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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정글의 강자들㉖-전문직 성공의 핵심 DNA-

로펌에 선장이 출근한다?

  • 보도 : 2020.04.21 08:46
  • 수정 : 2020.04.21 08:46

조세일보

"The Winners are making a way in the snow with their steps, but Losers are just waiting for the moment that snow is melted(승자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들고, 패자는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 – 유대 경전

"Winners prove their words with their acts; losers excuse their behaviors with their words(승자는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입증하고, 패자는 자신의 행동을 말로 변명한다)." – 유대 경전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전문직종의 강자들에게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그 중 몇 가지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ㅡ일감이 떨어지면 새로운 일감을 찾아낸다.
ㅡ일감이 부족하면 재고 일감의 value를 높여서 수익을 늘린다.
ㅡ빼앗긴 일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매달린다.
ㅡ그리고 일감이 풍족한 때라 하더라도 안주하지 않고 더욱 더 새로운 일감의 영역을 찾아 나선다.

일감이 없을 때는 만들고, 부족할 때는 있는 일을 키우고, 풍족할 때는 미지의 영토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자기와 조직원을 먹여(?)살리기 위한 전략이고 노력이다. 물론 자기의 프로법인을 계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다.

복도 모퉁이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20층 중간 방에 낯선 사람이 앉아 있던데, 혹시 누군지 아세요? 변호사는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그래요? 어느 방인데요? 신입 변호사 중 하나겠지요. 뭐"

20층은 해사(海事, maritime) 전문변호사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곳이다.
"누구일까? 혹시 수입(輸入)문제와 관련된 일 때문에 관세사를 더 모셔왔나? 아니면 해사팀 변호사를 증원했나?"
"변호사는 아닐 거예요. 변호사라면 제가 모를 리가 없지요."
"아니야, 복장이나 인상으로 봐서는 자격증을 가진 전문직은 아닌 것 같아요.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하네. 대표실 비서에게 가서 알아볼게요."

동료변호사가 지나가다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말했다.
"아, 20층의 그 사람이요? 전직 선장이래요. 해외에서 오랫동안 큰 배를 몰았다고 해요"
"선장? 선장이 무엇 때문에 우리 사무실에…?"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다. 선장은 해양전문가이다. 해난사고(海難事故)나 해사사건(海事事件) 등에 조예가 깊을 것이고 경험이 많을 것이다. X로펌은 국제적으로 해사업무에서 명성이 높은 로펌이다. 해양·해난업무는 인적이 없는 먼 바다에서 많이 일어난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실 판단이 어렵다. 그래서 변호사들이 자신만의 지식과 부족한 경험만으로는 대응하기가 버겁다. 바다의 현장경험이 풍부한 선장과 같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X로펌의 건설그룹에도 비슷한 사람이 있다. 여러 건설회사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일반인이다. 변호사나 건축사와 같은 자격증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그는 자격증을 가진 건설업 전문 변호사나 건축사보다도 훨씬 바쁘다.

그는 건설업계에 모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넓은 인적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또 국내외 건설업체에서 안 해본 일 없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다 그는 사람을 잘 사귀고 아는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술도 아주 잘 마신다. 두주불사(斗酒不辭)다. 건설협회 등에도 근무했기 때문에 협회의 회원인 거의 모든 건설회사의 임직원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다.

X로펌의 대표는 인재를 찾아내는 데는 탁월한 직관(直觀)과 예리한 눈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이런 인재들을 놓칠 리 없다. 그는 탁월한 마케팅 감각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인재들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를 잘 안다. 이런 인재들이 그의 새로운 마케팅 요원으로 채용된다. 풍부한 경험과 폭넓은 인맥이 프로법인의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소위 업계 마당발(?)인 이들은 비록 자격증은 없으나 로펌에 가져오는 새로운 일감의 양은 웬만한 변호사 못지않은 경우도 있다. 그들은 출근하자마자 사방팔방으로 뛴다. 주로 외부에 암약(暗躍)(?)한다. 내부에 들어와도 그들은 바쁘다. 여러 전문가들을 실무적으로 보좌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고객의 공격포인트나 공격대상 인사에 대한 정보도 훤하다.

로펌과 고객과의 관계 속에 잠재해 있는 보이지 않는 문제들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암암리에 그런 문제의 존재도 감지해 낸다.

예를 들어 고객의 임원이 자기 회사를 담당하는 전문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담당자의 교체를 은근히 바라고 있을 수도 있다. 말하기 곤란한 자문료(fee)같은 민감한 이슈에 대한 정보도 입수해 온다. 이런 정보가 입수되면 대표는 담당 전문가를 신속히 교체하거나 자문료(fee)를 적절히 조정해서 고객의 불만을 우선 잠재울 수 있다.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아내는 것이다.

X로펌에는 이외에도 별난(?)사람들이 상당하다. 보험팀에는 계리사(計理士)도 있다. 이 사람은 보험위험을 판단하는 수리전문가이다. 이 분야는 너무 독특한 분야라서 보험업이 전문인 변호사나 회계사라도 접근이 전혀 불가능한 분야이다. 이 계리사가 보험업 상담에서 가끔 큰 역할을 해낸다.

IT등 컴퓨터 전문가들의 영입은 이미 옛날 얘기가 되어 버렸다. 주로 포렌식(forensic, 범죄과학수사)업무에 투입된다. 고객 기업의 컴퓨터를 점검하고 없어진 자료를 복원한다. 고객의 컴퓨터를 사전 점검하여 위험 자료를 미리 파악하고 향후 조사나 압수 등에 대비한다.

군 출신, 경찰 출신, 심지어 신문기자 출신들도 있다. 군 출신들은 방위산업이나 군 관계 법률문제 등의 일감을 수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경찰출신은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고객을 도와줄 수 있다. 신문기자 출신은 고객에 대한 악성 기사의 게재를 방어하고, 대외 평판(reputation)의 위기관리 등을 맡는다. 언론사 소송건의 수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들은 자기들의 전공분야에서는 자격사들 못지않게 기여도가 높다. 각 분야에서 수십 년간 일을 하면서 체득한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사건을 보는 눈도 예리하다. 변호사들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것들을 그들은 직감하고 알아챈다.

변호사와 이들의 합작품은 질적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수준 높은 서비스에는 더 높은 자문료가 지급된다. 이들이 로펌에 영입되는 이유이다.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 나아가 다른 직역 프로 법인을 이끌고 있는 전문직 강자들에게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감각이 있다.

일감의 냄새가 난다? 어디든 달려 간다.
인재 냄새가 난다? 어디든 뛰어 간다.

그리고 보이는 일감은 반드시 따낸다.
보이는 인재는 반드시 모셔온다.

일감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럼 일감을 만들어 낸다.
이들의 동물적 시각과 후각은 남다르다. 

"일감 그리고 인재가 있는 곳? 지옥이라도 뛰어간다."

다시 유대경전으로 가보자.

"승자는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나, 패자는 이긴 후에도 염려한다."

법무법인 광장
이종열 고문

[약력] 서울대학교(경영학과) 졸, 세종대학교경영대학장·경영대학원장, 안건(현 안진)회계법인대표, 김&장법률사무소(부문)대표, 미국UC HASTINGS 법학대학원 방문교수,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조세분과 회장, 미국 및 호주회계법인 간부 등, 현 법무법인 광장 고문(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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