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의 재판부가 14일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에게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사진=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불출석한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에게 법원이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 부장판사)는 14일 정 교수의 속행 공판에서 "한 원장이 제시한 불출석 사유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같은 처분을 내렸다.
한 원장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주최로 열린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국제학술대회에 정 교수의 딸 조모씨가 실제로 인턴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인턴십 확인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2009년 5월 당시 센터장으로 재임했다.
이와 관련해 한 원장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검찰이 한 원장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신청했지만 정 교수 측이 이를 부동의하자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재판부는 "한 원장을 증인으로 부르는 이유는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보장하고,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심리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법을 전공한 교수가 정당하지 않은 사유로 출석을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17일 증인 가족에게 소환장을 송달해 가족이 수령했는데 재판 전날 한 원장이 유관기관장 회의가 예정됐고, 증언거부권이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며 "이에 기관장 회의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상 증언거부권이 있더라도 법정을 출석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오랜 기간 형사법과 인권을 가르친 증인이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한 원장이 또 출석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뿐만 아니라 구인영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한 원장이 수사기관의 피의자 지위에 있어 피의자로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며 "피고인과 증인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고, 그러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증인신문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에 검찰은 "한 원장은 조씨와 관련한 사건은 입건이 되지 않았고, 공소시효도 이미 지났다"고 반박하며 "얼마 전에는 아기가 100일이 채 안 된 분도 증인으로 나와 협조했는데 나름대로 불만은 있지만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7월 2일 한 원장을 다시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을 지낸 직원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조씨의 세미나 참석 여부를 나중에 알았다며 "행사가 마무리된 뒤 끝까지 남았던 사람들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 가서 식사했는데 그때 조씨가 자신이 이름을 밝혀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또 김씨는 행사 당일 촬영된 영상 속 앉아있는 여성이 조씨가 맞는다고 증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