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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투명성 높이면 조세회피 억제…세수 증가한다"

  • 보도 : 2020.06.02 17:03
  • 수정 : 2020.06.02 17:03

한국공인회계사회-한국세무학회, 웹세미나 개최
'회계투명성 제고가 세원투명성 및 세원확충에 미치는 영향' 발제
전문가 6인 종합토론

조세일보

◆…2일 공인회계사회와 한국세무학회 주최로 열린 웹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회계투명성이 높아질수록 세수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회계투명성을 높이면 최적의 투자로 기업의 소득이 확충되고, 세원투명성 증가로 조세회피가 억제돼 결국 전체적인 세수는 증가한다는 것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회장 최중경)와 한국세무학회(회장 전규안)는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회계투명성 제고가 세원투명성 및 세원확충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조세정책 심포지엄(웹세미나)을 개최했다.

첫 번째 발표자인 서울시립대 이영한 교수는 개별기업의 회계투명성과 세수와 관계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해 외부감사로 인한 회계투명성 제고가 조세회피와 유효세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살펴봤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개년간의 최초 법정외부감사 대상이 된 기업과 그 직전 기업들의 현금유효세율(CashETR) 수준을 비교분석한 결과 회계감사를 받은 표본이 그렇지 않은 표본에 비해 현금유효세율이 더 크게 나타났고, 이는 동일한 회계이익대비 세금을 더 많이 납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이영한 교수의 분석이다.

두 번째 발표자인 서울시립대 이동규 교수는 회계투명성과 세원투명성, 그리고 세수와의 관계를 게임이론에 근거한 전략적 납세순응모형을 통해 설명했다.

이동규 교수는 경제모형을 통해 납세기업의 혼합전략상 회계투명성은 기업의 과소보고 확률을 낮추고 일치보고 할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회계투명성이 높아지면 세수는 증가하는 방향으로 세무보고가 이루어진다고 분석했다.

회계투명성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국가들에 대한 패널 분석을 통해 국가별 회계투명성과 세수와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확인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다시 발제에 나선 이영한 교수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World Bank disclosure index(World Bank의 경영·증권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세수와의 관계에 대한 패널분석을 실시했다.

또 최근 3개년(2014~2016년) 동안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투명성지표 및 국가별 기업평균회계감사비용과 세수와의 관계를 각 연도에 대한 횡단면분석(cross-sectional analysis)을 통해 분석한 결과, 회계투명성이 더 양호한 국가일수록 법인세 세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규 교수는 "개별기업을 분석한 결과 외부감사는 기업의 조세회피를 감소시킨다"며 "국가별 분석 결과에서도 감사비용을 많이 투입해 회계투명성을 높이는 나라의 세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회계투명성 높이면 과연 세수 늘어날까?…쏟아진 전문가 제언

발제에 이어 전문가들의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백태영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중심의 재무회계 이외에 넓은 의미의 회계투명성을 연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백 교수는 "회계투명성은 사실 정확히 정의하기 어렵고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회계에는 재무회계뿐 아니라 세무회계, 원가회계 등도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회계투명성은 기업 뿐 아니라 사회 전분야의 투명성을 의미한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넓은 의미의 회계투명성을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회계투명성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는 개념이 명확해야한다"면서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건 삼일회계법인 전무는 "기업의 회계투명성이 높아지면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고 세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무를 하면서 평소 회계투명성이 높아지면 과연 세수가 확충되는지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일반적으로 회계는 투명성이 낮으면 분식회계가 증가하고 투명성이 높아지면 기업의 이익 줄어들고 세무상 이익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작년 회계의 날 기념식에서 세무조사 대상 선정 기준에 회계성실도를 반영한다고 국세청장이 이야기 했다"며 "최근엔 세법개정이나 세무행정이 회계투명성을 끌고 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수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회계투명성을 높여 세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면 긍정적인 내용"이라면서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코로나 충격이 반영되면서 앞으로 경제 전망이 밝지 않아 현실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 신고와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임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기업이 정확한 재무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없다"며 "12월 결산법인이 집중돼 사업보고서 제출과 법인세 신고를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OECD국가 중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곤 우리나라 보다 짧은 국가는 없다. 12월 결산월을 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고 1개월 기한 연장하는 게 낫다"고 제언했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최근 시민단체와 관련돼 일어난 일들을 보면 아직 의혹 제기 단계지만 비영리법인에 대한 회계투명성을 오히려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발제를 보면 기업규모가 클수록 세금 탈루율이 낮다고 하는데 일각의 반기업 정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나온 이재면 기획재정부 세제실 법인세제과장은 "세제 측면에서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역외탈세는 BEPS프로그램으로 국제공조를 하고 있고 비영리법인의 회계투명성 문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전용계좌 사용, 외부감사 대상 확대, 공시 대상 확대 등 여러 제도들이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회계투명성은 거래 자체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10여년 동안 마련돼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단, 과세에 있어선 상위 10%의 기업이 법인세 세수의 97% 담당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은 거래가 복잡해 투명하고 정확한 회계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없으면 세수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기업의 회게투명성과 합리성을 고려해 충분히 제도에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는데, 역할과 기능이 이뤄지는지 반성과 자성을 하고 전반적인 평가를 통해 개선방안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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