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추모하는 촛불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사망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을 정하는 문제가 미국 대선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보수 성향의 대법관 2명을 지명해 그간 미국 연방대법원에는 보수 성향 5명, 진보 성향 4명의 대법관이 있었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 대법관까지 지명하면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6명으로 늘어나 연방대법원은 더 보수 쪽으로 기울게 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새 대법관 지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민주당은 후임 임명 강행 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내가 당선되면 트럼프의 지명은 철회돼야 하며 새 대통령이 지명하는 사람이 새 대법관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는 "헌법의 의무와 양심을 지켜달라"며 인준 표결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5명의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대법관 후임 지명자를 25일이나 26일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연방대법원의 보수 성향을 더 강화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이 대선 전에 표결해야 한다"면서 대선 전까지 "그럴 시간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은 대법관 지명을 처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올해 안에 표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4년 전에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새 대법관 지명과 관련하여 논란이 있었다. 2016년 2월 보수 성향의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진보 성향의 후임자를 지명했으나 공화당이 인준을 거부해 무산시켰다. 이후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했다.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은 100석 중 53석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4명만 이탈하면 인준은 불가능해진다. 이미 공화당 소속의 수잔 콜린스와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법관 지명에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국민의 약 3분의 2는 새 대통령이 대법관 후임을 지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로이터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62%가 후임 대법관은 대선 승리자가 지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