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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국가의 딜레마, 살자고 취한 봉쇄…굶주림 악화

  • 보도 : 2020.06.04 07:00
  • 수정 : 2020.06.04 12:14

조세일보

◆…6월 3일 기준 아프리카 현황 (출처: 아프리카 질통통제본부)

3월 중순, 유럽에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유럽과 가까운 아프리카 나라들은 재빠르게 국경을 봉쇄해 자국으로 코로나19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 덕에 5월 초까지 확진자가 1만 명을 넘긴 나라가 없었다. 6월 현재, 남아공과 이집트 등 네 나라만 1만 명을 넘겼다.

겉보기에 초기 방역에 성공한 듯 보이나, 취약한 의료체계가 앞으로 더 퍼질 코로나19를 감당할 여력이 없으며 국경과 도시 봉쇄로 무역과 일자리가 감소해 가난과 식량난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호주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이 지난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이 보유한 인공호흡기가 17만 대였으나 아프리카는 2천 대도 안 됐으며 10개국은 한 대도 없었다. 1인당 의사 수, 중환자실 병상 수, 개인 보호장비, 코로나19 검사 도구, 의료물품 등도 부족할 정도로 보건 상황이 심각하다. 여기에 봉쇄와 격리조치가 시행돼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다.

극심한 가난과 굶주림의 대규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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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실조에 처한 남수단 어린이 (사진 연합뉴스)

세계은행은 이번 팬데믹이 하루 2000원으로 살아가는 4000만 명에서 60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더한 가난으로 내몰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극빈층 6억 명이 있는 상황에서,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극빈층이 늘어난 것이며 주로 인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늘어날 것으로 봤다.

극심한 굶주림을 겪는 사람들도 두 배 늘 것으로 보인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기구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추가로 1억30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굶주림을 겪을 것으로 보며 전 세계적으로 총 2억6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더컨버세이션은 코로나19가 만든 충격이 분쟁, 기상이변, 질병, 식량부족, 저소득 때문에 이미 한계에 내몰린 사람들을 더 피폐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하고 이들 나라가 다음과 같은 시련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주노동자의 송금마저 말라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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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기숙사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신문은 첫 번째 가장 큰 시련으로 이들 나라의 '재정 부족'을 꼽았다. 부채 수준, 재정적자 증가, 낮은 수준의 지급준비금 같은 문제들이 해외로부터 필요한 재정을 얻기 힘들게 한다. 재정은 팬데믹에 대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지출과 부채 조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봉쇄와 격리를 더 진행할수록, 경제 불황의 효과를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재정이 필요하다.

가장 가난한 나라들은 이제 아무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2010년 이후 낮은 이자율로 국가부채가 평균 54% 증가했고, 결국 2018년 GDP의 180%에 이르게 됐다. 개발도상국들의 중앙은행은 금리 경쟁력이 낮아 국채를 더 발행할 수 없다. 더욱이 국채 발행을 통한 문제해결은 비효율적이며 주변 나라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연구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2020년 1분기에 신흥시장에서 약 100조 원을 빼갔으며 이는 역대 최대규모의 자본유출이다.

신문은 두 번째 시련으로 '송금 감소'를 꼽았다. 외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보내는 돈이 약 20% 줄어들었으며 이는 120조 원에 이른다. 이 송금액은 외국인 투자액보다 크며 선진국이 가난한 나라에 지원하는 정부개발원조 총액보다 3배 크다.

이주노동자의 송금은 소득이 적은 농촌 지역에 매우 중요한데, 이 돈으로 농작물 작황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고 가계비로도 쓴다. 보통 고향에 흉년이 들면, 해외에서 일하는 가족들이 송금액을 늘린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선진국들의 이주노동자 일자리가 줄어들어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신문은 세 번째 시련으로 '공급망 중단'을 꼽으며 개발도상국과 신흥국들은 이런 상황에 특히 취약하다고 밝혔다.

'지하경제'가 더 큰 경제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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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가는 남수단 어린이. (사진 연합뉴스)

더컨버세이션은 개발도상국 같은 경우, 경제구조에 문제를 키우는 요소가 많다고 전했다.

남아메리카 사람의 55%,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65%는 지하경제라 부르는 '비공식 경제'에서 일한다. 비공식 경제는 공식 경제와 달리 과세가 되지 않고 노동자들은 사회 보장 제도의 혜택을 볼 수 없으며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도 어렵다.

이들 나라의 중소기업은 '자본 유동성'을 확보하기 힘들어 상황이 어려워도 무리해야 한다. 많은 자영업자와 노동자, 농부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10%라고 하더라도, 가족이 굶주리거나 가난에 빠지지 않도록 계속 일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보면 합리적이다.

저축을 하거나 보험에 가입하거나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으며 해외 가족의 송금 감소가 더 문제를 키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가난한 가정은 앞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원을 팔 수밖에 없고 자녀들의 교육과 건강에 투자할 수 없다. 더불어 무역과 유통 문제로 식량과 필수 물품의 가격이 높아져 가난한 가정을 더 힘들게 한다. 결국, 이들에게 오랜 기간 되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남기며 미래를 위한 종잣돈마저 앗아 간다.
 
많은 가정이 '공공보건과 공공교육' 같은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는데, 도시 봉쇄로 학교가 폐쇄돼 아이들은 교육과 급식을 받을 수 없다. 보건 서비스도 제약을 받아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말라리아, 에볼라, 홍역 같은 질병의 확산을 막을 수 없어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신문은 앞으로 봉쇄를 계속해야 한다면 경제문제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가난과 굶주림의 영향을 줄이면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보건 체계와 보건 행동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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