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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세제 개편, 필요한 이유]

"신탁재산소득 납세의무자…수탁자·위탁자도 포함시켜야"

  • 보도 : 2020.05.29 15:57
  • 수정 : 2020.05.29 15:57

"수익자 과세가 원칙, 위탁자 등 과세 예외 둬야"

'신탁 관련 세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논의'

-한국세무학회 공청회-

조세일보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세무학회 '신탁세제의 현황과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학계 및 업계 관계자들이 신탁관련 세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탁 관련 납세 의무를 수익자뿐만 아니라 수탁자와 위탁자에게도 부담 지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 세법이 납세의무를 수익자에게만 지우고 있어 신탁제도를 유연하게 활용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29일 신탁 관련 세금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공청회에서 이중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신탁 관련 소득세 및 법인세의 현황과 개편 방안' 자료를 통해 이 같이 제언했다. 

신탁이란 재산 보유자(위탁자)가 은행이나 금융사 등(수탁자)에게 맡겨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현행 소득세법은 신탁재산에 귀속되는 소득은 그 신탁의 수익자(수익자가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신탁의 위탁자 또는 그 상속인)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중교 연세대 법전원 교수는 "정부가 신탁법 개정을 통해 신탁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의 신탁을 법제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법상 신탁은 단순히 투자신탁과 그 이외의 신탁으로만 구분해 다양한 유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현행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상 신탁소득의 납세의무자를 수익자로 획일 규정하면서 신탁의 장점인 유연성과 다양성을 활용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등 OECD 국가의 경우 신탁과 관련한 납세의무자를 수익자로 일원화하지 않고 수탁자와 위탁자 등에게도 적절히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 교수가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신탁 자체를 수익자와 별개의 과세실체로 인정하고 있다. 신탁이 재산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하면 개인으로 취급하고 영리활동을 수행하면 법인 또는 파트너로 취급하는 것이다.

영국은 수동신탁에 대해선 수익자를 납세의무자로 보고 그 밖에 신탁에 대해선 수탁자를 납세의무자로 하는 등 유연하게 신탁세제를 활용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에도 신탁의 변경권한 및 신탁재산의 급부수령권을 갖는 위탁자를 수익자로 간주해 납세의무를 인정하고 있다.

이 교수는 개선방안으로 "수익자과세를 원칙으로 하되, 수탁자과세 및 위탁자과세를 부분적으로 수용한다면 신탁의 기능과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신탁 관련 세제, 입법 보완 필요하다"

조세일보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세무학회 '신탁세제의 현황과 개편방안 공청회' 현장. 한국세무학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전 신청을 받은 뒤 입장 인원을 40명으로 제한했다.

발제 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김병일 강남대 교수, 백제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신찬혁 한국자산신탁 전무, 한원식 삼정KPMG 전무, 이호근 기획재정부 소득세제과장이 참여해 신탁세제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를 주고받았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신탁관련 세제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인 안건에 대해선 일부 다른 입장을 보였다.

백제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우리나라 신탁제도는 지난 2011년 관련법의 전면개정으로 신탁이 크게 이용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지만 현재까지 관련 규정 자체가 단출할 뿐만 아니라 개별 세법에서 납세의무자를 달리 규정하는 등 체계적인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신탁의 이용자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보장되지 못해 신탁제도의 적극적인 이용이 저해되고 있다는 것이 백 변호사의 설명이다.

백 변호사는 "신탁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예외 규정을 도입한다면 일반적 조세회피 규정의 성격을 갖고 있는 실질과세원칙은 최대한 엄격하면서도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병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 교수의 발제내용과 관련해 신탁의 종류에 따라 세무처리가 달라질 수 있어 납세의무자 선정 문제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수탁자과세신탁이란 용어는 신탁의 과세 범위를 고려할 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일본의 법인과세신탁과 같이 제한적으로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법인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사업부문을 떼어내어 이를 신탁으로 활용할 경우 법인세를 면탈할 가능성이 높아 조세회피를 방지하는 방안도 함께 연구되어야한다"고 말했다.

한원식 삼정KPMG 전무는 "수익자과세를 원칙으로 하되, 조세중립성을 위해 수탁자과세를 수용하면서 누진세율 회피 등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위탁자과세를 제안한 입법방안에 동의 한다"고 밝혔다.

한 전무는 "다만, 신탁 설정 시 증여세 과세대상인 수익자가 받을 신탁의 수익을 받을 권리와 운용 시 소득세 과세대상인 실제 수익을 받는 것은 동일한 소득이기 때문에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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