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수사팀, 5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기소
공소장에 한동훈 검사장 공모 혐의는 제외
수사팀 "한동훈 비협조로 수사 장기화"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이 5일 구속 수감 중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기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수사팀이 5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이 전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동훈 검사장은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이날 2차 구속 기한이 만료되는 이 전 기자를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전 기자의 후배인 B기자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기자의 공소장에는 '이동재와 B가 공모해 중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피해자에게, 2020년 2~3월경 검찰이 앞으로 피해자 본인과 가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추가 수사를 진행해 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편지를 수차례 보내는 등 협박해 특정 인사에 대한 비리를 진술하도록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하지만 수사팀은 '검언유착 의혹'의 다른 당사자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한 검사장의 공모 관계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 않고 있어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모 혐의를 받는 한 검사장 휴대전화에 대해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지만, 본인이 비밀번호를 함구하는 등 비협조로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해 현재까지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한 검사장에 대해 1회 피의자 조사도 종료하지 못했다"며 "오늘 기소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관련자들 및 관련 고발사건 등은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기자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신라젠 사건에 얽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내용을 제보하라고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가족 수사를 무마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보고 있다.
또 수사팀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지모씨를 만난 자리에서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한 검사장과 통화한 녹음 내용을 들려줬다는 것을 근거로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과 범행을 공모했다고 의심한다.
때문에 이날 수사팀이 이 전 기자의 공소장에 한 검사장을 공범으로 적시할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이 전 기자의 공소사실에 결국 한 검사장은 제외됐다.
앞서 지난달 15일 이 전 기자의 구속영장에도 한 검사장은 공범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역시 지난달 24일 이 전 기자와 달리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과 한 검사장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며 법적 분쟁으로 치닫기도 했다.
이 전 기자의 기소 전날(4일)에도 수사팀은 이 전 기자의 노트북을 복사한 자료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기자의 노트북 분석은 채널A 자체 진상조사를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포렌식 과정을 참관한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별 의미 없는 파일만 몇 개 복구된 것 같다"고 전했다.
검찰은 "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한 검사장의 공모 여부 등을 명확히 규명한 후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