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0개국 경제단체, 2020 경제전망 발표
'기업환경 비관적' 응답, 작년 16%→올해 95%
"경기 회복에 12개월 이상 소요될 것" 전망
코로나19발(發) 경기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경제단체 10곳 중 9곳이 '글로벌 기업환경이 나쁘다'는 진단을 내렸다. 특히 올해 6월까지 코로나19가 억제되더라도 경제회복엔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회복에 필요한 정책으로 '조세 격차' 감축을 비롯해 강력한 구조개혁, 민간분야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은 27일 열린 '2020년 BIAC 이사회·정기총회'를 통해 발표된 '2020 경제정책설문' 보고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BIAC 정회원이자 한국 대표 사무국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GDP의 73%를 차지하는 OECD 20개 회원국 경제단체들이 글로벌 기업환경 전반에 대해 '나쁘거나, 매우 나쁘다'라고 인식하는 응답이 작년 16%에서 올해 95%로 뛰어 올랐다.
이는 2010년 이후 세계경제 성장률이 처음으로 3%를 넘겨 전세계적 호황기를 누리던 2017년(8%)에 비해 약 12배 증가한 수치다.
수출과 투자의 급격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모습도 엿보였다. 각국 수출의 급격한 감소를 전망한다는 응답이 55%, 투자부문에 있어 급격한 감소를 전망한다는 응답은 75%였다. 전경련은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이에 대한 타격이 교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은 이러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고 진단, 경기 회복엔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의 글로벌 경제 영향력 예상 기간'에 대해 12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55%를 차지했다. 6개월 내에 부정적 영향이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6월 이전 코로나19의 효과적 억제시 경제회복에 필요한 기간'에 대해선 12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 예측한 응답이 65%로 가장 많았다. 글로벌 산업계가 코로나 통제 이후에도 상당한 후유증을 앓을 것이라는 예상되는 대목이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되는 3개 분야로는 숙박, 여행 등 호스피털리티 산업을 꼽았다. 이어 교통산업(65%), 무역 등 상거래(38%), 미디어·문화산업(23%) 순이었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은 단기적 경기부양을 위해서 추가적으로 유동성 확대조치 연장, 세금·부채 납부 추가적 유예, 고용관련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 제안으로 조세 격차 감축이 눈에 띈다. 조세 격차란 인건비 중 근로소득 관련 소득세와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사회보장기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조세격차가 낮을수록 노동자 세부담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에너지, 생산 및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조세 감면 등도 제시됐다.
구조개혁과 관련해선 지난 1년 간 자국 내 개혁의 강도가 '보통이거나 느린 수준'이라는 응답이 79%였다. 이에 따라 한층 강력한 구조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언급됐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글로벌 경제계의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엄중한 우려를 구체적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며 "단기적 경기부양책과 함께 장기적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구조개혁으로 경제체질을 재정비하는 국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경제가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 선두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그간 지적됐던 성장 저해요소를 과감히 타파하고 기업환경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하며, 동시에 한국 경제가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한 만큼 보호주의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도 목소리를 계속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