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장관 대행 "항모 루즈벨트호 확진자 백여명"
"승조원 전원 하선은 안돼...항모 운영 최소 인력은 유지할 것"
미국내 확진자 총 1천343건 중 현역 771명, 사망자는 5명
◆…토마스 모들리 美 해군장관 대행은 1일(현지시간) 국방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핵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 호 승조원 4천8백여명중 3천8백명 정도를 하선시키겠다고 밝혔다.(사진=VOA캡처)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루즈벨트호(號) 승조원 가운데 백여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토마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이 1일(현지시간) "승조원 4천800여명 중 이미 1천여 명은 하선했고, 2천800여명을 며칠 내 하선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2일 모들리 미 해군장관 대행이 이 같이 말했다고 전하면서 "미군은 감염증 확산에 유념하면서 대비태세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국령 괌에 정박 중인 핵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 호에서 지난달 2명의 코로나19 감염이 처음 보고된 이후 확진자가 일주일 만에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브레트 크로지어 함장이 군 지휘부에 보낸 편지에서 격리 공간 부족을 이유로 승조원들을 하선시킬 것을 호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 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됐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은 또한 이 항모의 무기와 값비싼 항공기, 원자력 엔진을 관리하기 위한 필수 인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승조원 전원 하선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항모에는 약 1천여명이 필수 인력인 셈이다.
모들리 대행은 "해군이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파병 중인 94척의 함정 중 확진 사례가 발생한 건 루즈벨트 호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적의 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훈련 주기 조정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코로나19 확산 대처와 관련, 수 차례에 걸쳐 미군 장병들의 건강과 대비태세의 균형을 강조한 바 있다.
미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미군 내 확진 사례는 총 1천343건이며, 이 중 현역은 771명, 사망자는 5명에 이른다.
라이언 맥카시 육군장관 대행은 지난달 26일 전세계 미 육군의 건강보호 태세를 두 번째 높은 C단계로 격상시켰고, 긴급 대응부대의 경우 최고 D단계로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사령부도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한미군 시설 출입자가 준수사항을 따르지 않을 경우 향후 2년 간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했다.
미 공군도 전세계 모든 기지의 건강보호 태세를 C단계로 격상시켰고, 미 본토와 이탈리아 등 동맹국의 긴급구호 수송에 집중하고 있다. 해병대는 신병 50% 이상을 훈련시키는 패리스아일랜드 입소를 잠정 중단했다.
또 미군의 핵전력을 관리하는 찰스 리처드 전략사령관은 언제든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보장하기 위해 부사령관과 핵전력의 명령 계통 이원화 조치를 취했다.
이밖에 주방위군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만7천여명의 육군과 공군 병력을 동원했다.
한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에 “미군 내 진단 장비 부족 현상이 향후 대비태세 유지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군의 경우 활동 반경이 가장 넓고, 한번 기항지를 떠나면 비좁은 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전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선제적으로 위협을 가려내기 위한 진단 장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고 VOA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