대한 향응과 검찰 관계자에 대한 금품 로비에 대한 구체적인 제보를 받고도 이것을 누락했다는 의혹 등"이라며 "결국 의혹만으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배제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전 의원은 "추 장관이 들어와서 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기승전 검찰 장악, 기승전 정권 수사 무력화로 보고 있다"며 "채널A 사건에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발동 됐지만 지금까지 검언유착에 대해 나온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여야의 대치국면은 좀 더 첨예하게 맞부딪히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라임 사태 피의자가 쓴 옥중 편지로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사이에 상상 못 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사태를 가장 객관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특검 실시를 제의한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이어 주호영 원내대표도 "사건을 특검에 맡겨 철저히 수사하고 여야는 이 문제를 둘러싼 정쟁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빠른 시일 안에 특검 관철을 위한 법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게이트 특위 권성동 위원장과 위원들이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총장 수사 지휘권 배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규탄하며 특검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또 '라임-옵티머스 권력 비리게이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추 장관은 사기꾼들과 손잡고 검찰을 절벽으로 내몰고 있다"며 "정권의 비리와 범죄가 얼마나 구리길래 무법(無法) 장관이 이처럼 폭주할까 싶다"라고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김봉현 회장의 폭로에 대해 "이제라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와 병행해 공수처 설치와 가동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라임 사건과 윤 총장 처가 관련 의혹에 대해 "두 사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의혹이 큰 만큼 어떠한 정치적 고려와 성역없이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며 "다시는 표적 수사, 짜맞추기 수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추 장관은 19일 저녁 '라임 로비 의혹 사건 및 검찰총장과 가족, 주변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법무부는 '라임사건'과 함께 윤 총장의 가족들이 관계된 '㈜코바나 관련 협찬금 명목의 금품수수 사건',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 의혹 사건' 등 5가지 사건에 대해 윤 총장의 수사지휘를 배제하도록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