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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검찰 지휘권' 발동, 설훈 '윤석열 사퇴 압박'

  • 보도 : 2020.06.21 06:00
  • 수정 : 2020.06.21 06:00

추미애 "한명숙 진정 사건, 대검 감찰부 직접 하라"
사실상 검찰 지휘·감독권 발동…15년 만에 검찰총장에게 지시
설훈 최고위원 "하루 이틀도 아니고…나라면 그만뒀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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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총리 수사와 관련한 진정 사건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배당되자 "대검 감찰부에서 직접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총리 수사팀의 위증교사 진정 사건을 대검 감찰부가 직접 조사하라고 지시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에 들어갔다.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에게 지시를 내린 것은 15년 만이다.

추 장관의 지시는 '한명숙 수사팀 위증교사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 조사하도록 지시한 윤 총장에게 사실상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윤 총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윤 총장의 임기는 아직 1년 넘게 남았지만 약 일주일 뒤 예정된 경찰청장 인선과 함께 검찰총장 자리도 바뀌는 게 아니냐는 예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법무부는 지난 18일 '한 전 총리 사건 관련, 중요 참고인 대검 감찰부 조사 지시'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추 장관은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신속한 진행 및 처리를 위해 대검 감찰부에서 해당 중요 참고인을 직접 조사한 다음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부터 조사 경과를 보고받아 이 사건의 수사과정 위법 등 비위발생 여부 및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각종 개혁 방안이 나올 때마다 검찰과 법무부의 의견 충돌은 있었지만 '한명숙 진정 사건' 조사를 계기로 대검 내부에서 갈등이 격화되자 추 장관이 직접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의 감찰 지시는 검찰청법 제8조에 근거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청법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한명숙 진정 사건'이라는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시를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내린 셈이다.

'한명숙 사건' 핵심증인, 중앙지검 조사 거부…秋 "조사 지켜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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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위증교사 의혹과 관련해 법무부에 진정을 낸 중요 참고인 한모씨가 "서울중앙지검의 조사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추 장관의 결단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한 전 총리 사건의 핵심 증인인 한모씨의 입장이 공개된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죄수 한씨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한씨는 한 전 총리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수감자로, 지난 5월 뉴스타파에 한 전 총리 재판에서 검사가 위증하도록 수용자를 압박하고 회유했다고 제보한 바 있다.

한씨는 직접 쓴 편지에서 "서울중앙지검의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고 대검 감찰부가 감찰과 수사하는 경우에는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의 검사들이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 있거나 윤 총장과 함께 특수 수사를 했던 측근들이므로 이들에게 조사받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의원이 19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진정 사건을 배당받은 이용일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은 2006~2007년 대검 중수부에서 윤 총장과 함께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를 함께 했다. 사건 성격상 조사대상이 되는 엄희준 수원지검 부장검사의 경우 한 전 총리 수사팀의 일선 검사로서 윤 총장이 지난 1월 인사 때 추 장관에게 '대검에 남겨달라'고 요청했던 윤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소위 '윤석열 라인'이 모해위증교사의 범행을 축소·은폐하고 나아가 왜곡할 수 있어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 한씨의 주장이다.

추 장관은 한씨의 입장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은 인권감독관의 조사 결과를 감찰부에 보고하게 돼 있는 만큼 감찰부의 손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라면서도 "조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조사 성과도 없다면 대검 감찰부로 하여금 조사를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조사를 지켜보되, 미흡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대검 감찰부로 진정 사건을 이첩시키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대검은 "별도의 입장은 없다"며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검이 추 장관의 지시에 반발한다면 자칫 윤 총장이 추 장관에게 항명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상황이다.

한명숙 위증교사 진정 사건 두고 윤석열-한동수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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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전경.

한명숙 재판의 위증교사 사건을 조사할 '주체'에 대한 논란은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수감자인 최모씨가 법무부에 낸 진정서로부터 촉발됐다. 최씨는 4월 7일 "한명숙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의 위증교사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정을 냈다.

최씨는 2011년 3월 한 전 총리의 1심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한 전 대표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인물이다. 한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법정에서 검찰 진술을 번복한 바 있는데, 당시 최씨의 진술은 한 전 대표의 법정 진술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검찰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했다.

법무부는 최씨의 진정이 접수되자 이를 4월 17일 대검에 보냈고,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약 40여일 만인 5월 28일 진정 사항을 윤 총장에게 보고했다. 윤 총장은 피조사자 인권침해와 관련된 사안이라는 이유로 대검 인권부로 배당됐고, 이후 절차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사건이 이첩됐다.

그러자 한 부장은 중앙지검 조사와 별개로 대검 감찰부의 조사도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윤 총장의 결정에 반발했다. 한 부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안 진상 규명 의지와 능력을 갖춘 단수 또는 복수의 주체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장은 대검 인권부 재배당에 반대하며 진정서 원본을 제출하지 않았고, 결국 윤 총장은 '진정서 사본'을 서울중앙지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대검이 진정 사건을 인권감독관실로 넘긴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추 장관은 국회 법사위에서 "감찰 사안인데도 마치 인권문제인 것처럼 문제를 변질시켜 인권감독관실로 이첩한 대검의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배당 과정에서) 상당한 편법과 무리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다"며 윤 총장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추 장관은 한 전 대표의 동료 수감자인 한모씨에 대한 조사는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대검 감찰부에서 담당하라고 지시했고, 이미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배당된 최씨의 진정 사건에 대한 조사 경과도 대검 감찰부에 보고하라고 말했다.

한편 여당 일부 의원들도 윤 총장의 사퇴를 직접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윤 총장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구체적으로 추 장관과 각을 세운 지가 얼마나 됐나. 그런 상황에서 행정이 제대로 돌아가겠나"라며 "나라면 그만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은 당 지도부 차원이 아닌 설 위원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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