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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친분 외교…"독재자들만 이익 봐"

  • 보도 : 2020.09.26 07:03
  • 수정 : 2020.09.26 07:03

"트럼프는 외교정책을 개인적인 관계로 바라본다"
"가장 강한 민주주의 국가 미국을 독재자 편에 세워"
"권위주의 지도자들 사이에선 조 바이든보다 인기 높아"
"이번 대선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 경쟁에 강한 영향 미칠 것"

조세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 간 외교관계 정상화 합의를 발표했다.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 명의로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한 외교로 기존 세계질서를 흔드는 바람에 전 세계 독재자들이 이익을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의 필립 스티븐스 편집국장은 24일(현지시각) 사설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을 권위주의(독재자) 편에 세웠다고 비판했다.

스티븐스 편집국장에 따르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전 세계 독재자와 폭군들도 마찬가지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 중에서 친구가 거의 없을지 몰라도 권위주의자들 사이에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보다 인기가 높다.

세계 독재자들은 자유세계의 지도자로 생각되는 현(現)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데 거의 하나가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위구르인을 (강제수용소에) 가두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해(볼턴 자서전), 법치주의 아래 구축된 국제질서를 어떻게 주장할 것인지 우려되고 있다.

자유와 법의 수호자로써 서구(미국)는 이라크 전쟁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2008년 국제 금융위기로 워싱턴 합의(신자유주의)에 큰 흠집을 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는 미국에 남은 도덕적 권위마저 벗겨내 버렸다고 스티븐슨 국장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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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 16일 오후(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자 관계 및 국제 문제 현안을 두루 논의했다 (사진 연합뉴스)

스티븐스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화라는 질서 아래 탈냉전시대를 확립했다. 트럼프는 모두에게 이기적인 국가주의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그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자랑하며 독일 메르켈 총리처럼 세계화를 지키려는 지도자들을 무시한다.

푸틴의 트럼프에 대한 열정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에 따르면, 2018년 핀란드 헬싱키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2016년 러시아의 미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 중인 미정보당국보다 러시아 편을 들어줘 美정보당국을 당혹게 했다.

러시아는 두 가지 전략적 이익을 요구했다. 러시아의 중동 진출을 위한 크림반도 강제병합을 미국이 인정하는 것과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를 통한 미국의 유럽 안전 보장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트럼프가 美의회의 반발에 물러나지 않았다면 경제제재 해제 같은 더 많은 것을 러시아에 제안했을 것이라고 스티븐슨 국장은 썼다.

터키와 중동 국가들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 군을 보내 쿠르드족을 추방하고 리비아에 파병한 것도 방관했다. 터키는 지중해 동부에 영향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심지어 나토 회원국임에도 미국의 어떤 제제도 없이 러시아의 군사 장비를 구입하고 있다.

걸프 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유일한 관심사는 이란에 강경노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이자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혐의가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를 친분을 바탕으로 눈감아 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에 군을 보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 전쟁을 추진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마찬가지로 아랍 에미리트도 리비아 내전에 개입하는데 제약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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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1월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중동평화구상 발표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설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스티븐스 편집국장은 이런 사례에서 보이는 공통분모는 트럼프가 외교정책을 개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적었다. 그의 거래방식은 가치는 고사하고 전략적 여지도 없다. 인도의 강경 국가주의자와 관계를 깊게 맺고 있는 인도 모리총리에 “위대한 지도자, 충실한 친구”라는 칭송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재 성향이 강한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두 국가 해법'을 무너뜨리는데 트럼프가 지지해 줬다.

두 국가 해법이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한다는 것으로, 1993년 맺은 오슬로 협정에서 시작된 말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현실적인' 두 국가 해법이란 표현을 써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에 건설 중인 유대인 정착촌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분쟁 당사국인 팔레스타인의 동의나 국제법적 근거 없이 미국 멋대로 이스라엘에 땅을 넘겨주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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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남게 되는데, 그는 다른 독재자와 다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 민주당도 공화당처럼 무역과 기술 부분에 강경 노선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서방 정보기관들은 중국의 관점에서 트럼프를 제외한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 돼도 상관없어 보인다고 전한다.

시진핑 주석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환영받았으나 무역 마찰과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을 맹비난하고 나선 후 관계가 틀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중국을 공격하는 매파의 중심에 올라섰다. 갈수록 격화되는 무역 제재와 중국 기술 기업을 무력화하는 노력은 이제 '중국 바이러스'라는 독설을 동반하고 있다.

스티븐스의 경험에 따르면, 중국 지도자들은 민주당보다 공화당과 거래하길 선호해 왔는데, 공화당이 양자협상 가운데 광범위한 인권문제를 걸고넘어지지 않았기 때문.

다만, 중국은 강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적 안전성이 필요하다. 시진핑 주석은 다혈질인 트럼프 대통령보다 조 바이든과의 거친 관계가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미국 국가안보센터 윌리엄 에바니나는 “중국은 예측 불허인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에 “러시아는 조 바이든을 깎아내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븐스는 “어떤 대단한 계산을 (트럼프가)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우린 여전히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소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번 대선 결과가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의 경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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