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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의장 "40년 정치인생...보람된 정치인의 길"

  • 보도 : 2020.05.21 16:05
  • 수정 : 2020.05.21 16:05

21일 국회서 퇴임 기자회견 갖고, 40년 정치인생 회고
文대통령 "복 많은 대통령...야당 복보다는 시대정신 따르는 사람"
"국난 극복이 가장 중요...성과 없으면 불평·불평 나오기 시작할 것"
"과감하게 통합으로 방향 전환해야...전직 대통령 사면 검토할 떄"

조세일보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은 21일 국회 사랑재에서 가진 퇴임 기자회견에서 40년 정치인생중 가장 기뻤던 일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을 슬펐던 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꼽았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 하는 문 의장(사진=더팩트)

퇴임을 앞둔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참 복이 많은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40년 정치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을, 가장 슬펐던 날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꼽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도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돌아보니 덤 치고는 너무 후한 정치인생을 걸어왔다"며 "무려 다섯 정부에서 제게 역할이 주어졌고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할 수 있었다. 놀라운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아쉬움은 남아도 나의 정치 인생은 후회 없는 삶이었다"며 "하루하루 쌓아 올린 보람이 가득했던 행복한 정치인의 길이었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팍스 코리아나의 시대를 만들고 싶었다"며 "몸은 떠나도 문희상의 꿈, 팍스 코리아나의 시대가 열리길 간절히 바라고 응원할 것"이라고 후배들을 위한 덕담을 했다.

문 의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참 복도 많은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복 많은 대통령이 드물다"며 "용장은 지장을 못 이기고 지장은 덕장을 못 이긴다고 하는데 덕장은 운장(運將), 운 좋은 장수를 못 이긴다. 최고의 장수는 복 많은 장수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선 야당 복이 있다고 하는데 그건 너무 예의가 안 되고 시대정신에 항상 관심 있고 그대로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역대 대통령이 되신 분들은 시대정신을 타고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문 대통령의 남은 재임기간 국정운영과 관련해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국난의 극복"이라며 "코로나19에 관해 전 세계적으로 받는 평판에 걸맞게 성과를 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집권 후반기)오만에 빠지기 쉽고 여기서 또 헛발질할 수 있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며 "중요한 점은 성과를 내지 않으면 이제 슬슬 불평·불만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모든 지도자들이 적폐청산으로 시작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그게 지루해진다"며 "시종일관 적폐청산만 주장하면 정치보복 연장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개혁 동력을 상실하니 주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과감하게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중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타이밍을 놓치면 놓칠수록 의미가 없게 된다. 나는 지금이 적기라고 본다"고 했다.

'발언의 의미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권유인가'라는 물음엔 "사면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는 의미다. 사면하라는 건 아니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하지만 그 분 성격상 아마 (사면을) 못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문 의장은 20대 국회에 대해선 '현직 대통령을 탄핵한 국회'라고 평가했고, 21대 국회에 가장 기대하는 과제로 '개헌'을 꼽았다.

문 의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건의안에 대해 "(국회의원)300명 중 234명이 찬성했고, 반대는 51명뿐이었다"며 "휘황찬란하게 오래 남아있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개헌'해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비선실세, 국정농단은 대통령 치하 문제점으로 이를 풀려면 제도적으로 완성해야 한다. 그 첫 번째가 개헌"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막기 위해 내각제 대통령제가 돼야 한다"면서도 "국회가 '국민 불신 1위'라서 바로 내각제로 가기 힘들다. 따라서 헌법에 명시된 권한을 보장하는 책임총리제라는 중간다리를 거치자는 게 내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개헌 추진 시기에 대해선 "(지난 2018년 3월에) 대통령은 이미 안을 냈다. 그런데 또 대통령 이름으로 바꿔 내라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며 "국회가 맡아서, 특히 야당 중심으로 이를 관철하기 위해 자꾸 걸어야 한다. 이때가 제일 적당하다"고 했다.

문 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되던 날(1997년 12월 19일)을 정치인생 중 가장 기뻤던 날로 꼽았다. 그는 "제 정치 목표는 김 전 대통령 당선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슬펐던 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였다"며 "지금의 문 대통령이 전화로 '돌아가셨다'고 알려왔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회한과 자책, 결국 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애환이 가슴 속에 서려 있다"고 했다.

국회의장 임기 동안 가장 기억나는 일로는 지난해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처리했던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 이유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대통령의 꿈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그는 "세 분 대통령들의 꿈과 염원이 있었고, '숙명이구나'라고 6개월 전부터 결심했었다"며 "하지만 계속 협치를 강조해왔는데 결과적으로 강행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면서 기뻐만 할 수 없었다. 기쁘면서 서러웠다"고 소회하기도 했다.

그는 또 '4·15 총선 아들 공천을 위해 직권상정 등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밀어붙인다'는 비판을 받은 데 대해서도 "내가 어떻게 아들 출세를 시키려고 내 위치를 이용하겠나. 그 말을 들었을 땐 이루 말할 수 없는 쓰라린 심정을 느꼈다"며 "동지라는 사람들도 그 말에 함몰됐다. 가슴 쓰라렸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문 의장은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선 "10평 정도 꽃밭이 있으면 좋겠다“면서도 "이뤄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마무리했다.

지난 2018년 7월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에 오른 문 의장은 오는 29일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임기를 마치게 된다. 아울러 40년 정치인생 대단원의 막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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