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이르면 이달 중순께 검찰 중간간부 인사 단행
'검언유착·삼성 경영권불법승계' 수사 서울중앙지검 1·3차장 관심사
대검 조직 개편도 진행…일부 직위 폐지 전망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단행한 검사장급 인사에 이어 이달 내 차장·부장 등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단행한 두 번째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이어 중간간부 인사와 추가 직제개편도 진행될 전망이다. 검사장급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들이 모두 물갈이된 가운데 중간간부가 교체되고 조직 개편까지 이뤄지면 윤 총장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르면 이달 내 차장·부장 등 중간간부 인사와 평검사 인사를 단행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후속조치에 따라 직제개편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7일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인사에서 검언유착 수사로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운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했다.
또 추 장관의 참모를 지낸 조남관(연수원 24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부임하고, 심재철(연수원 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영수(연수원 24기) 서울 서부지검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구고검장에 부임한다. 서울중앙지검 이정현(연수원 27기) 1차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신성식(연수원 27기) 3차장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검찰 중간간부 인사 예정…윤석열 측근 교체 여부 관심사
검사장급 인사에 이어 예정된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윤 총장 측근이 교체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 등 부장검사급 주요 보직에 대한 내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개 공모 이후 일주일 뒤 중간간부 인사가 단행됐기 때문에 이달 중순께 후속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차장·부장 등 고검 검사급 검사는 일반적으로 1년간 보직을 유지하는데 대검 참모진 교체에 이어 1년이 되지 않은 중간간부들까지 교체될 경우 윤 총장은 더욱 고립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대검에서는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과 '울산시장 하명수사' 사건을 담당하는 예세민 공공수사정책관,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검증한 박영진 형사1과장 등이 지난 1월말 인사로 보직을 맡아 6개월을 넘긴 상황이다.
현재 공석인 서울중앙지검의 차장검사에 누가 오를지도 관심사다. 서울중앙지검의 이정현 1차장과 신성식 3차장이 승진하면서 해당 자리도 공석인 상태다. 1·3차장은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해왔다.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서울서부지검 차장, 수원지검 1차장도 고위간부 인사로 공석이다.
고위간부 인사에서 윤 총장의 측근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은 승진하고 윤 총장의 측근은 배제되는 '좌천성 인사'가 이뤄진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추 장관은 전문성과 신망을 쌓은 검사를 발탁한 것일 뿐이라며 세간의 비판을 일축했다. 추 장관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이 점치지 않은 의외의 인사가 관점이 아니라 묵묵히 전문성을 닦고 상하의 신망을 쌓은 분들이 발탁된 것"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애초 특정라인·특정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이고, 특정 학맥이나 줄을 잘 잡아야 출세한다는 것도 사라져야 한다"며 "인사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아무런 줄이 없어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검사에게 희망과 격려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개혁의 의지를 펼칠 수 있는 인사, 요직을 독식한 특수·공안통이 아닌 형사·공판부의 중용, 출신 지역 안배와 우수 여성검사 승진 기회 부여 등 원칙에 따른 인사였다는 것이다.
반면 인사 발표 직후 사표를 낸 문찬석 광주지검장(연수원 24기)은 검찰 내부망에 '사법참사'라는 취지로 추 장관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면서 "역사상 최초로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장관의 지휘권이 발동됐는데 그 대상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사법참사"라고 지적했다.
법무부, 대검 차장검사급 주요 보직 폐지 '조직 개편' 전망
◆…법무부는 이르면 이달 내 검찰 중간간부 인사와 함께 대검의 일부 직위를 폐지하는 조직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법무부는 중간간부 인사와 함께 대검 차장검사급 주요보직 일부를 없애고 부장검사급으로 낮추는 방안 등 조직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대변인과 수사정보정책관 등 총장 직속 기구들이 개편 대상으로, 기획관·정책관·선임연구관 등 대검의 일부 직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검찰총장 직속으로 배치돼 있는 '수사정보정책관'의 존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수사정보정책관은 대검 차장검사를 보좌하는 것이 공식적인 임무지만 검찰의 직접수사도 지원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도 지난해 10월 수사정보정책관과 수사정보 1·2담당관을 모두 폐지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선임연구관과 대검 공공수사부의 공공수사정책관, 과학수사부의 과학수사기획관 등 대검 중간간부직도 개편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들 직제가 변화될 경우 전체적으로 수사조직이 축소될 소지가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부서 개편이나 직급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등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법무부는 조만간 대검의 의견조회를 거쳐 오는 18일 국무회의에 올려 통과시킬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