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영결식 후 박 시장 성추행 의혹 진상조사 방침 밝혀
민주당의 '입장낼 계획 없다' 입장과 정면 대치...정국 대치 전망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영결식장으로 들어가는 박 시장 영정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은 13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 "영결식이 끝나고 나면 피해자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진상조사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결식 과정에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론해 일부에서 '다소 성급한 발언'이라는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선 "어차피 내년 4.7 보궐선거를 안 할 수가 없는 것 아니냐"며 "그거에 대한 준비를 점차적으로 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관련해 "고인의 극단적이고 비극적 선택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고 명복을 빈다"면서도 "고민 끝에 이 문제를 제기했던 피해자를 오히려 가해자로 몬다든지 하는 2차 가해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피해자가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보좌진이었다가 (박 시장의)비서로 들어갔다는 등 100% 가짜뉴스가 있다"며 "이런 와중에도 가짜뉴스를 퍼트려서 상대방을 공격하고 물타기 하는 세력에 대해선 향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으로 고소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낼 계획은 현재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10일 박 시장 사망 후 '당 차원의 사과 유무'를 묻는 물음에 "부산시장 건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박 시장에 대해서는 지금은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논평할 만한 시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박 시장 사망에 대한 논의 자체도 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애도 분위기라 논의 자체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3일 박 시장 영결식 이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이와 관련해 "당의 일원으로 서울시민과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민주당 분위기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박 시장의 죽음을 애도한다. 시민운동가로서 헌신한 점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피해 고소인에 대한 비난, 2차 가해는 절대 있어선 안 된다. 향후 당 소속 고위공직자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차원의 성찰과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여당 지도부에서 박 시장 성추행 의혹과 피해자 2차 가해와 관련해 공개사과를 한 것은 김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통합당이 박 시장 영결식 후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이행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고, 정의당 등 야권도 피해자 보호를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성추행 의혹 해명 여부가 향후 정국에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