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왔다.9월은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게 해주는 달이다. 한여름 불볕 태양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강렬하지만 9월의 햇빛은 친근감을 내뿜으므로 쪼일만 하다. 9월은 그렇게 다가 온다.해마다 9월이 오면 나에게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곤 한다.
산길을 가다가 툭 하고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을 청각으로 느낀다. 통통한 도토리 한 두개를 주워 들고 초가을의 촉감을 느껴보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금년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이 약하다.코로나로 세상이 변했고 삶의 양식이 달라졌다. 년초부터 지금까지 8개월을 돌이켜보면 나의 삶에 대해 비교적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삶에 대한 여러 생각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생애설계를 어떻게 변화에 맞게 조정하면 좋을까에 대한 것이다.
생애설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다 보면 여러 가지 워크시트를 접하게 된다.생애설계노트,생애설계 워크시트,인생계획 워크북 등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소개된다.워크시트 의 내용도 참 다양하다.워크시트중에는 매우 좋은 내용들도 많고, 이런 내용을 굳이 워크시트로 작성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생각되는 내용도 있다.워크시트를 선별해 활용할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내용만 보더라도 표로 작성하는 것,그림으로 그리는 것,서술식으로 작성하는 것 등 참 다양하다. 어떤 시트를 사용해야 좋을 것인지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울 수가 있다.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성찰외에 생애설계 각 영역별로 활용할 수 있는 워크시트도 다양하다.
워크시트를 활용하는데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다.생애설계를 전파하고 소개하고 강의하고 워크샵을 진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워크시트가 익숙하고 많이 사용하고 싶어한다. 반대로 생소한 워크시트를 직접 작성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별로 환영받지를 못한다. 생각하고 글쓰기를 하는 것이 마음에 내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생애설계 상담차 내방한 분들에게 워크시트 내용과 효과를 얘기하고 작성을 안내하면 탐탁치 않게 여기고 망설이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부담감 또는 워크시트 작성이 평소 익숙치 않는 것 때문인 것 같다.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표현하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글쓰기가 부담스러울 수가 있다.
생애설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거나 워크북 사용이 자기 업무나 일에 관련이 있는 사람은 여러형태의 다양한 워크시트를 한번씩이라도 작성해보면 좋을 것 같다. 워크시트를 눈으로만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작성해 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여러 형태의 워크시트는 나름대로 생애설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편 워크시트에 지나치게 의지하다 보면 생애설계의 본질을 멀리하고 주제에서 이탈할 우려도 발생한다. 워크시트 작성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어떤 도움이 되는지 생각없이 기계적으로 워크시트만 작성해서는 안된다.
요즘처럼 세상의 변화가 심한 시대에 살아가면서 생애설계가 막막한 때에 워크시트를 두루두루 살펴보면 생애설계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라이프웨어경영연구소
정동기 소장
[약력]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생애설계사, 경영지도사, CE경영컨설팅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