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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020년 세법개선' 이슈진단

경제비상시국 대탈출, '법인세 인하'가 도움될까?

  • 보도 : 2020.03.30 08:53
  • 수정 : 2020.03.30 08:53

-'코로나19 경제쇼크' 대탈출 모색-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코로나19 관련 2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 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코로나19발(發) 충격이 한국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실물경제의 3대 축인 생산·소비·투자가 위축되면서,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흔들리고 있다. 아직 신뢰할 만한 종합 통계치는 없으나, '글로벌 경제 대공황'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 등 주요국들은 화끈한 '돈풀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경우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했고, 우리나라도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더불어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50조원, 코로나 도산을 막기 위한 100조원 상당의 대(對)기업 자금지원 카드를 꺼냈다.

재정건전성 문제 등은 잠시 내려놓고, 직접적인 자금 지원으로 일단 경제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지원을 통해 위기상황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시각을 넓혀 중장기적 경제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그동안 유지해 왔던 정책 방향성을 전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대중소를 가리지 않는 법인세율 인하 또는 감면 등 과감한 카드를 사용해 '경제 심리'를 일깨우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코로나19 여파에 韓경제 전반 위축… '암울한 통계'

경기실사

한국경제의 동향을 살펴보는 통계는 1개월 안팎의 시차가 존재, 현재 기준으로는 코로나19 영향이 '일부'만 반영된 상태. 이 정도만 봐도 한국 경제는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수치적으로도 한국경제 상황은 더 암울해 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실제 지난달 소비 관련 속보치는 코로나19의 여파를 즉각적으로 보여준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30.6%, 19.6% 급감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76%나 급감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96.9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1월 설비투자지수는 전달보다 6.6%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월 전(全)산업 투자 기업경기실사지수는 89.5로, 전월(95.9)보다 크게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 BSI(2월, 65)도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지수가 65 이하로 하락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2016년 2월 단 두 차례다.

수출(2월 일평균 수출 전년대비 11.7%↓)까지 어려움에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이 약 –0.6%로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영국 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도 –1.0% 성장률을 전망했다.

코로나19 펜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꺼냈던 처방전은?

미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사실상 무한대로 확대하는 내용의 설명을 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제공)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8년 11월 정부는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을 내놨다. 재정지출을 10조원 확대하고, 공공기관 지출을 1조원 늘리며, 조세지출 규모를 3조원 수준으로 가져가는 등 14조원에 이르는 재정·세제지원이 주요 골자였다.

이 대책에 앞서 법인세(소득세 포함)를 낮추는 정부의 세법개정안도 국회에 제출됐었다.

2단계 과세표준 구간의 세율(1억원 이하 13%·1억원 초과 25%)을 2010년까지 각각 3%(2억원 이하 10%), 5%(2억원 초과 20%)포인트 인하하는 내용이었다. 최고의 투자환경을 만들기 위한 가장 좋은 도구를 '감세(減稅)'로 본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 보수정권의 가치였던 감세정책을 버리고, 대법인들을 대상으로 한 법인세 최고세율(과표 2000억원 초과 22%→25%)을 올리는 법개정이 추진됐다.

세율 인상이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조세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이른바 '정상화'라는 프레임이 씌워진 정부의 법인세율 인상은 현실화됐다.  

2020년 3월 현재 당장은 직접적인 지원이 우선화되는 분위기가 형성, 법인세율 인하 또는 일시감면(특별재난지역 소재 중소기업 대상 부분 감면), 납부유예 등 세부담 측면에서 기업들을 지원하는 움직임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경제계(경총, 전경련)가 국회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법인세율 인하 및 감면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 건의안을 제출했지만, 본격적인 여론 형성이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항구적인 경제발전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제의 근간이나 다름없는 기업들에게 더 힘을 실어주는 공격적인 조세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계, 법인세 인하 또는 감면 카드 제시... 이유는?

법인세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경제·노동 8대 분야 40개 입법 개선 과제를 담은 건의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코로나19 펜더믹이라는 예기치 못한 공중보건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초대형 복합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 실물경제도 비상 국면에 놓여 있다'는 게 이유다.

건의서 가장 윗자리는 법인세율 인하(최고세율 25→22%)가 차지했다.

경총은 건의서를 통해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0ECD 회원국 중 8번째로 높은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3년(2016~2018) 동안 우리나라 법인세수 연평균 증가율은 16.3%로 OECD 회원국 중 2위이며 총 조세수입 대비 법인세수 비중 3위, 명목 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 6위로 최상위권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 수준인 22%로 낮춰 기업투자 촉진 및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각종 공제감면 혜택의 실효성을 반감시키는 법인세 최저한세제를 폐지하고 기업들의 활용도가 높은 각종 투자 관련 세액공제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방세를 포함한 27.5%인 한국의 최고 법인세율을 OECD 평균(23.5%)까지 4%포인트 낮추면 외국인 직접투자(FDI) 순유입이 414억 달러(약 49조1000억원)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지난 25일 대중소를 불문하고 코로나19 피해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해 2020년 신고·납입분 법인세(또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을 일괄적으로 6개월 유예하거나 최대 10%의 공제율이 적용되는 '임시투자세액공제' 일시 부활을 제안했다.  

찬반 양론 팽팽... 정부와 국회의 선택은?

대다수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올 한해 우리 기업들은 최악의 경영환경을 헤쳐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내년 이후 또한 상황이 대반전을 이룬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다.

기업이 흔들리면 일자리 등 사회 전반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친다. 법인세 인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4월 총선 직후 정부와 국회가 법인세 한시적 감면, 일부 중소기업에만 적용되는 납부유예 확대적용 등 정책의 추진 여부를 결정해 기업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A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실물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지원도 좋지만 기업들에 대한 세금혜택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특히 법인세율 인하는 기업들의 심리적 측면까지 제고할 수 있는 적절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유가하락 등으로 인해 현재 항공사는 물론 정유사 등도 올해 대규모 적자를 우려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시기에 정부가 법인세율 인하 또는 실질적인 법인세 인하 효과를 내는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 등 과감한 정책시그널을 던져 주면 기업 등 시장에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C경제학자는 "기본적으로 법인세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번져가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고용과 투자 등 선순환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D경제학자는 ""OECD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높은 측면에 속할 뿐만 아니라 기업현장에서도 법인세율 인하를 계속 건의하고 있다"며 "경제가 안좋으면 대부분 나라들은 감세책을 쓴다"며 "이번 기회에 세율 인하 조치를 시행해 기업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장 어렵다는 이유로 법인세 부분을 건드리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많은 액수의 법인세를 납부하는 이른바 초대기업에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계는 경총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건의에 즉각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재난을 기회로 자본의 탐욕을 채우려는 반사회적 작태라는 원색적 비난까지 섞어가며 오히려 법인세율을 상향 조정해 재벌 대기업이 납부한 법인세 재원을 가지고 정부가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기업 관계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내릴 경우, 많은 순수익을 낸 상위권 대기업들만 혜택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상태로 가다가는 올해 결손을 기록하는 기업들이 많을텐데, 당장의 효과만 생각한다면 법인세율 인하는 무의미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F경제학자는 "경제환경이 열악한 시기에 (기업의)세부담을 낮추는 것은 공감한다. 하지만 막대한 국가재정지출이 필요한 시점에서 법인세를 낮추면 소득세 등 다른 세목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세율인하 보다는 비과세 감면 등 선제적 활용이 가능한 방법부터 고민해야 한다. 세율인하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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