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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정글의 강자들㉚-전문직 성공의 핵심 DNA-

Silo, Silo를 쳐부숴라!

  • 보도 : 2020.05.08 09:22
  • 수정 : 2020.05.08 09:22

조세일보

"Teamwork is the ability to work together toward a common vision. The ability to direct individual accomplishments toward organizational objectives. It is the fuel that allows common people to attain uncommon result(팀워크는 공통된 비전을 향해 함께 일하는 능력이다. 조직의 목표를 향해 개인이 성과를 내도록 지휘하는 능력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결과를 이루도록 만들어내는 에너지원이다)." - Andrew Carnegie

"직원들이 보다 큰 범위의 작업 프로세스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업무 목표에만 집중하는 조직은 붕괴하기 쉽다." - Herbert Simon(조직론 대가)

"borderless management(칸막이 없는 경영)" 그리고 "agile organization(기민한 조직)", 전자는 이미 전세계에 퍼져 있는 개념이고 후자는 최근에 인구에 회자되는 경영원칙이다.

우선 전문직과 borderless management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보자.

borderless management는 과거 경영혁신의 아이콘(icon)으로 추앙 받던 Jack Welch의 슬로건이다. 그는 미국의 GE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부활시킨 GE 전 회장이다.

기업의 규모가 방대해질수록 생산, 영업, 기획 등으로 조직이 분(업)화한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극대화해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각 부문이 비대화하면서 부문 간에 경계(border)가 그어지고 경계의 벽이 두터워지면서 상호 소통에 장애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소위 silo(칸막이)현상이 발생한다. 각 부문들은 자나깨나 기업 전체의 시각에서 기업 전체의 목표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이 자기 부서의 실적이나 효율성에 지나치게 집착하기 쉽다. 그렇게 되면 조직의 목표를 향해 모든 에너지가 모아지는 것이 아니라, 각 부서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갈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다.

분업화와 전문화가 기대했던 각 부문 간의 유기적인 협조를 가져오지 못하거나 부서 간의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최선의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 아니면 전사적인 의사결정이 지체되거나,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져 무한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

borderless management(칸막이 없는 경영)는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경영원칙이다. 각 부문의 벽을 부셔 없애서 항상 서로 소통하고 협의가 잘 이루어질 있도록 구축된 경영조직체제이다. 요즈음 젊은 리더들이 경영하는 많은 IT기업들이 이런 경영방식을 주도하고 있다.

임원이나 사장의 방들을 없애 오픈(open)된 장소에서, 회사 전체의 궁극 목표와 주변 부서의 작업프로세스를 실시간으로 느끼면서 각자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모든 부서가 항시 쉽게 제안을 하고 편히 협의를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상호 check & balance(견제와 균형) 효과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회사의 최종 목표를 향하여 동시적으로 서로 연동(連動)하면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부서 상호간의 시너지(synergy)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갑자기 제조기업에 흔한 이런 경영이론을 들고 나오는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그 이유는 이런 경영기법이 꼭 필요한 분야가 또 있기 때문이다. 그 분야가 바로 전문직 조직이다. 특히 대형법인에게 절실한 경영원칙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대형 프로법인이나 사무소는 수많은 사무실(방)로 구성되어 있다. 각 개인이 각 방을 가지게 된 이유는 전문직의 사회적 위상을 반영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전문직 조직에 맞는 연구 분위기의 필요성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또는 수임한 사건들의 보안(confidentiality)문제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전문가들이 각방을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프로들이 각 방에서 각자의 일에 몰두하다 보면, 법인 전체의 목표나 주변의 일에 둔감 해질 수 있는 것이 문제이다.

특히 프로법인이 어떤 큰 사건을 수임했을 때 그렇다. 각 전문가가 자기 방에서 자기가 맡은 부분에만 집중하다 보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여 총합적이고 체계적인 해법을 찾아내기 어렵다. 흔히 이렇게 상호 칸막이가 되어 있는 조직을 Silo조직이라고 한다. 칸막이 조직의 폐해를 지적하기 위한 용어인 것이다.

한 M&A업무의 예를 들어 보면서 이야기를 계속해 보자. 아무리 뛰어난 M&A전문가들이라 하더라도 그들 몇 명끼리만 모여서 일을 처리할 수 없다.

M&A는 회계전문가, 재무분석가, 회사법전문가, 노동법전문가, 조세법전문가, 계약법전문가 등등 여러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해야 한다. 모든 분야 전문가의 좋은 아이디어를 추출하고 종합하여 최적의 M&A모델을 창출해 내야 한다.

그런데 많은 프로법인에서 이들이 각자의 방에 앉아 자기의 분야만을 정리해서 팀장에게 이메일(email)로 답을 전달하고 팀장은 이들을 단순히 수합하고 정리하여 최종 모델을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방식으로 과연 최선의 M&A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전문가 집단에는 그에 특유한 약점이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나름대로의 자기 권위를 내세우려 하는 기질도 강하고 전문가로서의 고집도 있다. 따라서 각 방에서 자기의 자유로운 영역에 앉아 있기를 좋아하고 타인과 물리적으로 모여서 하는 협업 등은 체질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동료의 질문에 대해서도 친절히 찾아가서 얼굴을 맞대고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보다는 그저 자기 방에 앉아서 자기의견을 email로 보내거나 전화로 답을 주려고 하는 성향이 강하다.

세계 최대 회계법인 그룹 중의 하나인 Deloitte New York 사무실의 예를 보자. 필자가 미국에서 근무할 당시 멀리서 존경하던 Mr. James Power라는 사람 이야기다.

그는 당시 Managing Partner로서 M&A를 총괄하고 있었다. 그는 오랜 경험에 의해서 대형 회계법인 임직원들의 이런 문제점을 잘 아는 듯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그는 어떤 사건이 들어오면, 그 사건이 작든 크든, 무조건 책임자로 하여금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두 한 회의실에 집합시키게 한다. 그리고 거기서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을 시킨다. 책임자는 거기서 제시되는 모든 아이디어와 대안들을 하나의 칠판에 정리한다. 그리고 그 대안들의 장점과 단점도 함께 토의 정리한다.

각자는 그 내용을 받아가지고 각자의 방에 돌아가서 다시 자기 분야의 이슈들을 재점검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다시 점검하고 다듬어서 최종의견을 다시 책임자에게 보낸다. 모두 한 자리에 집합해서 사건의 최종목표가 무엇이며 각자의 임무는 무엇이며, 그 임무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자기 방에 돌아가 그 이슈들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각자의 목표가 뚜렷하고 그것들이 어떻게 상호 연동하면서 사건의 최종해법을 찾아내게 되는지를 명확히 알게 된다. 부서간이나 전문가 간에 서로 동떨어진 의견이 나오거나 불협화음이 나올 가능성이 크게 적어지고 해법의 발견이 빠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borderless management 이다. 환언하면, Silo를 쳐부수는 경영이다.

이런 경영방식 개념을 상시 조직화한 것이 'agile 조직'이다. 여러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한 팀으로 만들어서 상시적으로 상호 아이디어를 융합하여 신개념 또는 아이디어를 창출하려는 조직이다.

대기업들은 수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을 불러 지혜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각 분야의 idea man들을 모아 아예 이들을 소규모의 한 팀으로 만들어 항상 같은 장소에서 항시 머리를 맞대고 신제품이나 새로운 전략 등의 지혜를 짜내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개념을 경영현장에 도입한 회계법인이나 로펌들이 압도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James Power는 미국 회계사업계에서 오래 전부터 이 Silo들을 쳐부숴 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사실 그는 사무실에서 인기가 그리 높지는 않았다. 임직원들을 하도 자주 집합시켰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M&A성공률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나이도 많은 그가 그 큰 M&A그룹을 그 후로도 오랫동안 직접 운영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프로법인의 borderless management를 다시 요약한다면, 이는 모든 전문가들을 한 장소에 집합시켜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총합하고 그들의 직관적인 지혜를 끌어내 순식간에 모든 분야의 문제를 정리하고, 동시에 각자의 업무를 명확히 하고 조정해서 상호간의 갈등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경영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하여 짜낸 지혜들이야말로 고객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런 경영방식은 고객에게 또 다른 감동을 줄 수 있다. 바로 문제해결의 속도이다.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open된 장소에서 함께 아이디어를 모아가는 방법은 어떤 다른 방법보다도 그 속도가 빠르다. 고객은 quality 뿐만 아니라 delivery의 속도에 크게 감동하는 동물이다.

배달의 민족이 달리 성공했겠는가? 전문직 최고의 강자들이 남과 다른 점은 이런 것이다.

물론 현대는 온 세상이 인터넷(internet)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굳이 물리적으로 집합하여 회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conference call이나 video conference를 통하여 얼마든지 회의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IT가 발달하면 할수록 그런 주장의 설득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실제로 모여서 서로 eye contact을 하고, 물리적으로 서로 touch(접촉)하고, feeling(느낌)을 주고 받으면 그 공감도를 훨씬 높일 수 있는 것이고, 또한 거기서 쏟아지는 idea가 서로 부딪치고 걸러지고 융합되며 상승작용을 거듭하면서 최상의 solution(해결책)이 도출되는 것이다.

"기업에서 침묵은 금(Gold)이 아니라 싸늘함(Cold)이다. 세계적 기업 3M은 토크(talk), 토크(talk), 토크(talk)라는 원칙으로 조직 내부의 벽을 없애고 있다." -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법무법인 광장
이종열 고문

[약력] 서울대학교(경영학과) 졸, 세종대학교경영대학장·경영대학원장, 안건(현 안진)회계법인대표, 김&장법률사무소(부문)대표, 미국UC HASTINGS 법학대학원 방문교수,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조세분과 회장, 미국 및 호주회계법인 간부 등, 현 법무법인 광장 고문(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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