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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이 부추긴 세계증시 대폭락…국제연대로 금융위기 막아야

  • 보도 : 2020.03.15 12:13
  • 수정 : 2020.03.15 12:13

주말임에도 한산한 로마 시내 포폴로 광장 전경. 2020.3.7 [AP=연합뉴스]

◆…주말임에도 한산한 로마 시내 포폴로 광장 전경. 2020.3.7 [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한 가운데 국제 증시가 기록적인 폭락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가 좀 더 이어지면 '코로나발 금융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진다.

13일 코스피는 사흘째 계속된 폭락으로 1,780선마저 속절없이 무너지며 1,771.4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39.49포인트(7.01%) 내린 524.00으로 마감했다. 장중 낙폭이 커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와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증시 폭락으로 원/달러 환율도 12.8원 급등해 1,219원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코스피가 1,100선까지 떨어지는 등 '투자 빙하기'가 올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긴급 개최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비교가 안되는 '비상 경제시국'임을 강조하며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고, 이어 금융당국이 오는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키로 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선 것은 엄중한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다.

앞서 미국과 유럽 증시도 12일(현지 시간) 10% 안팎 급락했다. 사흘 전 '검은 월요일'의 충격으로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다시 대폭락 장세가 덮친 것이다.

뉴욕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52.60포인트(9.99%) 하락한 21,200.6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2,013.76포인트 내린 데 이어 또다시 2,000포인트 넘게 떨어져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끝 모를 추락이 이어지면서 2만선 붕괴도 시간 문제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0% 가까이 동반 하락했다. 런던 증시 FTSE 100 지수도 5.237.48로 10.87% 급락했는데 이 역시 1987년 이후 최악의 낙폭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도 12.24% 떨어졌고, 프랑스 파리 CAC40 지수도 12.28%나 주저앉았다.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대혼란은 기본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다. 금융시장은 경제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상황을 토대로 미래에 대한 예측과 판단을 종합적이고 선행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에 온통 먹구름이 뒤덮였는데도 일부 지도자들이 효율적 대책으로 시장의 불안을 수습하기는커녕 차단·단절로 갈등과 불확실성을 키우며 불 난 데 기름을 끼얹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은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을 30일 동안 금지한다고 발표한 것은 글로벌 증시에 직격탄을 날린 꼴이 됐다. 최대 교역국이자 미국·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유럽을 상대로 한 사실상의 봉쇄 조처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연설 후 트윗 등을 통해 무역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뒤늦게 수정했지만, 금융시장을 뒤흔든 충격파는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놓은 시장 부양책도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막지 못했고 결국 투매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 말처럼 코로나19는 지구촌 안보와 글로벌 경제에 전례 없는 위협이 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진다.

국제사회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동 방역뿐 아니라 증시 폭락 등으로 가시화한 금융위기를 대비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공조해야 한다. 국경을 넘어 무차별 확산하는 전염병 사태는 개별 국가의 노력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 자국 이기주의나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경솔한 행보는 자칫 치명적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부질없는 국경 봉쇄로 장벽을 높이는 대신 사람의 이동과 물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섣부른 여행 금지 등은 특히 신중해야 한다. 실효성 논란과 별개로 국제 원조와 방역에 필수적인 물자와 자금 조달에도 지장을 줄 수 있어서다. 각국 지도자들의 긴밀한 협조와 국제기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WHO는 통렬한 자성과 분발을 통해 위기 극복의 구심점이 돼 주기를 당부한다.
<연합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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