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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 '자중지란'…검언유착 두고 윤석열호 '흔들'

  • 보도 : 2020.07.01 17:02
  • 수정 : 2020.07.01 17:02

'검언유착 의혹' 자문단 놓고 대검-중앙지검 정면충돌
중앙지검 "자문단 절차 중단, 수사 독립성 부여해달라"
대검 "지휘부인 대검 설득해야,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
'항명이냐, 정상적 문제 제기냐' 논란 가중

조세일보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두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갈등 양상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중단하고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대검은 "혐의 입증에 대해 대검을 설득하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두고 대검찰청과 검찰 수사팀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수사팀이 수사의 독립성을 요구하자 대검은 '기본 자질' 문제까지 언급하며 맞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30일 오후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하고 수사의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대검에 건의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채널A 전 기자 이모씨가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해 여권 인사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상대로 강압적 취재를 했다는 혐의(강요미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해당 사건은 수사가 계속 중인 사안으로, 관련 사실관계와 실체적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는 전문수사단 관련 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건의한다"고 대검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자문단을 소집했을 경우 시기와 수사보안 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고, 자문단과 수사심의위 동시 개최, 자문단원 선정과 관련된 논란 등 비정상적이고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된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은 '직무의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사팀은 "검찰 고위직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본 사안의 특수성과 그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감안해 서울중앙지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의 독립성을 부여함으로써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실 것을 건의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측근인 한 검사장이 검언유착 관련 의혹의 중심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임검사는 검사의 범죄에 관한 사건에만 예외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로, 독립성 보장을 위해 최종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면 된다.

대검 "지휘부인 대검 설득해야"…'기본 자질' 격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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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검은 서울중앙지검이 이같은 건의 내용을 밝힌 지 2시간여 만에 즉각적으로 반박 입장을 내놨다. 대검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6시께 입장문을 내고 "구속은 기소를 전제로 하는 것,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했다면 최소한 그 단계에서는 법리상 범죄 성립과 혐의 입증에 대해서는 지휘부서인 대검을 설득시켜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채널A 사건은 제3자 해악 고지, 간접 협박 등 범죄 구조가 매우 독특한 사안으로 기존 사례에 비춰 난해한 범죄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대검 지휘 협의체에서도 이 사건 범죄 구조의 독특한 특수성 때문에 여러 차례 보완 지휘를 했고, 풀버전 영장 범죄사실을 확인하려고 한 것이었으나 수사팀이 지휘에 불응해 이러한 상황을 보고받은 검찰총장은 부득이하게 자문단에 회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팀이 구속영장 청구 방침까지 대검에 보고했으면서도 실체적 진실과 사실관계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검은 '독립성 보장 요구'와 관련해서는 수사의 '기본 자질'까지 거론하며 수사팀을 압박했다. 대검은 "(수사팀이) 범죄 성부에 대해서도 설득을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하는 것은, 수사는 인권 침해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상급기관의 지휘와 재가를 거쳐 진행되는 것이라는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간 자문단은 대검 의견에 손을 들기도 하고, 일선 의견에 손을 들기도 했다"면서 "중앙지검 수사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는 피의자에 대해 법리상 범죄 성립과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자문단에 참여해 합리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수사팀이 기소에 확신이 있다면 수사자문단에 들어와 설득하라는 취지다.

윤석열 '측근' 한동훈 검사장 이유로 '무리수'?…내부 갈등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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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청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검언유착 의혹'을 둘러싼 수사 갈등 양상은 채널A 전 기자 이모씨 측이 수사팀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취지로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윤 총장은 한 검사장이 수사대상에 오르자 수사지휘를 대검 부장회의에 넘겼다가 19일 수사팀의 수사를 중단시키고 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측근인 한 검사장을 보호하고자 '자충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간 수사자문단 진행을 놓고 대검과 수사팀은 갈등을 빚어왔다. 수사팀은 대검에 자문단 추천을 하지 않았고, 대검은 부장회의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소집을 강행하면서 일부 부장검사와 연구관들 주도로 자문단 구성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문단 구성을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요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돼 한 사건을 두 개의 외부 자문기구가 판단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원회는 29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대검 수사의위에 넘기기로 의결했다.

자문단 소집 절차를 두고 검찰 내부의 의견이 갈리면서 윤 총장의 입지가 더욱더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총장은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위증교사 의혹과 관련해 대검 감찰부가 아닌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사건을 넘겼다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강도 높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수사팀이 대검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사실상 '항명'에 가깝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윤 총장이 일부 대검 간부의 반대에도 자문단 소집 결정을 강행하고 자문단 위원 선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총장의 개입 없이 소관부서인 대검 형사부가 관련 기준에 따라 위원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부장검사 출신인 A 변호사는 검찰의 갈등 상황에 대해 "과거에 구체적인 사건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이견을 보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대부분 원만히 합의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번처럼 언론을 통해 내부 갈등이 외부에 표출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의 지시를 따르는 게 검사동일체 원칙에 부합하지만 이번 사건은 매우 민감하면서도 복잡한 문제로 보여 이견이 쉽게 봉합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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