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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정글의 강자들㊱-전문직 성공의 핵심 DNA-

예변호사와 노변호사

  • 보도 : 2020.06.01 11:02
  • 수정 : 2020.06.01 11:02

조세일보
[A로펌]
A로펌에 신규손님이 찾아왔다. 상속세 건으로 자문을 받기 위해서 방문한 것이다. 대표는 상속세에 경험이 많은 노변호사와 후배 2명을 들여보냈다.

손님이 가져온 상속세 건은 그 액수가 상당하였다. 손님이 그 사건의 배경설명과 세무서의 부과처분사유를 오랫동안 상세히 설명하였다. 사건은 매우 난해하고 복잡해 보였다. 사건을 맡더라도 사실관계의 파악이나 자료수집 나아가 법리개발에 시간이 많이 들어갈 수 있어 보였다. 소송대상금액이 커서 버리기도 아깝긴 하지만 사건을 맡으면 투입될 인력과 시간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손님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노변호사가 말했다.
"이 사건은 소송을 해 봐야 승산이 없어 보입니다. 상속세법 제00조를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하면서 상속세법 조문을 읽어 주는 것이 아닌가?

손님도 그 말을 바로 이해했다. 아니, 동조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그에게는 노변호사의 결론이 이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변호사가 매우 빠른 결론을 내는 것을 보고 참 스마트한 변호사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자기도 이 사건의 복잡성을 잘 알고 있는데다가, 자기가 아는 개인변호사와 주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같은 이유로 소송을 포기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 낫다는 말을 계속 들어왔기 때문이다.

손님은 그래도 혹시나 이런 대형로펌에는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면서 찾아왔는데 상속세 전문 변호사가 단연코 승산이 없다고 하니 약간 실망은 했지만, 역시 방법이 없구나 하면서 돌아갔다.

[B로펌]
그 손님은 대형로펌인 A로펌까지도 희망이 없다고 하므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지인이 그 손님을 자꾸 부추겼다. B로펌에도 유명한 상속세 전문가가 있으니 그곳에도 한 번 가보라는 것이었다. 손님은 다시 가보았자 똑같은 변호사로서 똑같은 소리를 할 것이 뻔한데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면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 지인은 B로펌을 오래 쓰고 있는 다른 고객까지 데리고 와서 함께 그 손님을 설득했다. 밑져야 본전이니 한 번 찾아가보라는 것이었다. 권유가 계속되자 결국 그 손님도 권유를 따르기로 하였다.

그 손님이 B로펌을 방문했다. 이 로펌의 예변호사가 자기 후배들을 데리고 이 손님을 맞이했다.

손님이 복잡한 사건을 장시간 설명을 하였다. 예변호사는 내용을 파악하기 위하여 중간 중간에 많은 질문을 퍼부었다. 설명이 끝난 후에도 많은 질문을 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 사건과 유사한 기존판례들을 보건대 승소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이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 사건과 기존사건들을 최대한 차별화시키고 또 법문의 문구(wording)를 하나하나 세밀히 잘 분석하면 길이 나타날 수도 있다.

승소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맡겨 보시라. 우리가 이론을 철저히 연구하고, 국세청 출신의 전문가에게 사실관계도 더 파악하게 한 후 현재 과세관청이 주장하는 과세근거의 법리에 허점이 있는지도 알아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우리 로펌의 대법관 등 전직판사들의 의견도 충분히 들어보고, 그들의 법원 인맥도 살펴보고, 나아가 우리 법과 유사한 일본세법과 일본판례도 살펴보겠다. 당장 무슨 수가 보이지는 않으나 우리가 한 번 열심히 방법을 연구해 보겠다."

승산은 별로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법을 찾아보자는 예변호사의 말이 손님의 마음을 끌었다. 결국 그 손님은 B로펌에 소송을 맡겼다. 착수금은 낮게 하되 성공보수율을 높여주었다.

예변호사는 1심에서는 패소하였다. 그러나 2심에서는 일부 승소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에 가서는 전부 승소를 하였다. 그리하여 성공보수를 받았다. 20억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성공보수율은 크지 않으나 상속세금액 자체가 크다 보니 성공보수가 그리 커진 것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변호사와 예변호사의 접근(approach)은 처음부터 달랐습니다. 노변호사는 손님을 바로 쫓아낸 셈이고, 예변호사는 손님을 잡아 둔 것입니다.

승산이 없어 보이는데도 어떻게 하든 손님을 설득하여 자기 손님으로 만든 후 소송의 전과정을 통해 고객과 한 팀이 되어 열심히 노력한 끝에 거액의 성공보수를 거머쥐었고 손님에게 행복을 선사하였습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전문직은 크게 N Type과 Y Type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 같다.

N Type 전문가
-손님의 이야기를 충분히 경청하지 않는다.
-결론을 단정적으로 내리는 습관이 있다.
-승산이 없다는 말을 쉽게 한다.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의지 표현이 약하다.
-손님에게 함께 노력하여 좋은 결과를 내 보자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지 못한다.
-호소력이 약하다.
-설명을 다 듣기도 전에 결론을 내버린다.
-결과적으로 많은 손님을 놓친다.
-일을 해 보지도 못하고 미리 손님을 몰아내는 것이다.

Y Type 전문가
-손님의 아픔을 자기 아픔같이 받아준다.
-따라서 손님의 설명을 듣고 또 듣는다.
-승산이 높지는 않다고 밑자리(?)는 깔면서도,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계속 표현한다.
-결론을 단정적으로 내리지 않는다.
-worst scenario부터 best scenario까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고 각각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승산이 없다는 말은 거의 하지 않는다.
-손님에게 한 팀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좋은 결과를 내 보자는 강한 의지를 전달한다.
-절대 쉽게 결론을 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많은 손님을 붙잡아 놓는다.
-패소를 하더라도 소송과정에서 보인 노력과 열성으로 오히려 그 손님을 감동시킨다. 다시 말하면 실패를 해도 손님들이 떠나지 않도록 한다. 함께 일하는 과정을 자신들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 

N Type은 대개 아래와 같은 사람이다.
-성격이 좀 오만하거나,
-성격이 매우 급하거나,
-성격이 직선적이거나 또는
-자신감이 지나친 사람들일 것 같다.

전문직에서는 N Type 보다 Y Type의 성공가능성이 높다.
손님을 일단 내쫓고 나서 (즉, No!를 해서) 무슨 자문을 하겠는가?
손님은 일단 잡아 놓아야 한다. 잡아 놓고 (Yes!를 해서) 뭔가를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소송 등을) 이겨주면 그만이요. 설사 실패를 하더라도 자문제공 과정에서 보여준 열성, 노력, 성의, 치열함, 공감노력 등으로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그러면 실패를 해도 손님은 그 전문가를 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신뢰가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에게는 금기어가 있다. 그 금기어 중에서도 특히나 함부로 해서는 안 될 말이 "안 된다"이다. "안 된다"는 말을 공무원들이 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들은 주 업무가 규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는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전문가가 왜 필요한가? 언뜻 보면 안 될 것 같은 일을 되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찾아 주기 위해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세상이 발전하려면 누군가가 새로운 일을 하여야 한다. 요즘의 '타다'처럼 말이다.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하다보면 반드시 문제가 나타난다. 그때 그 문제점을 해결하거나 제거하거나, 우회할 방법을 찾아 주는 것이 전문직이 해야 할 기본업무이다. 

"전문직에서 성공하려면 예변호사가 되라"

(전)법무법인 광장
이종열 고문

[약력] 서울대학교(경영학과) 졸, 세종대학교경영대학장·경영대학원장, 안건(현 안진)회계법인대표, 김&장법률사무소(부문)대표, 미국UC HASTINGS 법학대학원 방문교수,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조세분과 회장, 미국 및 호주회계법인 간부 등, (전)법무법인 광장 고문(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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