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수준 보였던 조세범칙 처분율
'무혐의 판정' 늘며, 작년 76% 떨어져
"조세범칙대상자 선정역량 강화할 필요"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자료 국세청)
국세청이 실시한 조세범칙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납세자들이 늘면서, 조세범칙대상 선정 기준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러한 조사가 납세자 입장에서는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줄 뿐 아니라 기업 활동의 위축을 초래하는 만큼, 선정단계에서의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19년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기획재정위원회 소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범칙조사 건수는 313건으로, 이 중 고발·통고처분 된 수는 238건이었다. 바꿔 말하면, 나머지 75건은 조세범칙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는 소리다.
현재 국세청은 일반 세무조사 과정에서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발견(또는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을 땐 법 절차(범칙조사심의원회 승인 등)를 거쳐 조세범칙조사 대상자로 선정하고 있다.
문제는 탈세 혐의가 명확하지 않는 납세자를 대상으로 한 무리한 조사가 급격하게 늘어났다는데 있다. 실제 최근 4년(2015~2018년)간 조세범칙 처분율(범칙대상자 중 고발·통고처분 비율)은 90% 수준을 유지했으나, 작년엔 76.0%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형사고발을 전제로 한 조사인 만큼 공소시효 만료 등 개별적인 사안이 존재할 수 있으나, 조세범칙 혐의에 대한 '부실검토'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자료 국세청)
수 천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국세징수활동 지원 사업에서 조세범칙 처분율은 '저조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한 성과지표(4가지, 목표대비 실적)를 보면 밀알정보 수집실적은 108.9%, 신용카드 위장가맹점 적발인원은 99.9%, 과세전 적법성 검증비율은 105.3%의 성과를 보였다. 반면, 조세범칙처분율은 84.2%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작년 국세징수활동지원 사업 예산으로는 1256억2800만원이 쓰였다.
국세청은 무혐의 판정 비율이 오른 이유에 대해 범칙조사심의위원회가 과거보다 엄격한 잣대로 범칙혐의 유무를 심의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2018년 5월엔 범칙처분 결정을 위한 심의를 할 때 납세자들이 직접 참석해서 의견진술을 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됐고, 범칙조사심의위원회 중 변호사 비율도 2018년 10월 44명에서 올해 6월 현재 54명으로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피혐의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심의위원 중 변호사 비중을 높여 조세행정의 적법성을 강화하려는 국세청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보인다"면서도 "조세범칙대상자로 선정되어 조사받는 건 중 무혐의로 처리되는 건의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조세대상인 납세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세범칙대상자 선정시 범칙대상 건으로 선정됐으나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는 건이 최소화되도록 조세범칙대상자 선정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