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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에 바란다】

싸움으로 얼룩진 20대 국회 "끝" 21대엔 '일하는 국회' 되길

  • 보도 : 2020.05.29 11:18
  • 수정 : 2020.06.16 10:40

20대 국회 법안 처리율 37.8%···역대 최저(19대 41.7%) 기록
탄핵소추안 처리로 시작한 20대 국회...4년 내내 극한 대립만 해'
'패스트트랙 정국','조국 사태'로 민생 등한시...'동물국회' 비난
21대 국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위한 '일하는 국회' 돼야

싸움, 막말, 당론 없는 노이즈마케팅으로 얼룩진 20대 국회가 29일 막을 내리고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30일부터 개시된다.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며 20대 국회 문을 열었지만 결과는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최악의 국회'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는 총 2만4천141건의 법률안이 발의됐고, 이 중 9천139건이 처리(법안처리율 37.8%)됐다. 이는 역대 최저 법안 처리율을 기록한 19대 국회(41.7%)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다.

조세일보

◆…싸움, 막말, 당론 없는 노이즈마케팅으로 얼룩진 20대 국회가 29일 막을 내린다 (사진=연합뉴스)

2016~2020년 5년동안 국회에 투입된 예산은 총3조550억원. 이 막대한 혈세를 가져다 쓴 댓가로 국회가 한 일은 무엇인가? 지난 5년간 국민들의 뇌리에 새겨진 국회의원의 모습은 5,18 망언, 막말, 동물국회, 의원감금, 삭발, 한탕주의식 노이즈마케팅, 당리당략에 열중하는 모습 등 이었다.

최저 법안 처리율은 말 할 것도 없고 의원들이 발의한 입법안도 당론으로 채택돼 당 차원에서 추진된 안은 별로 없다. 대부분 한건 올리기식, 보여주기식 입법안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야가 당리당략에 몰두하느라 민생과 입법활동에 소홀했던 탓에 21대 총선에서 국민들의 매서운 질책을 받았다.

임기 첫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 문제로 시작한 20대 국회는 4년 내내 여야간 극한 대립을 보여 협치는 고사하고 소통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위 '촛불혁명'으로 정권 교체이후 여야는 더욱 대치했다. 2018년 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은 '국회선진화법' 도입 7년 만의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고, 지난해 9월 시작된 '조국 사태'로 나라가 좌·우 양 진영으로 나뉘는 등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보여준 여야의 대치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었다. 야당은 제대로 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국회에서의 정책 대결보다는 삭발과 단식투쟁, 그리고 광장정치가 중심이 되는 등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20대 하반기 국회를 이끌었던 문희상 국회의장도 임기 만료를 앞둔 지난 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대 국회를 한 마디로 표현해 '야누스의 얼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 전반기에는 탄핵을 한 국회로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거다. 하지만 후반기는 탄핵 이후의 제도화에는 실패한 국회"라고 개탄했다.

민주당이 통합당(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범여권으로 '4+1'협의체를 구성, 강력히 추진하지 않았더라면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검찰개혁법,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신설법 등 3대 패스트트랙 법안은 처리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당시 통합당은 3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는 물론 민생법안 200여건 처리에도 불참했다. 제1 야당으로서, 입법이 생명인 국회의원으로서도 자격을 잃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향한 21대 국회는 명실공히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리어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는 전시에 버금가는 위기상황에다 경제 위기는 그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전과 같은 국정 혼란이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정 운영의 책임은 집권여당에 있다. 그렇다고 대통령을 포함한 여당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야당의 책임도 크다. 협치가 절실히 필요한 국면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우선 '일하는 국회법'을 최우선 입법과제로 내세웠다. 오죽했으면 '일하는 국회법'이냐는 자조섞인 비판도 나온다.

통합당도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국회가 조속히 원(院)구성을 완료하고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이 안심하고 저희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일하는 국회법' 제정 필요성에 통합당이 '177석의 거대여당의 독주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반발해 '일하는 국회법'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은 독립된 입법부다. 지역구를 대표(비례대표 제외)해 지역구민들의 대행자 역할도 중요하지만, 국정 운영과 관련한 국민의 수탁자로서의 역할, 즉 입법 활동에 전념해야 하는 책무 또한 막중하다.

통합당의 참패로 귀결된 21대 총선의 민심을 정치권이 제대로 읽어 21대 국회는 판사가 판결문으로 말하듯, 국회의원은 입법으로 말하는, '싸움'이 아닌 '정책과 당론'으로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상춘재로 여야 양당 원내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겸한 국정 전반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국회가 제때 열리고 법안이 제때 처리되면 제가 업어드리겠다"고 말한 점도 깊이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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