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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따라 역사 따라]

미국이 채택한 1% 재산세 과세

  • 보도 : 2020.09.09 07:00
  • 수정 : 2020.09.09 07:00

농업이 유일한 산업이었던 시절에는 농지 소유면적을 기준으로 토지세를 과세했다. 국가가 군대 복무 혹은 부역이 필요할 때 노동력 제공의무를 국민들에게 요구했고 왕실의 생활필수품을 조달하기 위해 특산물을 징수하는 것으로 세금제도가 시작됐다.

하지만 상업의 발달로 농업 이외의 활동으로 소득을 올리는 경우가 많게 되자 이들에 대한 소득을 측정하기가 어렵게 됐다. 이후 국민들이 상업 활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근거로 과세하는 재산세 과세가 발달하게 되었다.

근대에 이르러 나폴레옹 전쟁 시에 전쟁자금 조달을 위해 영국에서는 1799년 오늘날 소득세 체계의 골격이 된 근대적인 소득세를 창설했고 이 소득세를 기초로 효율적인 전비를 조달한 영국이 나폴레옹 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이러한 근대적인 소득세를 "나폴레옹을 패배시킨 소득세"라고 부르게 됐다.

이 소득세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거의 대부분의 경제활동에서 얻은 소득이 과세대상소득으로 포함되어 근대 이전에 상공업자들에 대한 과세수단으로 사용되었던 재산세과세의 중요성은 훨씬 줄어들게 되었다.

왜냐하면 국민들의 경제활동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소득이 소득세 과세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세금을 납부한 후의 소득으로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 재산세를 다시 과세하는 것은 이중 과세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근대에 이르러서 재산세 과세는 국민들이 소득세를 납부하고 취득한 부동산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보이지 않는 서비스(가령, 소방, 치안, 도로정비, 상하수도 제공)에 대한 과세라는 명목으로 아주 낮은 세율로 과세할 수밖에 없었다.

재산세 과세가 공평하게 되려면 부동산의 평가가 정확해야 하는데, 건축기술의 발전과 자재기술의 발달로 재산세 과세기준이 되는 부동산 평가액을 산정하기가 어렵고 세법이 아니라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액을 산정한다는 부담 때문에 재산세 세율을 낮게 운용할 수밖에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인플레이션 시대인 과거 1978년도에 재산세 저항이 발생해 연간 재산세 한도를 재산시가의 1% 한도로 정하고 연간 재산평가액 증가를 2%로 제한하는 법이 제정된 바 있다.

연간 1%의 재산세가 과세된다면 소득세를 납부한 후 소득으로 취득한 50년 내용연수의 건물은 (토지가액을 제외한다면) 50년 후에는 세금을 50년간 빚내서 납부할 경우 그 건물이 반 토막 나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소득이 없다면 거주이전의 자유 때문에 이사를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건물을 팔아서 양도세를 납부하고 보유하던 부동산가액의 반값보다 싼 변두리 주택을 구입해 이사를 갈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 민주당 정부는 선거에서 패배했다.

춘추시대에 관중은 정부가 해야 할 일로 국가를 운영하는 기본원리를 4순(順)이라고 했는데 첫째는 국민들의 근심과 고생을 없애고 즐겁게 해야 하고, 둘째는 국민들이 가난과 비천함을 싫어하니 그들을 부유하고 귀하게 만들어야 하며, 셋째로 국민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호해야 하고, 넷째로 국민들이 수명을 누리고 살아 후대를 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요즘 우리 정부는 재산세 중과세를 부동산 가격폭등을 잡을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재산세를 부유세과세의 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공급물량을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는 양도소득세 대폭 인하 대신 3년 후 주택 공급량을 늘리면 오늘의 집값이 잡힐 것이라고 정책시차를 혼동한 국민들이 높은 양도세 때문에 부동산을 팔지도 못하고 재산세 중과세를 당하게 되어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공급절벽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절망에 빠진 무주택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춘추시대 관중이 제시한 4가지 국가의 운영원리를 생각나게 한다.

인덕회계법인
문점식 부대표

[약력] 현)인덕회계법인 부대표, 공인회계사
전)아시아태평양회계사회 이사, 전)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전)한국세무학회 부회장
[저서]“역사 속 세금이야기”
[이메일] jsmoon@induka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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