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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불법승계 의혹' 전면 부인…검찰의 숨은 카드는?

  • 보도 : 2020.05.27 11:16
  • 수정 : 2020.05.27 11:16

이재용, 17시간 검찰 조사 마치고 27일 새벽 귀가
이재용 "보고받거나 지시 사실 없다" 의혹 부인
합병·승계 의혹 '적극 관여' 여부 따라 기소 가를 듯
검찰, 추가 조사 필요성 검토 뒤 재소환 방침

조세일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여 혐의 등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에서 17시간여 동안 진행된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검찰 조사받은 지 3년여 만에 또다시 기소의 갈림길에 섰다.

이 부회장은 서울중앙지검에 비공개로 출석해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와 관련된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받은 뒤 17시간 만인 27일 오전 1시30분께 귀가했다. 전날 오전 8시30분에 시작된 조사는 오후 9시쯤 마무리됐고, 이 부회장은 오전 1시30분께 조서 열람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불법 승계 및 합병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 부회장을 소환하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가 곧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검토한 다음 이 부회장에 대한 재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의 기소를 가를 핵심 쟁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에 이 부회장이 어느 선까지 관여했는지로 압축된다. 이 부회장은 조사 과정에서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이 이 부회장의 '적극 관여' 여부를 판단한 다음 신병 처리에 대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불기소·구속 기소·불구속 기소 등 크게 세 가지다.

검찰이 이 부회장을 불기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약 1년 6개월 동안 승계 의혹과 관련된 삼성 고위급 인사를 수 차례 불러 조사했고, 삼성바이오·삼성에피스·한국거래소·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KCC·삼성물산 등을 압수수색을 하며 자료를 확보했다.

또 이미 1심에서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된 증거인멸 혐의로 전·현직 임원들이 실형을 선고받는 등 재판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어 검찰이 불기소한다면 비난받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 부회장의 기소 가능성이 높다는게 법원 안팎의 중론이다. 다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법조계는 수사가 장기간 진행된 만큼 합병 의혹에 관여한 관련자들이 적지 않게 기소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검찰은 그동안 그룹 차원의 승계작업 개입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김종중 전 미래전략팀장을 불렀고,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  등 계열사 임원 10여 명도 여러 차례 소환했다.

검찰은 상당 기간 쌓은 수사 기록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에  깊숙이 관여한 전·현직 임원을 추린 다음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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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6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그룹의 경영권을 부정하게 승계했다는 혐의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받았다.

검찰은 2015년 이 부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삼성물산이 회사의 가치를 고의로 낮추고, 제일모직은 주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합병했다고 의심한다.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0.35로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주식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됐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삼성물산 주식은 없었는데,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이 산정됨에 따라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뤄진 불법 행위를 이 부회장과 미래전략실이 보고받거나 지시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해서도 검찰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만들기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회계를 조작해 시장가치를 키웠고,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상장을 앞두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전환했고, 이에 대한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하면서 4조원대로 시장가치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했던 제일모직의 주식가치가 높게 평가돼 삼성물산과 1대0.35 비율로 합병할 수 있게 됐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콜옵션 공시 누락) 지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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