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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

가면 뒤에 숨긴 얼굴, 명의신탁 이야기㊤

  • 보도 : 2020.07.15 08:00
  • 수정 : 2020.07.15 08:00

조세일보

◆…하회별신굿탈놀이 한 장면 (사진=연합뉴스)

조세 판례 중 상당수는 명의신탁과 관련되어 생산된다. 다소 생경한 이 개념은 '탈춤' 노랫말에서 찾을 수 있다.

"얼굴을 가리고 마음을 숨기고 
어깨를 흔들며 고개를 저어라"

1978년 대학가요제 수상 곡으로 안동 하회마을 탈춤놀이의 신명난 춤사위를 노래했다. 하회별신굿탈놀이인 탈춤은 현재 인류의 무형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진짜 얼굴은 가리고 진실된 마음은 숨긴 채 가면 뒤로 숨는 행위를 말한다. 어깨를 으쓱함은 겸연쩍음을 감추기 위한 행위이며 고개를 젓는 행동은 상대방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술수다.

가면은 익명성을 보장받는다. 탈춤은 신분질서가 엄격한 계급시대의 해방구 역할을 해냈다. 지배계층의 위선과 부패를 비판하고 풍자했다. 탈춤은 신분고하를 불문하고 즐기는 놀이문화로 인식되어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 되었다.

명의신탁은 수탁자에게 재산의 명의가 이전되지만 수탁자는 외관상 소유자로 표시될 뿐이다. 해당 재산을 관리 혹은 처분할 권리의무를 가지지 않는다. 본인의 재산을 수탁자에게 넘기고 주인행세를 하게 하는 것이다.

세법은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이 필요한 재산(토지와 건물은 제외한다)의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그 재산을 실제소유자가 명의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본다.

주로 주식의 명의신탁에 적용된다. 토지와 건물의 명의신탁은 다른 법률로 규제한다.

주식의 명의신탁은 주식을 타인명의로 이전해 둠으로써 배당소득에 대한 종합소득 누진과세를 회피하고 법인의 과점주주(*)로서 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

명의신탁과 같이 거짓이름으로 한 거래엔 제재가 따른다.

세법은 실제 이름을 기준으로 세금부과 여부를 판단한다. 이를 실질과세의 원칙이라 한다.

주식을 다른 사람이름으로 거래한 경우 실질적으로 증여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증여세를 부과한다. 실질과세 원칙에 대한 예외로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다만 명의신탁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예컨대 조세 회피 목적이 없거나, 실제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경우, 법률에 따른 신탁재산인 사실의 등기 등을 한 경우 혹은 비거주자가 법정대리인 또는 재산관리인의 명의로 등기한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바이러스 방어책으로 가면(mask)이 일상 속에 들어왔다. 서구에서는 가면을 터부시 한다지만 때론 가면이 최선이다. 진실만 가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계속)
 
(*) 과점주주: 주주 또는 유한책임사원 1명과 그의 특수관계인들의 소유주식 합계 또는 출자액 합계가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면서 그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들을 말한다.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원 박사과정 수료, 고려대원 졸업(석사), 서울시립대 졸업,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저서]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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