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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루혐의 있다는데…전광훈 세무조사는 권한남용?

  • 보도 : 2020.08.22 05:00
  • 수정 : 2020.08.22 05:00

조세일보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 19일 연린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세무조사 한 것처럼 전광훈 목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탈루혐의가 있는지 없는지 체크해 보겠다"-김대지 국세청장

"탈루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인사나 여당 인사가 찍은 인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는 것이 국세청의 원칙인가"-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

지난 19일 열린 김대지 국세청장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선 최근 코로나19 확산 문제로 화두가 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여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동체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서 국민들의 불안을 덜어 드려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국세청장은 "개별납세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는 그렇지만 탈루혐의를 저희가 확인해 보고 있으면 엄정하게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우 의원은 "전광훈 목사는 이미 자신이 대표로 있던 한기총 조사위원회로부터 후원금 횡령 혐의 등으로 해서 고소고발장이 제출됐고 또 작년에 경찰조사를 통해서 일부 횡령 등의 혐의 이런 정황이 확보된 상황이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세무조사한 것처럼 횡령, 세금 탈루 등의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며 전 목사에 대한 세무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국세청장은 "탈루혐의가 있는지 없는지 한번 체크해 보겠다"고 재차 답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은 "세무조사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자신의 질의시간에 "저는 국세청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되는 덕목은 법치이고 그리고 그 법치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항목은 국세기본법 81조의4, '다른 목적을 위해서 세무조사를 남용하지 않는다' 이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조금 전에 존경하는 우원식 위원님께서 방역지침을 어긴 지탄받아 마땅한 인사에 대해서 탈루 의혹을 탈탈 털어 보라고 하셨을 때 후보자께서 그러겠다고 말씀했다. 지금 불법을 약속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세청장이 "탈루혐의가 있으면…"이라고 답하자 윤 의원은 "탈루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를 지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세청 안에서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인사나 여당 인사가 찍은 인사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하겠다 이런 원칙이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김 국세청장은 "위원님이 말씀하신 것은 원론적인 이야기다. 저희가 내부적으로 제보나 정보나 자료 같은 것을 보고 일단 법에 정한, 세법에 정한, 법치에 의한 탈루혐의가 있어야지 저희가 조사를 하는 거다. 탈루혐의도 없는데 조사하는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건은 '탈루혐의' 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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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김대지 국세청장. 김 국세청장은 전광훈 목사 세무조사 시행 여부에 대해 우선 탈루혐의가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윤희숙 의원이 질의에서 인용한 '국세기본법 81조4'는 세무조사권 남용 금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세무공무원은 적정하고 공평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세무조사를 해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해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에만 세무조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다.

즉, 정기세무조사가 아닌 특정인에 대한 세무조사나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하기 위해선 '탈루혐의'가 있어야 된다는 것인데, 이 부분이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우원식 의원은 한기총 조사위원회로부터 후원금 횡령 혐의 등으로 해서 고소고발장이 제출됐고 경찰조사를 통해서 일부 횡령 등의 혐의 이런 정황이 확보된 상황이라며 세무조사를 촉구했다. 우 의원은 충분히 세무조사에 착수할만한 혐의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탈루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를 지금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문제는 세무조사에 착수할만한 객관적인 탈루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로 귀결되고, 바로 세무조사 착수가 아닌 우선 혐의가 있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김 국세청장에 답변에는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선 그동안 정치적이나 정책의 도구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이용되어 왔다는 불신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김 국세청장에게 "정치권과 거리 두기를 해야 된다"고 주문하면서 "최근에 징세행정 권한을 굉장히 오남용하는 것 같다. 국세청이 부동산 투기를 잡는데 이 부분에 관해서도 권한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한수원이 탈원전 정책에 순응하느냐 안 하느냐 문제가 한참 될 때 국세청에서 교차세무조사를 했고 2018년 유치원 파동 당시 국세청장이 정책발표 현장에 있었다 "면서 "정책들은 그 내용을 잘 살펴서 대안을 마련하고 국민들의 이해를 바라고 정책을 해야 되는데 세무조사의 칼을 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광훈 세무조사, 위법하진 않지만…

전문가들은 전광훈 목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탈루혐의가 있을 경우 당연히 '적법'하겠지만, '적정'한가에 대한 문제는 남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탈루혐의가 있으면 당연히 세무조사를 해야 하는 게 세무공무원의 의무다. 정기세무조사가 아니고 특정인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려면 그 사람에 대한 탈루혐의가 있어야 하는 게 맞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가 소위 마음에 안 드는 이에게 칼을 쓰게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법과 별개로 왜 이사람에게 세무조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형평성이 고려되어야 하는데 적법과 형평은 조화를 맞춰야 한다. 정광훈 목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곧바로 위법하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위법하지 않다고 해서 정당하냐는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혐의 자체가 있냐 없냐도 사실 애매한 부분"이라면서 "예를 들어 지나가는 차를 함부로 검문하진 않고 수사라면 조사에 착수할 때 단서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명확한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몰라서 잘 모르겠다"며 "목사라는 신분 때문에 교회에 대한 부분으로 확대될 수 있고 개인으로 끝나지 않고 해당 교인들에게까지 확대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목사의 경우 일단 세무조사 자체가 위법은 아닐것 같다"면서도 "특별세무조사 시 세무조사 선정 과정이 불투명했던 판례들이 있다. 선정 과정이 입증이 돼야 하는데 확인이 어렵다. 특별세무조사가 진행되면 왜 진행됐는지 당연히 억울해 하는 납세자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탈루혐의를 통한 세무조사가 위법은 아니겠지만 국세청이 사회적 이슈에 휘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탈루혐의가 있어야 세무조사를 하는데 이는 제보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단 나중에 감사가 나오기 때문에 명백한 자료가 있어야 가능하고 경찰 등 기관에서 국세청에 탈루혐의 자료를 넘기면 세무조사 착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반대로 (탈세제보나 탈세혐의자료없이) 세무조사를 통해 혐의를 찾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사실 국세청이 정치는 물론 정책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는 자제되어야 하고 전 목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혐의가 있으면 가능하지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해서 무조건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남용이기 때문에 보는 시각에 따라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탈세혐의 있는데도 세무조사 안 한다면?

탈세제보를 했거나 명확한 탈세혐의가 있는데도 세무조사를 묵살하거나 세무조사를 하더라도 적당히 흉내만 내는 수준으로 조사를 하면 어떻게 될까?

과거 신천지 세무조사 사례를 살펴보자. 2011년 3월경, 신천지대책전국연합(이하 신대연)은 신천지에 대한 탈세제보서를 동양산세무서에 제출했다. 신천지는 세법상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기부금영수증 발급 사단법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신도들에게 교회성금 납부영수증을 발급해 연말정산 공제를 받도록 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당시 신천지 탈퇴자들로부터 입수한, 적게는 수십만원부터 많게는 수백만원까지의 기부금 내역과 기부금 영수증, 신천지 지도부의 기부금영수증발급공문 등 탈세 의혹과 관련한 증빙을 동안양세무서에 제출했다.

당시 신도가 약 5만명 정도로 추산돼 발급된 영수증을 전수조사할 경우, 수십억원의 탈루세액 추징이 가능했을 것이다. 이 총회장 역시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에 의한 조세포탈' 혐의로 사법처리 될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었다.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에 의한 탈세는 추징액이 5억원이 넘을 경우, 세무서는 사건을 검찰에 고발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할인 동안양세무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2011년 5월 신천지 전체 신도가 아닌 신천지 측이 엑셀파일로 제출한 6489명에 대해서만 원천세 추징을 결정하고, 2012년 신천지에 3억원의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에 대해 신대연 측은 "신도 명단 중 4분의1 정도에 대해서만 세금을 추징했다"고 축소추징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조세일보 보도. 신천지 미스터리 ①신천지, 검찰 경찰 뚫고 막가파식 탈세하며 고속성장>  

전광훈 비호로 비춰질 수도…정치적 사유 배제가 핵심

신도수가 많은 대형교회나 정치권의 비호를 받는 단체에 대한 국가공권력 투입에는 많은 저항이 따른다. 특히 탈세혐의가 드러났는데도 정치인이 세무조사를 못하도록 압박하는 것도 세무조사에 대한 정치적 개입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탈세혐의가 있다고 하는데도) '권한남용'이라고 못 박은 것은 원론적인 문제제기의 수준을 넘어 향후 이 교회에 대한 세무조사가 실시될 경우, 정치적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으름장(세무조사에 대한 정치적 개입)으로 비칠 수도 있다. 자칫하면 야당이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를 비호한다는 국민적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국세청이 정치적 세무조사를 하는 것도 문제지만 반대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 곳에 대해 세무조사를 기피하는 것도 문제라는 얘기다. 세무조사에 정치적 사유가 들어가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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