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시위 진압위해 군대 동원 반대
"폭동진압법은 가장 긴급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만 발동해야"
백악관 "필요시 폭동진압법 사용" 재확인
미 언론, 국방장관 경질 가능성 거론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사진=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시위를 진압하는 데 군 병력을 동원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폭동진압법은 미국에서 가장 긴급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만 발동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끔찍한 범죄"라면서 "인종차별은 미국에 실재하고 우리는 이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의 폭력시위 사태와 관련해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미 2일에 약 1,600명의 현역 육군 병력이 수도 워싱턴DC 바로 외곽의 군사 기지로 이동했으며 아직 시내에는 진입하지 않았다.
케일리 매커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에스퍼 장관의 발언 후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대응 방침을 계속 진행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매커너니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필요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진압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커너니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국방장관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지금 현재로선 에스퍼 장관은 여전히 국방장관"이라며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에 대한 신뢰를 잃어 버렸다면 여러분이 먼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국 언론들은 에스퍼 장관의 경질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한 일부 참모들이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분개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군대 동원 문제와 관련해 에스퍼 장관이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 입장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미리 들은 것도 없었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몇 주 동안 에스퍼 장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으며, 이번 발언으로 이러한 상황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관계자들은 그간 에스퍼 장관의 업무 능력이나 대통령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신뢰를 잃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현재의 혼란한 상황과 재선이 5개월 남은 사실을 감안할 때 경질은 무리라는 입장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들도 연방군 투입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며 시위 진압을 위해서 주방위군에 의존하는 것이 더 낫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