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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근교 시화호가 만들어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 보도 : 2020.04.23 17:20
  • 수정 : 2020.04.23 17:20

광활한 갈대밭 위로 바람이 지나가고 철새들이 날아들어 쉬어 가는 풍경.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공룡의 흔적을 찾아 갈대밭을 걸으며 긴 사색의 시간도 갖는다. 시화호가 만들어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반나절 나들이의 행복을 느껴보자. 사강시장에서 풍성한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대부도 바지락칼국수도 맛볼 수 있는 코스다.

조세일보

◆…고정리 공룡알화석지

경기도 화성시의 고정리 공룡알화석지를 찾아가는 길은 바닷물이 출렁이던 곳이었다. 시화방조제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간척지에는 갈대와 칠면초 등 습지식물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땅이 단단하게 굳으면서 상한염, 중한염, 하안염이라 불리던 섬으로 걸어갈 수 있게 되었고, 그곳에서 30여 개의 알둥지와 200여 개에 달하는 공룡알화석을 발견했다. 1999년의 일이다. 이 공룡알화석들은 세계 3대 공룡알화석으로 꼽히며 2000년에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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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간척지 도로

드넓은 갈대밭 사이로 난 탐방로는 나무 데크로 이어진다. 그 길이가 무려 1.53km에 달해 갈대밭 사이를 천천히 걷다보면 공룡알에 대한 생각조차 잠시 잊게 되는 멋진 길이다. 사방으로 트여 햇살과 바람만이 존재하는 비현실적인 풍경 속을 걷는 듯하다. 중간에는 아담한 전망대와 통나무 벤치가 있어 잠시 쉬어 가도 된다. 광활한 갈대밭이 눈을 씻어주고 바람소리가 마음을 위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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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염의 공룡알화석지

나무 데크는 한때 섬이었던 4개의 바위산으로 안내한다. 붉은색 역암과 사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산은 바닷물에 깎인 흔적이 역력하게 드러난다. 그중 중한염에서 발견된 공룡알화석이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중한염 외에도 북동쪽에 위치한 닭섬과 개미섬에서도 공룡알화석들이 발견되었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갯벌 바닥에도 수많은 공룡알화석들이 숨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로 이 일대가 공룡들의 집단 거주지였기 때문이다.


수많은 공룡들이 이곳에 머물며 알을 낳았을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는 상상하기 힘든 먼 옛날이다. 그러나 드넓은 갈대밭 아래에 아직도 공룡의 흔적들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어디선가 '쿵쿵' 발소리를 내며 공룡이 걸어 나올 것만 같다.


중한염의 공룡알화석 학습판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공룡알화석들로, 납작한 자갈이 얹힌 모양이다. 그 어미가 어떤 공룡이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크기가 작은 것으로 보아 초식 공룡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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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염의 공룡알화석 학습판

긴 갈대밭 탐방로를 다시 걸어 나와 방문자센터로 가면 공룡알화석지에 대한 설명과 공룡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인근의 전곡항 방파제에서 발견된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의 화석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화성에서 발견된 한국 각룡류 공룡'이란 뜻으로 한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뿔공룡의 새로운 속과 종이라고 한다. 공룡알화석을 처리하는 작업 과정을 볼 수 있는 것도 특이하다. 2층 영상관에서는 매시 20분마다 공룡시대의 환경에 대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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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알화석산지 방문자센터 내부

고정리 공룡알화석지에서 나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시화호전망대로 가보자. 시화방조제와 대부도, 시화호 간척지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직 포장이 되지 않아 울퉁불퉁한 비포장길을 잠시 달려야 하지만, 간척지 너머로 떨어지는 낙조가 아름다워 사진 동호회의 출사지로도 입소문이 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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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조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마산리로 방향을 잡으면 본격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시작된다. 과거 바닷가 포구 마을이었던 마산리는 달기로 유명한 송산포도의 생산지다. 낮은 구릉지에 자리 잡은 포도농장들이 장관을 이루는데, 특히 포도가 익어가는 여름날 마산리를 지날 때면 달콤한 포도 향기가 진동한다. 길가에 늘어선 판매점에서 갓 딴 포도를 사서 먹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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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지 도로에서 바라본 어섬

간척지 도로는 마산리 끝자락에서 시작된다. 경비행기 탑승체험장으로 유명한 어섬을 왼편에 두고 짧은 비포장 구간을 지나면 쭉 뻗은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나온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갈대들의 호위를 받으며 천천히 달려보는 길이다. 이 갈대밭은 이국의 대평원을 연상시킬 정도로 면적이 넓어 TV 사극이나 영화의 단골 촬영지가 되고 있다.


시화방조제 수문이 열릴 때 이곳까지 물이 들어오는 까닭에 갯벌과 같은 환경이 만들어져 각종 동물들의 서식지로 변신하고 있다. 시화호는 한때 썩은 냄새를 풍겨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탄식을 자아냈다. 그러나 자연은 스스로 정화하고 재생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내며 새로운 생명들을 불러 모았다. 고라니와 멧토끼가 뛰놀고 백로와 청둥오리가 먹이를 찾아 날갯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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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촬영지가 되고 있는 갈대밭

이 도로는 자동차 속력을 최대한 낮추고 천천히 지나가야 한다. 먹이를 찾아 물 위를 떠다니는 새들이 놀랄 수 있기 때문이다. 길 한쪽에 차를 대고 새들의 모습을 망원경으로 지켜보는 탐조가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길을 지날 때는 조심하셔야 해요. 차량 소음에 새들이 놀라거든요. 우리도 여기에 차를 대고 숨어서 새들을 지켜봐요. 가끔 급하게 차를 모는 사람들 때문에 새들이 놀라 멀리 가버리면 다시 다른 자리를 찾아 이동하지요. 저 아래 흰색 차 안에 계신 할머니는 하루 종일 이 길을 왔다갔다하며 새들을 지켜보는데 정말 새를 좋아하시나 봐요.”


사진을 찍기 위해 도로에 나선 한 탐조가가 소곤거리듯 낮은 목소리로 전하는 얘기다.


새들이 무리지어 한가롭게 떠다니는 모습에 보는 사람의 마음도 평화로워진다. 용케 뿌리를 내리고 자라난 버드나무도 삭막한 간척지를 한 폭의 그림처럼 만들어준다.


버드나무 너머로 보이는 산은 형도라는 섬이다. 한때 고기잡이배들이 드나들었지만 지금은 간척지에 편입되어 섬 아닌 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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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쉼터가 되고 있는 시화호

형도를 오른편에 두고 길은 급하게 휘며 시화방조제 조력발전소 송전탑을 따라 이어진다. 멀리 송도신도시의 빌딩숲도 함께 따라온다. 푸르게 일렁이는 바닷물 위로 우뚝 솟은 철탑들이 길게 이어지는데, 독특한 풍광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제 길은 목섬을 지나 대부도로 이어진다. 화성시와 안산시의 경계를 막 넘어가는 순간이다. 거대한 몸집의 풍력발전기를 향해 가는 길에서는 차량의 오디오 볼륨을 조금 높여도 좋다. 차창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여행자의 낭만을 느껴보자. 특별한 볼거리나 이벤트가 없어도 일상을 떠나왔다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이 드라이브 여행의 참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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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조력발전소의 송전탑을 따라가는 도로

풍력발전기 앞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으로 가면 시화방조제, 왼편은 조개구이와 바지락칼국수로 유명한 대부도 바지락칼국수 거리다. 긴 드라이브로 허기진 배를 칼국수 한 그릇으로 든든하게 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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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강시장에 나온 해산물들

내친김에 대부도에서 선재도, 영흥도로 이어지는 길을 달려도 좋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 여유 있는 드라이브를 다시 한번 즐기는 것도 좋다. 돌아가는 길에 사강시장에 들러보자. 사강시장은 시화방조제가 생기기 전까지 큰 규모를 자랑했던 포구 어시장이다. 지금도 바지락, 맛조개, 주꾸미, 낙지 등이 풍성하며, 즉석에서 손질한 해산물을 안쪽 식당에서 맛볼 수도 있다.


별다른 준비 없이도 일상탈출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여행이다.

[자료=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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