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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법개정안 분석]①

21년 요지부동 '간이과세' 제도가 변한다

  • 보도 : 2020.08.04 05:00
  • 수정 : 2020.08.07 09:23

정부 세법개정, 간이과세 기준금액 4800→8000만원
의원안 대부분 정부안 보다 높아…최대 2억원
21년만에 기준금액 인상 확실시
전문가들 "확대하되, 탈세·공평과세 문제 보완해야"

조세일보

21년 동안 변함이 없었던 '간이과세' 적용 기준금액이 얼마나 늘어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현행 연매출 4800만원 미만인 간이과세 기준금액을 8000만원 미만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부가가치세 납부면제 기준금액도 연매출 300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재부에 따르면 개정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간이과세자는 지금보다 23만명이 늘어나고 납부면세자는 34만명 늘어난다.

간이과세자 확대로 연 2800만원, 납부면제자 확대로 연 2000만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1인당 세액은 간이과세자의 경우 117만원, 면세자는 59만원이 줄어든다.

정부안이 발표됐지만, 국회에선 간이관세 기준 금액을 최대 2억원으로 올려야 된다는 법안까지 제출된 상황이다. 간이과세자와 면세자 확대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더 '핫'한 간이과세…2달 동안 법안 발의 16개

 간이과세 제도는 1999년 연매출 4800만원 미만인 소규모 사업자의 납세 편의를 높이기 위해 태어났다.

간이과세자는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가 면제되고 일반과세자에 비해 세액계산이 간편하다. 부가가치세 신고도 1년에 2번(1월, 7월) 신고하는 일반과세자와 달리 1번(1월)만 하면 된다.

간이과세 기준금액이 21년 동안 변함없이 유지되는 동안 해마다 수많은 기준 상향 법안이 제출됐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만 간이과세 기준금액 상향 법안이 20개가 발의됐다. 납부면제 기준을 상향해야 된다는 내용도 다수 포함됐다.

21대 국회에선 기준 상향 요구가 더 거세졌다. 올해 6월 시작된 21대 국회에선 지난 7월 16일까지 2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16개의 법안이 발의됐다. 3일에 1번 꼴로 간이과세 기준금액 확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으로, 확대안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왔다.

지난 6월 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과 이상직 의원이 기준금액을 9000만원과 1억원으로 각각 올리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고 일주일 뒤인 8일 미래통합당 이주환 의원은 9600만원, 민주당 김경만 의원은 8000만원으로 기준금액을 인상하는 내용의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같은 달 11일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기준금액을 2억원으로 인상하는 파격적(?)인 안을 제출했다.

이후에도 통합당 박완수 의원이 9800만원,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1억원, 통합당 윤영석 의원이 9500만원, 민주당 위서성곤 의원이 1억2000만원, 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6000만원,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1억2000만원, 통합당 이만희 의원이 1억2000만원,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억원, 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1억원, 무소속 김태호 의원이 1억2000만원, 통합당 권명호 의원이 7000만원으로 간이과세 기준금액을 인상해야 된다면서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안은 8000만원으로 정해졌지만, 무수한 안이 제출됐기 때문에 국회 논의 과정에서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는 상황.

기준금액은 다르지만 개정의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1999년 개정 이후 4800만원이라는 기준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데,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이는 맞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현행 기준인 4800만원을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탬에 따른 물가배수를 적용해 2017년 7월 기준으로 환상하면 7420만8000원이 도출되어 당시 보호하고자 했던 영세 사업자들의 범위가 축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간이과세자는 2015년 166만명, 2016년 165만명, 2017년 164만명, 2018년 156만명 등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으며, 간이과세자 비중도 2015년 28.4%, 2016년 27.2%, 2017년 25.9%, 2018년 24.1%로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간이과세 기준금액 확대가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것이 입법자들의 논리다. 이미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한시적이지만 간이과세 적용을 올해말까지 8000만원으로 확대한 상황이다.

민주당 김경만 의원은 "올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소비, 경제심리 등이 크게 위축되어 영세사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조세특례제한법 제108조의4 신설을 통해 간이과세 적용을 8000만원으로 확대한 바 있으나 2020년 12월 31일 일몰기한이 도래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이전부터 인건비, 원자재 구입비, 임대료, 제세공과금 등 영세사업자의 사업비용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이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액 인상, 시대의 흐름…보완책은 마련해야"

긴 세월이 지나도록 간이과세 기준금액이 변하지 않았던 이유는 '탈세'에 대한 우려와 '공평과세'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간이과세자는 세금계산서 발급을 하지 않아 과세표준 양성화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수익에 대한 공평한 세금부담이라는 과세원칙에도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번엔 기재부가 만든 세법개정안에는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인지 간이과세 기준금액 상향안이 담겼지만, 대체적으로 기재부는 간이과세 제도는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20대 국회에서 간이과세 개정에 대한 논의가 마지막으로 이뤄졌던 지난 2월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간이과세는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부가가치세를 대납하지 않을 수 있도록 예외를 둔 것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조세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유리지갑이라고 불리는 직장인들과 비교해서 바람직한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다른 방식의 지원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한 "간이과세 기준금액을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했던 것은 예외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이를 늘린다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는 사업자가 늘어나 일반과세자는 세금계산서를 받지 못하게 되고 정부는 얼마나 매입이 있었는지 포착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예전과 달리 소상공인 사이에서도 신용카드 소액결제가 보편화 되어 있고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규정도 마련되어 있어, 세원 투명성이 크게 낮아 지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아울러 현행 기준금액 미만인 간이과세자는 사실 소득이 없기 때문에 간이과세 제도에 대한 실효성 자체가 떨어진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간이과세 기준금액이 월매출 400만원 미만인데, 임차료와 각종 비용을 빼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간이과세 기준금액을 올려야 한다면 각종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 조세전문가는 "간이과세 기준금액에 해당하더라고 업종에 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간이과세자 확대의 이유가 영세사업자 지원을 위해서라면 공평과세 측면에서 업종 제한을 최대한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극히 일부 업종을 뺀 제조업과 광업, 도매업, 부동산 매매업 등을 하는 사업자들은 간이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 기준금액이 인상되면 업종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더욱 커진다는 것.

아울러 그는 "업종별 부가가치세율을 세분화해서 개선할 필요가 있고 매출누락 등 과소신고시 간이과세 배제나 간이과세자가 세금계산서 수취시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등 탈세 유인을 줄이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홍순탁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조세·재정팀장(회계사)은 "다른 나라는 간이과세제도와 유사한 제도를 세금부담 절감보다는 납세협력비용의 절감을 위해 운용하고 있다"며 "납세자의 편의는 제고하되, 공평과세의 취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이과세 기준금액 확대는 타당하지만, 부가가치세 면세 기준은 확대는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만식 세무사(서현파트너스 그룹대표)는 "간이과세 기준금액을 상향한 것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타당하다"면서도 "다만 부가가치세 면제 기준금액을 늘리는 것은 반대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자로부터 받은 금액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는 측면과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세금을 납부한다는 납세의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사업자가 (소비자로부터 받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사업을 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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