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폭력시위 진압 위해 군대 동원할 것"
군대 동원하려면 폭동진압법 발동해야
1992년 LA폭동 때 발동 후 28년 만
강경 대응이 사태 악화시켜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사망 사건에서 비롯된 미국 전역의 폭력시위 사태와 관련해 군대를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나 주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거부한다면, 나는 군대를 배치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난 폭도가 평화적 시위자를 집어삼키게 허용할 수 없다"면서 "나는 폭동과 약탈을 저지하고 법을 준수하는 미국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연방 자원을 동원 하겠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리더십이 중요한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대선이 5개월 남은 시점에서 흑인들의 분노를 해결하기보다는 강경한 대응을 원하는 유권자들을 위해 움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군대를 도시로 파견하겠다는 약속이 노인과 교외 거주 여성을 포함한 보수적인 유권자층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적으로 취약한 순간에 권위주의 이미지와 도구를 이용하는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 전통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발언은 지난달 29일 밤 백악관 지하벙커로 대피했었다는 보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한다면 현대 미국 역사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연방 개입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할 권한이 있을까?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하려면 폭동진압법(Insurrection Act)을 공식적으로 발동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1807년에 제정된 폭동진압법은 대통령이 미국법의 정상적인 집행을 방해하는 국내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의회조사국(CR) 보고서에 따르면 폭동진압법이 "지나치게 드문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몇 차례 발동되었다면서 1992년 로드니 킹 사건으로 인한 LA폭동 당시 마지막으로 발동되었다고 보도했다.
WP는 주지사들이 원하지 않는 주에 군대는 배치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을 더욱 확대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일부 주와 도시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드데우스 호프마이스터 데이턴대 법대 교수는 "주지사들이 형사사법 시스템을 통해 현재의 소요사태를 처리할 수 있다"면서 "폭동진압법은 끔찍한 상황에서만 사용돼야 하며, 지금 상황이 폭동진압법의 발동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리 솔리스 전 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 법대 교수는 "폭동진압법은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는 엄청나게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폭동진압법을 발동한다면 "주정부는 군대 배치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