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집회 참가 단체, 정은경 살인죄로 고발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 등 6개 혐의 적용
보수단체 "정치방역 앞잡이, 중국 국경 안 막아"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보수단체들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6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보수단체들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원지가 정은경 본부장"이라고 주장했다.
자유민주국민운동·정치방역고발연대·공권력감시국민연합·공권력피해시민모임 등 보수단체들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본부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가 정 본부장에게 씌운 혐의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직권남용·강요·직무유기·불법체포감금 교사·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6개다.
이들 단체는 정 본부장이 중국 국경을 봉쇄하지 않아 국민을 숨지게 하는 살인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 본부장이 정치방역의 앞잡이가 돼 대한민국 국민을 코로나19의 공포로 몰아넣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여러 전문가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중국 국경을 폐쇄하라는 의견을 냈지만 정 본부장이 이를 정치적 의견으로 묵살했다"고 말했다.
또 정 본부장이 광화문 집회 참가자를 코로나19 재확산의 주범으로 몰아 강제 검사를 받게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 본부장이 공무원의 직권을 남용해 코로나19 강제 검사 대상이 아닌 국민을 강제 검사 대상이라고 결정해 의무 없는 검사를 강요했다"면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국민을 코로나19 감염의 주범으로 조작하는 데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광화문 집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 이들은 "정권 위기를 코로나19 소동으로 막으려고 한다"면서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를 확산시켰다는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정 본부장의 결정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로 볼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이들 단체는 "정 본부장은 코로나19가 진정 기미를 보이자 직무유기를 해 8월17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하면서 관광객이 해수욕장 등 전국 각지에 몰리게 함으로써 수도권의 대유행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들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광복절인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강행해 비판의 여론이 일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들 단체가 정 본부장에게 적용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고의성'이 인정돼야 하기 때문에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예컨대 정 본부장이 국민이 코로나19에 걸릴 것을 예상했음에도 중국 국경을 폐쇄하지 않고,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등의 조치를 했을 경우 '미필적 고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타진할 수 있는데, 방역당국의 본부장이 그러한 인식을 했을 리 없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미필적 고의'는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없더라도 그 결과를 용인하겠다는 인식이나 의사가 있으면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률 용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 사랑제일교회 관계자와 전광훈 목사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상해 혐의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측이 광화문 집회 전후로 방역 수칙을 어긴 부분이 많아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사전에 예상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전 목사는 자가 격리 기간 주거지가 아닌 다른 자치구로 외출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동선을 거짓 진술해 방역당국의 조사에 혼선을 초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기간에 강남의 한 정형외과에 들렀던 정황도 드러나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일부 확진자들도 검사 진행을 위해 방문한 보건소 직원을 껴안고, 병원을 탈출해 서울 도심을 활보하는 등 일탈 행위를 벌였다.
한편 정 본부장을 고발한 단체들은 광복절인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보수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를 기점으로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세가 거세지며 2차 대유행으로 이어졌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광화문 집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462명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