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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차등의결권주 도입 초석 놓은 최운열 (上)

"차등의결권주, 창업인 소신 경영 위해 필요"

  • 보도 : 2020.06.01 11:46
  • 수정 : 2020.06.10 08:05

"벤처창업인에 한해 제한적 도입 우선돼야…재벌 부작용 우려"
"민주당 핵심 법안으로 논의…한두 명 반대로 채택 안돼 아쉬워"
'6+3'외감법 개정안 발의…"올바른 외부감사 제도 정착 기대"
"6년의 자율수임 기간 외감기관도 긴장해 감사해야 되는 구조"

조세일보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20대 국회 임기를 마친 뒤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차등의결권주 도입을 임기 내 마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지만 21대 국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는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초대형 아이디어 기업이 왜 나오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로 협소한 내수시장 등 몇 가지 요인이 꼽히고 있지만 차등의결권주 제도가 없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재계는 지적한다.

차등의결권주 제도는 1984년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미국과 유럽각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15년 전 쯤부터 우리나라의 초대형 기술기업들이 국제적 기업사냥꾼들의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의 먹이감으로 노출되면서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한국상장사협의회 등이 도입을 주창했지만 주주평등권을 왜곡할 수 있다는 반론에 부딛혀 보수정권하에서도 도입하지 못한 제도다.

차등의결권주 제도는 주주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대적M&A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일 뿐만 아니라 기술은 있으나 자본이 부족한 아이디어 보유자들의 창업을 촉진하여 벤처기업 붐을 조성하고 소재산업, 4차산업을 육성하는데 매우 요긴한 장치로 평가 받고 있다.

이처럼 장점이 많지만 도입하지 못했던 차등의결권주 제도가 21대 국회에서는 입법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 차등의결권주 도입을 총선공약으로 내건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차등의결권주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20대 국회에 차등의결권주 제도를 의원입법안으로 제출했던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데 이어 문재인 정부 하반기 국정의 경제분야 요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큰 점도 차등의결권주 도입 전망을 밝게 해 주고 있다.

최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추천으로 비례대표 의원 배지를 단 초선이었지만 다선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며 회계개혁입법을 주도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동안의 성과나 경제학자로서의 전문성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중책을 맡게 될 최운열 의원을 20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일인 지난달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차등의결권주 제도와 회계개혁법안 등에 대한 소회와 코로나19 국난극복을 위한 의견을 들어 봤다.

■ 인터뷰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 정리 : 홍준표 기자 / 사진 : 임민원 기자

Q. 차등의결권주 도입 의원입법안을 발의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인가?

☞ 초대 코스닥위원회 위원장을 지낼 당시 벤처기업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때 나온 이야기 중 하나가 기술은 있는데 돈이 없다. 창업해 성공할수록 경영권을 뺏기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이후 국회에 들어와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벤처기업 대표를 만나 건의 사항을 들어보니 20년 전에 비해 나아진 것이 없었다. 뜻이 있는 사람들이 의욕적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경영권에 위축되지 않고 소신껏 경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차등의결권주를 도입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발의하게 됐다.

Q. 차등의결권주를 신생 벤처기업에만 적용하도록 한 이유는 무엇인가?

☞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재벌들 문제가 많은데 차등의결권주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제가 발의한 법안은 일반 대기업이 아닌 벤처 창업인들에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당에 있을 때는 (차등의결권주 도입을) 반대했는데, 직접 현장에 나가보니 차등의결권주가 필요하다고 느낀 것 같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차등의결권주 도입에 대해 여전히 큰 의견 차이를 보인다. 반면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모든 기업에 차등의결권주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우리나라 상황에 맞지 않는다. 제한적으로 벤처창업인에게만 도입해야 한다. 창업을 활성화해서 일자리를 늘려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벌이 만드는 순기능도 있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이를 불식시킬 때까지는 일반 기업에 대한 차등의결권주 도입은 국민 여론이 지지하지는 않을 것 같다.

조세일보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국회 임기를 마무리한 뒤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세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Q. 차등의결권주 도입 법안이 당론으로 채택되지 않은 이유와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에서는 당의 핵심 법안 중 하나로 다뤄져 사실 당론과 다름없다. 의원총회를 통해서 전체 의원이 찬성한 당론은 아니었지만 원내대표나 정책위에서는 정부의 혁신성장을 추동하려면 법안 도입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그러나 20대 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한두 명 정도의 의원이 법안을 반대하다 보니 통과되지 않았다. 한 명만이라도 발의한 법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리 당론이라고 해도 채택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21대 국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민주당의 1호 법안에 심사 방법 등이 포함돼 있어 이러한 문제점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99%가 찬성하는데 1%가 반대한다고 해서 막히면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따라서 다음 국회에서 다시 논의가 잘 됐으면 한다. 20대 국회에서 차등의결권주 도입 법안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그만두게 된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Q. 회계개혁입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셨는데 회계개혁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 우리나라는 양적으로는 세계 10대 강국인데 질적인 지표를 보면 창피하기 짝이 없는 지표가 많다. 그중에 한 가지가 3~4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기업재무정보 질의 수준이 세계 66개국 중 꼴등이었다. 제대로 외부감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사인이 갑의 위치에서 기업의 문제를 파악해야 하는데 자유수임제다 보니 감사인이 피감사인인 기업에 포획돼 약자가 됐다. 이러니 회계의 질이 좋아질 수가 없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인 셈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보고 기업에 투자하는데 저 자신이 회계사이기도 해서 이러한 부분이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지정감사제의 필요성을 느꼈고,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

2017년 당시 저를 포함해 박찬대 민주당 의원,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등 3~4명이 발의했는데 결국 제가 발의한 개정안이 반영돼 채택됐다.  6년은 자율계약으로 감사하고, 3년은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를 갖추게 되면 6년 뒤 지정감사인들이 자율수임 기간의 감사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감사시스템이 정착될 것으로 생각했다.

다른 의원들이 미국 같았으면 법안을 발의한 제 이름을 붙여 '최운열 법안'이라고 했을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웃음)

외감법 개정 과정에서 상장회사 대표가 감사비용에 대해 부담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래서 제가 이들에게 역으로 물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외부감사하는 비용은 35억원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그 비용으로 감사가 제대로 될 수 있겠냐, 감사비용이 1000억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삼성전자의 가치는 훨씬 더 높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Q. 채이배 의원이 본인 주도로 회계개혁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채이배 의원의 입법안이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의 안 중 가장 강도가 약했다. 가장 강도가 센 안이 자유한국당 엄용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제안한 안이고, 채 의원은 지정감사제를 처음 9년간만 한시적으로 적용하고, 지정시기는 기업이 선택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저는 그 중간 안인 6+3안(6년간 자유수임 후 3년간 지정감사)을 발의했다. 당시 외감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의원이 여러 명(국민의 당 김관영 의원의 안도 있었다)이었고, 서로 다른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정무위원회에서 병합해 심리했다. 모든 사람의 노력에 의해서 합의점을 찾았기 때문에 특정 의원 한 사람의 노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下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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