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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脫 WHO…중국의 위상 높일 것

  • 보도 : 2020.06.03 06:00
  • 수정 : 2020.06.03 06:00

미국, WHO 예산의 15%인 약 5,500억 원 지난해 지원
미국의 지원금, 소아마비와 말라리아 퇴치에 큰 힘 돼
트럼프의 새로운 대채 보건 사업, 아무런 기반 없어
시진핑, WHO에 2.5조 원 지원 약속

조세일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와 관계를 끊을 것이라 발표하자 미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미국이 세계보건기구와 관계를 끊으면 세계 보건 정책에 비일관성과 비효율성이 커지는 동시에 치명적인 질병이 부활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의 빈자리를 중국이 꿰찰것이라고 지난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건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파장으로 소아마비와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이 다시 확산하거나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공유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적 협력관계도 손상될 것으로 보며 앞으로 미국이 치료제와 백신 분배 같은 보건 문제에도 영향력을 잃을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도의 새로운 보건사업이 다음에 일어날 팬데믹 대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고 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운 보건사업을 만든다 하더라도 세계보건기구와 함께 일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와 다른 보건 문제에 전 세계적 비일관성을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처는 국제적 협력을 통해 코로나19와 싸워야 하는 이 시점에 이런 균열이 생기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최대 지원국, 미국의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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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분기 주요국의 WHO 지원금 (세계보건기구)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다는 보고를 의도적으로 무시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직에 납세자들의 세금을 쓰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고 지난달 18일 트위터에 밝혔다.

네이처는 트럼프의 주장 일부는 틀린 것으로 바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의학 잡지 란셋 2019년 12월호에 코로나19에 관한 내용이 처음 발표됐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틀린 주장으로 실제론 2020년 1월호에 발표됐다. 이에 란셋은 “팬데믹에 대한 국제적 공조가 필요한 시점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 없이도 세계보건기구에 지원금을 주지 않을 수 있다. 지난해 미국이 세계보건기구에 건낸 지원금이 대략 한화 5,500억 원이며 이 중 75%는 자발적으로, 25%는 경제 규모와 인구에 따라 의무적으로 냈다. 미국은 가장 큰 기부국으로 세계보건기구 예산의 15%를 차지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지금까지 올해 예산의 4분의 1인 약 4,100억 원을 썼으며 이번 미국의 지원 중단으로 2021년부터 그 후폭풍이 일어날 전망이다.

미국은 소아마비 퇴치 예산의 27%, 결핵과 말라리아 같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에 17%, 긴급 보건 운영 예산의 23%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예산이 없으면 수 많은 죽음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데이비드 헤이먼 박사는 “이번 파장이 특히, 소아마비에 들어간 투자를 낭비하는 꼴이며 지금까지 수천억 원이 들어간 예방접종 운동의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반없는 새로운 국제 보건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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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 전문가들이 콩고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가 세계보건기구 대신, 다른 구호단체에 지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세계 원조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데벡스(Devex)는 미국 국무부가 국제 팬데믹 대응을 위한 3조 원짜리 제안서를 배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2020 전 세계 보건 안보 및 외교법'이 상원에 상정됐다. 네이처가 입수 한 문건에 따르면, 전세계 전염병을 막기 위한 국제적 보건 사업을 위해 한화 3.7조 원을 지원하며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이 감독한다.

워싱턴 DC 글로벌 개발 센터의 아만다 글래스맨 수석 연구원은 “미국의 이런 헌신을 환영하지만 세계보건기구와 협력해야 한다. 미국이 따로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많은 나라들과 새로운 협력관계를 만들어야 하기에 매우 비효과적”이라고 우려했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글로벌 보건정책 연구원 캘리 리 박사는 “아프가니스탄에 불쑥 나타나서, 아무런 인프라 없이 백신 접종 시작하기란 불가능 하다”라고 강조했다.

글래스맨은 “세계보건기구는 국제 단체가 거의 없는 여러 나라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콩고의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동안, 미국은 미국 정부와 국제 인도주의 단체에 대한 계속되는 테러로 인해, 세계보건기구에 크게 의존해 방역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일부 콩고 시민들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구권의 금융 지원을 노린 정부의 음모로 탄생했다거나 백신이 오히려 사람들을 아프게 한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고, 의료진에 대한 테러가 일어난다.

세계보건기구 마르시아 폴 대변인은 “세계보건기구가 마지막 수단인 나라들이 존재하며, 미국이 여기에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미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이 빈 자리를 꿰 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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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양자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연구자들은 돈보다 협력의 손실을 더 우려하고 있다. 제네바 국제 개발 연구원은 수리 문 박사는 “미국은 외교 관계가 거의 없다시피한 나라에서 일하기 위해 다자간 협의체(세계보건기구)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처는 해당하는 나라로 중국을 예로 들었으며, 미국 과학자들이 지난 2월 중순, 세계보건기구의 일원으로 중국에 가서 코로나19 대응을 배울 수 있었다.

네이처는 미국 전염병학자들이 전 세계에 있는 세계보건기구 동료들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글래스맨은 “남아메리카 팬데믹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미국 안보를 위해서도 (이곳의 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관계를 조율하고 보건 정보흐름를 유지해줄 세계보건기구같은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원금을 중단하더라도 다른 나라가 팬데믹 기간 중에 지원금을 줄 것이므로 가까운 시일 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코로나19 대응에 한화 2.5조원을 약속했다.

캘리 리 박사는 “트럼프의 이런 행동은 미국과 세계보건기구 모두에게 피해를 끼칠 것”이라고 강조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이 그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네이처는 트럼프가 미국의 회원자격을 버리지 않더라도 지원하는 자금이 적으면 그 영향력도 작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만약 회원자격을 버리거나 아무런 자금을 내지 않는다면, 투표권한이 없는 남수단, 베네수엘라,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같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캘리 박사는 “정말 지원을 끊는다면, 미국은 전 세계 보건 의제를 형성하는 능력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모순되게도,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볼맨소리 하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이 발을 빼 빈공간이 생기더라도 중국 같은 나라가 채울 것”이라고 말하며 “결국, 뿌린 대로 거둘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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